아트

덕질하게 만드는 남자 배우 3인

2019.12.07

by 우주연

    덕질하게 만드는 남자 배우 3인

    잘생긴 외모와 연기력, 덕후를 설레게 하는 포인트까지 지닌 남자 배우 3인.

    <녹두전>, 장동윤

    뽀얀 이미지에 웃는 얼굴이 예쁜, ‘두부남’에 약한 사람들이라면 얼마 전 종영한 <녹두전>을 열심히 보았으리라 생각한다. 바로 주연인 녹두, 장동윤 때문에. 2016년 웹드라마 <게임회사 여직원들>에서 곰개발 역할로 데뷔, <미스터 션샤인>, <땐뽀걸즈>를 통해 존재감을 알린 뒤 <녹두전>의 전녹두와 김과부를 통해 많은 이들의 ‘최애’가 되었다.

    기존에도 여러 여장 남자 캐릭터, 예쁜 남자들을 연기한 배우들이 있었지만 장동윤의 김과부가 특히 더 사랑을 받은 건 장동윤의 ‘캐릭터 해석’에 있을 것이다. 그는 손가락을 세워 그릇을 잡거나, 필요 이상으로 사뿐사뿐 걷는 등 기존 ‘여장 남자’ 캐릭터에게 요구되어온 정형화된 연기 방향을 거부했다. 실제 여성인 나조차 저렇게 행동하지 않는데 종종 여장 남자 캐릭터가 보여주는 과도하고 만들어진 여성성에 묘한 이질감을 느꼈던 반면, 자연스러운 김과부의 모습은 매력적이었다.

    <녹두전> 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장동윤은 후속작을 준비하고 있다. 최전방 비무장지대를 배경으로 한 OCN의 드라마틱 시네마 <써치(가제)> 출연을 고려 중이라고. 이전 작품과 온도가 확연히 다른 새로운 극에서는 그가 어떤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순두부를 팔지 않는 워싱턴의 마트에서 두유를 이용해 순두부를 만드는 준비성과 순발력, 귀여움을 모두 볼 수 있는 영상.

    고요한 첫인상과 달리 ‘깨방정스러운’ 성격도 장동윤의 매력 포인트. <녹두전> 메이킹 영상에 포착된 그의 오두방정을 함께 감상해보도록 하자.

    <어쩌다 발견한 하루>, SF9 로운

    주연작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이름처럼, SF9의 로운은 ‘어쩌다 발견한’ 신인 연기자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로운은 하루아침에 드라마 주연을 꿰찬 케이스는 아니다. KBS <학교 2017>, tvN <멈추고 싶은 순간: 어바웃 타임>, SBS <여우각시별> 등 여러 작품에서 조연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어쩌다 발견한 하루>의 주인공 하루가 되었다.

    <어쩌다 발견한 하루>에서 가장 설레는 장면을 꼽자면 일명 ‘가방 신’일 것이다. 단오를 발견한 하루가 단오의 가방을 잡아당겨 자신을 보게 한 뒤 인사를 건네는 장면이다. 만약 하루가 아닌 다른 이가 내 가방을 저렇게 잡아당겼다면 ‘심쿵’이 아니라 싸움이 되었겠지만 세상 순한 강아지처럼 눈을 초롱초롱 빛내면서 ‘안녕’이라는 두 음절을 건네는데 어찌 설레지 않을 수 있을까.

    큰 키에 시원한 마스크로 성격 역시 쿨해 보이는 로운이지만 매우 애교가 많고 다정한 성격이라고 한다. 팬들 사이에서는 ‘아이돌계의 투 머치 토커’라고 불리는데 이는 팬 사인회에서 팬보다 자신이 이야기를 더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만약 로운의 팬 사인회를 갈 기회가 생긴다면 ‘아, 정말요?’ 같은 영혼 없는 피드백은 들을 일이 없을 것이다. (오히려 그 말은 내 몫이 될지도 모른다) 그가 투 머치 토커가 된 것도 상냥함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 어렵게 사인회에 왔지만 너무 떨려서 제대로 말하지 못해 아쉬웠다는 팬들의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이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되었다고 한다.

    연기자로서도, 아이돌 SF9으로서도 열심히 하는 성실 청년 로운의 지식은 없으나 열정과 얼굴로 커버하는 메이크업 시연(?) 영상을 끝으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좋아하면 울리는>, 송강

    에디터와 동년배라면 만화 <언플러그드 보이> 주인공 현겸이를 향해 애틋한 마음을 한 번쯤은 가져보았을 것이다. 나의 소녀기를 좀더 풍성하게 만들어준 천계영 작가의 웹툰 <좋아하면 울리는>은 연애 감정이 다소 간지럽게 느껴지는 나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반가운 작품이었다. ‘좋알람’이라는 독특한 설정과 자신의 어려운 상황에도 절대 굴하지 않는 주인공 조조, 조조를 향한 결이 다른 애정을 가진 두 사람 선오와 혜영은 다음 화를 기대하고 기다리게 만들었다. 이 작품이 넷플릭스에서 드라마화된다는 소식에 관심을 가진 것은 당연지사. 그리고 만나게 된 선오, 송강 배우를 보았을 때 오랜만에 ‘만찢남’이라는 수식어에 아주 적합한 사람을 봤구나 싶었다.

    지난 2017년에 데뷔한 송강은 신인이자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100만이 넘는 대세 배우다. 그의 이름을 포털에 검색하면 대세 배우나 아이돌이라면 갖고 있는 일명 ‘남친짤’을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가 이를 대세 궤도에 올린 데에는 앞서 언급한 <좋아하면 울리는>의 영향이 컸다. 처음 공개 이후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80만까지 뛰었다니 본인에게는 기쁘면서도 상당히 부담이 되었을 것이다. 또 조조에 대한 애정을 돌직구로 표현하는 선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부끄럽기도 했다지만 그의 여러 고민과 노력, 반박 불가한 비주얼은 많은 이들에게 통한 것 같다.

    송강에 입덕 또는 입덕 준비 중인 이들이 유튜브 탐험을 시작하면 꼭 보게 될 미추리 영상. 촬영 현장에 매니저도, 스타일리스트도 없어서 좋아하는 짱구 인형을 들고 왔다는 말에 우리 집 책상이 부서졌다. 잘생긴 얼굴과 중저음의 매력적인 목소리, 게다가 반전 귀여움까지. 오감 만족의 덕질 되시겠다.

      프리랜스 에디터
      강혜은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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