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장 핫한 디자이너 레이블, 피터 도
베트남 출신 디자이너 피터 도의 컬트적이고 깨끗한 테일러링은 2017년부터 이미 젠다야와 솔란지, 비욘세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8년 전, 피터 도는 온라인에서 만난 패션 업계 친구 네 명과 함께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론칭했습니다. 그래서 패션 레이블 ‘피터 도’는 그룹으로 운영되며 설립자 다섯 명의 능력이 동시에 발휘되고 있죠. 이들의 목표는 럭셔리 패션 특유의 진지하고 강한 이미지를 내부에서부터 해체하는 것입니다. 합리적인 업무 시간을 지키고, 젠체하지 않는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면서요.
요즘은 수익 내는 방식에 대해 생각을 전환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피터 도의 인스타그램 계정 @the.peterdo 는 브랜드가 내는 전체 수익의 10%를 차지하면서 가장 강력한 수익원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이 계정은 쉽게 볼 수 없는 패션 하우스의 뒷모습을 피터 도의 멤버들이 각자 자유롭게 공개하고 있는데요. 피터 도의 세일즈 디렉터인 빈센트 호는 “커튼을 들어 올린다”라고 표현합니다.
최근에 포스팅한 2020 S/S 시즌의 ‘더 (컨버터블) 레더 블레이저’의 스냅 사진은 자연광이 비치는 하얀 벽에 나무 옷걸이로 재킷을 걸어둔 이미지였습니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좋아요’를 눌렀죠. 동일한 방식의 2020 S/S 시즌 가죽 팬츠와 비치는 화이트 셔츠 사진 포스팅에도 유사한 내용의 댓글이 이어졌는데요. 그 사진은 즉석에서 아이폰으로 찍어 올린 사진처럼 보입니다. “우리 레이블은 인터넷을 통해 성장했으니까요.” 디자이너 도는 사무실인 선셋 파크 스튜디오에서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고집하는 디자인 방식은 사실상 “매우 전통적”이랍니다.
이 사업의 시작은 온라인 세계의 솔직함에 기반하지만 최종 목표는 전통적인 패션 산업의 그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이 뉴욕 기반의 아틀리에에서 만드는 컬렉션 피스의 완성도와 피터 도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열망이죠. ”우리의 오랜 목표는 뉴욕의 럭셔리 패션 하우스가 되는 것입니다.” 도가 말했습니다. “미드타운의 가먼트 디스트릭트는 죽어가고 있어요. 사람들은 해외에 생산을 맡기고 좀더 싼 걸 원하죠. 우리는 그런 식으로 일하지 않습니다. 우리 옷을 만드는 재단사, 재봉사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은 내게 정말 중요하거든요.”
PR부터 생산, 제품 개발과 디자인까지 모든 것을 내부에서 관리하면서 이 브랜드의 아틀리에는 두 배로 불어났습니다. 도는 매주 목요일마다 직원 14명을 위해 직접 요리를 합니다. 아제딘 알라이아가 생전에 자신의 스튜디오 부엌에서 지인들을 불러서 즐기던 저녁 파티를 떠오르게 하는 ‘의식’이죠. “우리는 <마스터셰프> 프로그램에서 아이디어를 얻어서 이 목요일의 의식을 ‘미스터리 박스 챌린지’라고 부르기 시작했죠. 매주 수요일에 각 팀에서 요리 재료를 한 가지씩 가져오면 나는 다음 날 그 재료를 사용해 점심 메뉴를 만드는 거예요.” 도는 수줍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꽤 귀엽지 않아요?”
이들은 균형 잡힌 삶을 위해서 일터에서도 가족처럼 푸근한 분위기를 추구합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피터 도의 설립자들이 1년에 네 번이 아닌 두 번의 컬렉션만 선보이는 것에도 영향을 미쳤죠. 이들은 패션계의 정신없는 사이클에서 벗어나기로 애초부터 결심했습니다. “2년 동안 셀린에서 일하고 그곳을 떠난 후 공허감에 시달렸어요.” 도는 말했습니다. “빈센트와 나는 야근을 마치 화려한 것인 양 말하고, 사람들이 끔찍한 취급을 당하는 패션 산업을 돌아봤습니다. 뉴욕은 애슬레저에 미쳐 있었죠. 우리가 공감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았고 이제 우리의 목소리를 낼 때라고 느꼈습니다.” 셀린 미국 지사에서 일한 빈센트 호는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셀린을 정말 좋아했어요. 하지만 패션계와 럭셔리 마켓에는 우리의 관점에서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도 많았습니다.”
피비 파일로와의 연결 고리 덕에 종종 ‘미니멀리즘’이라는 꼬리표가 붙지만 도는 즉시 이를 부인합니다. “내가 미니멀리즘이라는 표현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우리가 컬렉션을 디자인하는 방식에서 어떠한 것도 미니멀하지 않기 때문이죠. 우리는 크게 가고, 드러내고, 온갖 걸 시도합니다. 그다음 우리가 말하고 싶은 것의 정수를 향해 가면서 조금씩 덜어내기 시작하죠. 덜어내기 전에는 한 100벌쯤 된답니다.” 그는 미니멀리즘이라는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설명합니다. “우리는 거의 하루 종일 일하는 여자들을 위한 일상복을 만듭니다. 피터 도를 입은 여자들이 시간을 보낼 만한 사무실에 대해 농담하는 걸 좋아해요. 그들은 유연한 사람들이거든요.” 피터 도가 재해석한 탱크 톱과 테일러드 의상은 도발적인 디테일만큼이나 현실적인 룩을 좋아하는, 부상하는 소비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피터 도를 입는 여자들이 돌아다니는 걸 좋아하고 여유 있고 에지 있을 순 있지만, 미니멀할지는 잘 모르겠네요.” 호는 말합니다. “그건 완전히 다른 거니까요.”
이 레이블은 성공을 목전에 뒀다고 할 만한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2020년 여름 시즌에는 슈즈 라인을, 2020년 F/W 시즌에는 니트웨어, 2021년 S/S에는 가방 라인을 추가할 예정이죠. 하지만 여전히 그 중심에는 팬츠 수트에 기반한 테일러링이 있습니다. 패션쇼 프런트 로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들 사이에서는 비공식적인 유니폼이죠. 피터 도를 이끄는 이들의 최근 고민은 언제 은퇴하고 언제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개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셀린에서는 제품이 완판됐을 때 바이어들이 추가 주문을 하고 제품이 매장에 도착할 때쯤이면 누구도 더 이상 그 제품을 갖고 싶어 하지 않았어요. 왜냐면 이미 모두가 가지고 있었으니까요.” 호가 설명합니다. “균형을 맞추는 건 매우 미묘한 일입니다. 아직 성장 중인 브랜드로서 계속 밀어붙이는 동시에 멈추지 않는 게 우리에게 가장 중요합니다.”
- 시니어 디지털 에디터
- 송보라
- 포토그래퍼
- Courtesy of Peter Do, Montis Songsombat, GettyImagesKorea
- 글
- Julia Hob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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