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편지만 받습니다
그룹 뉴이스트와 세븐틴이 2020년부터 손 편지를 제외한 팬들의 서포트를 받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소속사 플레디스가 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팬 여러분들께서 사랑을 담아 보내주시는 서포트 관련해 당사 소속 아티스트인 그룹 뉴이스트, 그룹 세븐틴 멤버들과 신중한 논의 끝에 2020년부터 손 편지를 제외한 모든 서포트는 받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힌 건데요.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는 고가의 선물이 팬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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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포트, 그러니까 일명 ‘조공’ 문화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팬 문화로 자리 잡았는데요.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게 용돈과 월급을 쪼개 맛있는 음식과 좋은 물건을 사주고 싶었던 순수한 마음이 그 시작입니다. 그러나 어느새 누가 더 호사스러운 물건을 받았는지 자랑하는 기회인 듯 변질된 것도 사실이죠. 명품 수트, 외제차, 각종 가전제품, 한정판 아이템 등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십만 원에서 수천만 원을 넘기도 합니다. 셀럽의 주요 팬층이 10대에서 20대임을 고려할 때 충격적인 금액이 아닐 수 없죠. 일부에선 일반 시민은 절대 만질 수 없는 돈을 벌어들이는 이들에게 부족한 돈을 쪼개 명품을 사다 바치는 문화가 기이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몇몇 셀럽들은 조공 및 서포트를 거절하고 진정한 마음이 담긴 ‘손 편지’만 받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이쯤에서 ‘개념돌’이라 불리는 주인공들을 소개합니다.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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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은 2018년 4월부터 손 편지를 제외한 모든 선물을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아미 여러분들이 주신 선물이 너무 감사하고 주는 기쁨이 무엇인지 알기에 많이 고민했지만, 이제는 저희가 아미 여러분들께 선물을 드리고 싶다”며 “대신 앞으로 더 많이 많이 사랑해달라”는 이야기를 팬 카페를 통해 전했다고 합니다. 사실 방탄소년단에게 진정한 의미의 선물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겠죠. 지금처럼 끝없는 지지를 보내고, 서로에게 끝없는 의지가 되는 사이로 남아주는 것이 최고의 선물 아닐까요? 역시나 방탄소년단다운 행보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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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방송을 통해 “사고 싶은 것을 직접 살 기쁨을 허락해달라”며 서포트를 거절했던 아이유. 거기에 팬들을 만나는 자리에선 통 큰 ‘역조공’을 하기도 합니다. 공개방송을 보러 온 팬들을 위해 즉석에서 햄버거 500개를 쏘는가 하면, 데뷔 10주년 기념 팬 미팅에서는 별명인 ‘이지금’의 음파 모양을 새긴 반지를 선물해 팬들을 울렸죠. 또 팬클럽 ‘유애나’와 공동으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1억원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가수를 지지하는 마음을 꼭 명품으로 표현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수와 함께하는 기부 활동이라니! ‘탈덕’ 후 돌이켜봐도 ‘현타’ 오지 않을 뿌듯한 기억임에 틀림없으니까요.
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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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슈퍼엠(SuperM)으로 발매한 첫 미니 앨범 <SuperM>으로 빌보드 ‘월드 앨범’ 차트 9주 연속 1위를 기록하는 등 미국에서 뜨거운 활동을 펼친 태민 역시 본인의 생일에 샤이니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글을 남겼습니다. “여러분을 챙겨드리지도 못하는데 언제나 항상 받기만 하는 것 같다. 이제는 저보다 조금 더 필요한 곳에, 여러분이 저를 대신해 그 정성과 사랑을 나누어주신다면 더 값진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죠. 좋은 물건과 맛있는 음식도 위로가 될 수 있지만, 좋은 곳에 쓴 돈처럼 따뜻하고 뿌듯한 서포트는 없을 것 같죠?
엑소 시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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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복무로 잠시 우리 곁을 떠난 엑소의 시우민 역시 서포트를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시우민은 EXO-L 공식 홈페이지에 “여러분의 마음만 받고 싶다”는 글을 올렸는데요. “여러분들이 저를 위해 보내주는 선물, 정말 감사히 잘 쓰고 있고 덕분에 부족하지 않게 생활하고 있다. 마음 같아서는 여러분들의 성의라 생각해 모든 것을 다 받고 싶은데 아이고 이를 어쩌나. 집에 발 디딜 틈이 없네. 사실 사랑과 관심보다 더 좋은 선물은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물질적인 것보다 내게는 그런 마음이 더 절실하고 지속적으로 받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시우민 특유의 귀여운 모습으로 서포트 문화를 거절했습니다.
갓세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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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세븐도 빠질 수 없죠. “저희 음악 방송 활동뿐만 아니라 생일, 기념일마다 챙겨주시는 것들 저희는 받기만 했던 것 같아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앞으로는 아가새 분들이 저희를 생각해주시는 그 넓고 따뜻한 마음이 저희보다 더 필요한 곳으로 전달되면 좋을 것 같아요!”라며 조공을 거절했습니다. 갓세븐의 영재는 밤낮으로 전화하고 메시지를 보내는 사생팬들을 참다못해 자신의 SNS 계정에 글까지 올렸는데요. 팬의 사랑으로 커가는 뮤지션이지만, 잘못된 방법으로 보내는 관심은 자신의 아이돌을 더욱 힘들게 한다는 걸 잊지 않길 바랍니다.
조공을 거절한 연예인의 뜻을 따라 생일, 데뷔일, 기념일이면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으로 도움이 필요한 곳에 기부하는 마음 따듯한 일, 해가 바뀔 때마다 넘쳐나는 중입니다. 기왕 모은 돈이라면 좋은 곳에 쓰는 일이 더 뿌듯하니 이보다 더 좋은 ‘서포트’는 없겠죠. 2020년에는 이처럼 가슴 따듯한 소식이 더 많이 들리길 바라봅니다.
- 에디터
- 윤보배(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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