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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이 전세기를 타는 이유

2019.12.16

by 오기쁨

    방탄소년단이 전세기를 타는 이유

    아이돌 팬덤 사이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사생은 팬이 아니다.”

    ‘사생’. 어감부터 썩 좋지 않은 이 말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의 사생활을 침범하는 이들을 일컫는 단어입니다. 공식적인 스케줄이 아닌, 스타의 숙소를 찾아가거나 개인 스케줄을 쫓아다니는 등의 행동을 말하죠. 스타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는 이유로 스타를 배려하지 않는 겁니다.

    그동안 수많은 스타들, 특히 아이돌이 사생에 대한 불편함과 두려움을 호소해왔습니다. 1세대 아이돌 그룹의 경우 숙소에 팬들이 몰래 침범해 숨어서 먹고 자고 생활하는가 하면, 몰래 속옷을 훔쳐갔다는 등의 일화는 유명합니다. 또 택시를 타고 아이돌이 가는 곳마다 쫓아다니는 이들도 있었죠.

    그때부터 시작된 이런 행동은 SNS의 발전과 함께 진화했습니다. 지금은 SNS에서 스타의 정보를 돈을 받고 파는 이들도 있습니다. 주민등록번호, 집 주소, 전화번호, 해외 스케줄을 위해 타고 가는 비행기 정보 등을 빼내 파는 겁니다. 정보를 수집한 사생은 스타의 휴대폰으로 따로 연락하고, 비행기 옆자리를 예약해 같이 타고 이동하는 등 그들 가까이에서 움직입니다.

    걸 그룹, 보이 그룹 할 것 없이 사생의 비율은 인기에 비례하죠. 그동안 많은 아이돌이 “집 앞에 찾아오지 말아달라”, “휴대폰으로 연락하지 말아달라”, “비행기에 따라 타지 말아달라” 호소했지만, 아무래도 쇠귀에 경 읽기였나 봅니다.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이 해외 스케줄에 전세기를 탄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요, 다름 아닌 사생 때문이었습니다.

    방탄소년단 뷔는 최근 네이버 ‘V라이브’ 개인 방송을 하던 중 팀을 대표해 총대를 멨습니다.

    “저희가 전세기 비행을 하고 있는데요, 사실 저희도 일반 비행기를 타고 싶지만, 우리가 타는 걸 알고 앞자리나 옆자리에 앉는 분들이 계세요. 아무래도 그런 사적인 공간에서 마음 놓고 편히 쉬질 못해 많이 불편했어요. 안 그러셨으면 좋겠어요. 솔직하게 말하자면 무서워요. 정말 무서워요.”

    이에 앞서 정국 역시 얼마 전 개인 방송을 하던 중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오자 “차단하겠다”고 밝혔죠.

    방탄소년단의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측은 지난 2017년에도 이와 관련해 멤버들의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 적 있습니다. 항공기 내에서 멤버들의 옆자리에 앉으려고 시도하거나, 가까이에서 몰래 사진을 찍는 팬들을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하지만 인기가 높아질수록 그런 행태는 더 심해졌습니다.

    아이돌의 소속사는 사생을 막기 위해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관리하고, 신고도 하지만 사실상 이들을 막기란 어려워 보입니다. 나의 욕구만 채우겠다는 도를 넘은 애정. 과연 이런 것도 ‘애정’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포토그래퍼
      Courtesy Photos, Big Hit Entertai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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