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style

디지털 명상 시대

2023.02.20

by VOGUE

    디지털 명상 시대

    명상 하면 흔히 속세와 연을 끊고 해탈에 이르는 경지를 떠올리곤 합니다. 요즘 명상 트렌드는 현실에 바탕을 둡니다. 현재의 행복, 집중력 강화, 스트레스 해소 등을 명상으로 얻고자 하죠. 즉 지금을 더 잘 살고자 하는 현대인의 최선책으로 명상이 각광받고 있습니다.

    구글 명상법이란?

    실리콘밸리, 포드, 나이키, 구글 같은 글로벌 기업에 명상 열풍이 분 지는 오래입니다. 아직도 그 바람이 거세죠. 계기가 된 것은 2007년 차드 멩 탄이 만든 구글 사내 명상 교육 ‘당신의 내면을 검색하라(Search Inside Yourself)’ 프로그램입니다. 차드 멩 탄은 구글 엔지니어 출신으로, 지금은 구글에서 은퇴해 명상 전도사가 되었습니다. 구글 명상법은 간단합니다. ‘하루에 한 번 호흡하라’입니다. 한 번 호흡할 줄 알면, 두 번, 세 번도 가능하니까요.

    명상보다는 마인드풀니스

    2014년 2월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에 ‘마인드풀 레볼루션(The Mindful Revolution)’이라는 기사가 나올 만큼 영미권에서 명상의 인기는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마인드풀(Mindful)과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는 미국 명상계에서 만든 신조어입니다. 마인드풀니스는 마음챙김, 알아차림 등으로 번역되며, 마인드풀은 마음챙김이 된 상태를 의미하는 형용사죠. 명상은 영어로 보통 메디테이션(Meditation)으로 부르는데요, 이는 종교에서 수행하는 명상 등 다양한 명상을 포함하는 단어지요. 마인드풀니스는 종교적인 명상과 구별하기 위해 만든 것이지요.

    출발점은 의료 명상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학부 명예교수 존 카밧진 박사가 1979년 의료 명상으로 ‘MBSR’을 창안했습니다.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만든 의료 명상이지요. MBSR은 ‘Mindfulness-Based Stress Reduction(마음챙김에 근거한 스트레스 완화)’의 약자입니다. 그동안 명상이 좋은 것은 알았지만 정확한 수치는 없었죠. MBSR은 때마침 발달한 뇌과학에 기초해, 명상의 효과를 과학적으로 증명해냈어요. 명상을 하며 8주간 훈련하면 뇌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촬영했습니다. 이때 이후로 명상이 현대인에게 급부상합니다.

    한국 MBSR연구소

    한국에도 MBSR연구소가 있습니다. 미국 MBSR 본부에서 국내 최초로 지도자 인증을 받은 안희영 소장이 운영합니다. 보통 8주 프로그램으로 운영됩니다. 예를 들면 이렇습니다. ‘건포도 마음챙김’이죠. 건포도를 생전 처음 보는 물건인 듯 바라보는 것입니다. 어떤 모양인지, 색깔인지 추측해보고, 코로 냄새도 맡아보고, 귀로 가져가 소리도 들어봅니다. 물론 건포도 대신 어떤 물건이든 가능하지요. 상시 운영하는 것은 아닙니다.

    명상과학연구소

    지난해 3월 21일에는 카이스트에 명상과학연구소가 개설되었습니다. 신성철 총장은 “미국 하버드대, 스탠퍼드대, 영국의 옥스퍼드대, 독일의 막스플랑크 연구소 등에서 명상의 과학적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명상 연구소를 개설했지요.

    명상 앱 열풍

    우리가 명상에 쉽게 접근하는 방법은 앱이 아닐까요? 미국에는 1,300여 개의 앱이 나와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유료 앱 ‘헤드스페이스(Headspace)’는 기업 가치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요.

    마보

    한국에는 마보라는 앱이 많이 알려져 있어요. 마보는 한마디로 명상을 위한 앱입니다. 명상 입문자를 위한 ‘7일 기초 훈련’부터 시작해보세요. ‘첫날 명상’은 이런 설명부터 시작합니다. “명상은 신비주의적인 것이 아닙니다. 호흡의 감각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에서부터 시작해보세요.” 카테고리별로 선택도 가능합니다. 불안할 때, 우울할 때, 자기 전에, 면접이나 발표를 앞두고 등 상황별로 명상이 달라집니다.

    코끼리

    코끼리는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 저자이자, 수제 맥주 회사 ‘더부스(The Booth)’의 공동 창업자인 다니엘 튜더가 만든 명상 앱입니다. 스트레스, 불안감, 불면, 우울, 자존감 등 현대인이 마주할 수 있는 마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혜민 스님을 비롯한 전문가 선생님들의 힐링 명상 음원과 심리 수업을 제공합니다. 혜민 스님의 숲으로 떠나는 명상. 이해인 수녀의 시 명상 등이 있지요.

    명상 음악

    메디테이션 뮤직(Meditation Music)은 명상용 음악을 제공하는 앱입니다. 상황별로 음악을 제공합니다. 타이머 기능이 있어 잠들기 전에 틀어놔도 좋을 것 같아요.

    명상 게임

    명상으로 이끌어준다는 게임도 있습니다. 구글플레이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는 ‘마이 오아시스’는 오아시스를 배경으로 동물을 키우는 단순한 게임입니다. 화면에는 “힘내요”, “너무 치열하게 살지 마요” 등 위로의 말이 나옵니다. ‘마이 오아시스’ 개발사인 버프스튜디오의 김도형 대표는 “게임을 통해서라도 ‘헬조선’을 살아가는 젊은 세대에게 위안을 주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차훈명상

    요즘엔 차훈명상을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차훈명상은 차와 함께하는 명상입니다. 도자기로 만든 그릇에 찻잎과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찻잎이 퍼지는 것을 관찰하다 열기가 올라오면 타월을 어깨에 두르고 두 손바닥으로 그릇을 감싸 쥡니다. 차향을 코로 깊게 들이마시고, 뜨거운 기운이 온몸으로 전해지는 과정을 관찰하는 것이죠.

      에디터
      김나랑
      포토그래퍼
      Unsplash,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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