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을 생각하며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
“책에 나오는 사진들은 유기 동물 보호소에서 생명을 다한 동물의 최후의 초상이다. 나는 그들의 눈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이 사진을 통해 말하지 못하는 동물의 소리 없는 목소리가 독자들의 가슴에도 닿기를 바란다.” 고다마 사에의 <유기동물에 관한 슬픈 보고서> 中
죽은 채 쓰레기통에 버려진 개를 접한 포토저널리스트 고다마 사에는 유기 동물 보호소를 찾기 시작했죠. 늙어버려서, 생각보다 커져서, 임신을 해서 버려져 죽음을 기다리는 동물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사진을 본 초등학생은 이렇게 물었습니다. “저도 버림받으면 죽게 되는 건가요?” 인간이어서 미안해집니다. 이는 10년 만의 개정 증보판인데요, 슬픈 현실은 10년 전보다 나아진 것이 없는 듯합니다.
<너와 나>
“몇 해 전 봄, 네가 얼마나 일광욕을 좋아하는지 나는 처음 알게 되었다. 아직 내가 모르는 네 모습을 하나라도 더 알 수 있다면 그게 무엇이든 나는 기쁠 거야.” 루시드폴의 <너와 나> 中
루시드폴의 9집 음반과 포토 에세이입니다. <너와 나>의 주인공은 루시드폴의 반려견인 보현이입니다. 지난 10여 년간 루시드폴이 찍은 보현이의 사진은 포토 에세이에 담겼고, 보현이의 소리는 음악이 되었습니다. 루시드폴은 제작기를 담은 영상에서 이렇게 얘기합니다. “처음에 보현이의 사진을 모아 책을 내자는 제안을 받고 고민했어요. (중략) 빛을 기록하는 것이 사진이라면 보현의 소리를 기록하는 것도 의미 있겠다 싶었죠. 보현과 산책하던 길, 보현이의 소리, 나와 내 아내의 소리를 모아 DNA처럼 잘게 쪼개고 새로운 소리로 합성해 리듬으로, 음악으로 만들었어요.” 극세사 이불보다 따뜻한 음악과 사진입니다.
<은돌아, 산책 갈까?>
“누구나 너무 슬픈 일을 당했는데 괜찮아 보인다면, 그의 목울대를 보라고 하고 싶다. 끊임없이 슬픔을 삼키고 있을 테니까.” 라미의 <은돌아, 산책 갈까?> 中
작가 라미는 반려견 은돌이를 떠나보내고 기쁨이란 감정이 퇴보해버립니다. 대신 슬픔으로부터 오는 편안하고 고요한 감정이 중심부에 자리 잡죠. 이 작품을 그리면서 우울에 빠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은돌아, 산책 갈까?>는 은돌이가 떠난 후의 삶을 그리고 있습니다. ‘다양성 만화 제작 지원’을 받아 그린 만화로, 각자의 은돌이를 생각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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