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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림트 ‘여인의 초상’ 도난 미스터리

2020.01.23

클림트 ‘여인의 초상’ 도난 미스터리

한 미술관 전시실에서 유명 화가의 작품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도난당했다고 생각했던 작품은 23년 만에 미술관 외벽 속에서 발견됩니다.

미스터리 영화 같기도 한 이 이야기는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최근 일어난 이른바 ‘클림트 그림 도난 사건’입니다.

1997년 2월, 이탈리아 피아첸차의 리치오디 미술관에서는 전시실에 있던 클림트의 작품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Lady)’이 홀연히 사라졌습니다.

‘여인의 초상’은 클림트가 말년인 1916~1918년 사이 완성한 그의 대표작입니다. 갑자기 사라져버린 대가의 작품은 결국 찾지 못했고, 그렇게 23년이 흘렀죠.

그러던 중 최근 미술관에서 한 정원사가 건물 벽을 덮은 담쟁이덩굴을 치우다가, 금속 재질의 작은 문을 발견했습니다. 그 안에는 ‘여인의 초상’이 검은 쓰레기봉투에 담긴 채 버려져 있었죠.

등잔 밑이 어둡다고, 클림트의 사라진 그림은 미술관에 있었던 겁니다.

위조품일 가능성을 고려해 전문 기관에서 정밀 감식한 결과, 진짜 클림트의 작품이 맞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라졌다 돌아온 ‘여인의 초상’의 가치는 얼마나 될까요? 현재 시가로 6,000만~1억 유로, 우리 돈 약 773억~1,288억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누가, 도대체 왜 그림을 훔쳐간 걸까요? 아니, 숨겨놓은 걸까요? 미스터리로 남을 뻔한 이번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나타났습니다.

최근 피아첸차 지역신문 <리베르타>의 에르만노 마리아니 기자는 편지 한 통을 받았습니다. 신원을 밝히지 않은 남성들로부터 온 편지였는데, 여기에는 놀라운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97년 ‘여인의 초상’을 훔쳐 보관해왔고, 4년 전 다시 미술관에 돌려준 것이라는 내용이었죠. 그들은 ‘여인의 초상’이 피아첸차를 위한 일종의 선물이라고 했습니다.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결국 경찰은 추적 끝에 해당 편지를 쓴 남자 두 명을 찾았습니다. 이들은 이탈리아 북부 지역을 주 무대로 절도를 저질러온 조직의 조직원으로 알려졌습니다.

미술계는 당대 최고의 도난 미술품 중 하나였던 ‘여인의 초상’이 큰 흠집 없이 원상태 그대로 돌아왔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작품 가치를 높이려는 미술관 내부자의 소행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지만 확인할 길이 없죠. 어쨌든 많은 이들이 돌아온 ‘여인’을 환영하고 있다는 건 사실입니다.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포토
    @galleriariccioddi, TG5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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