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은 아티스트
대한민국 힙합 신의 리릭시스트, 재달을 만났다.
‘재달’은 ‘리짓군즈’(힙합 크루이자 레이블) 소속이자 독립적으로도 활동하는 아티스트다. 그는 ‘래퍼이자 싱어송라이터’보다 아티스트라는 표현을 선호했다. “자작곡을 부르고, 남에게 곡을 써주고, 영상을 만들고, 오늘처럼 화보를 찍기도 하죠. 음악과 연결된 여러 분야를 아우르기에 아티스트가 좀더 가까운 표현 같아요. 출입국 신고서엔 자영업이라 쓰지만요.” 본명은 이재현, 재달은 그의 태명에서 가져왔다.
재달을 처음 본 건 <Period>(2018)에 수록된 ‘Tree’의 뮤직비디오에서다. 이형주 뮤직비디오 감독이 보증금 1,000만원을 빼서 경비를 마련하고, 김진범 촬영감독과 재달, 이렇게 셋이 마다가스카르에 가서 촬영했다. 바오바브나무 아래 191cm의 삭발한 재달이 이렇게 노래한다. “가벼워지는 게 싫어 난 / 여기저기 흩날리는 진심들을 봐 / 그저 풍선이 되고 말 거라면 난 입을 닫고 싶어 / 한숨을 바람에 담기보단 / 나무처럼 살고 싶어 난.”
재달은 종종 ‘대한민국 힙합 신의 리릭시스트’ 중 한 명으로 불린다. “<해리 포터>를 영화가 아닌 책으로 접하면 나만의 헤르미온느가 그려지잖아요. 그처럼 내 노래를 들으면서 각자가 상상을 했으면 좋겠어요. 또 그들의 감정을 슬픔이든 울분이든 다른 위치로 이동시키고 싶어요.” 그의 창법을 두고 싱잉랩이라고들 하지만 특정 장르로 규정되길 거부한다. “노래와 랩 모두 좋아해요. 중요한 건 감정이 제대로 담긴 곡을 만드는 거예요. 장르는 그때그때 달라질 수 있죠. 한마디로 목소리라는 악기를 이용해 그 안에 메시지를 담고 싶어요.”
그는 원래 밴드 쟈코비플래닛에서 활동하다, “원하는 음악을 혼자 전부 만들어보고 싶어서” 재달이 되었다. 당시에 자작곡을 USB에 담아 음반 회사에서 무작정 기다리곤 했다.
“수치심과 자랑스러움이 연결된 묘한 기분이었죠.” 2017년 리짓군즈에 영입돼 <Junk Drunk Love>에 참여했고 지금까지 솔로 활동과 병행하고 있다. 오는 3월엔 재달로서 또 다른 싱글을 발표하고, 초여름에 첫 번째 정규 앨범을 준비 중이다. “일단 되는대로 뱉어놔야 지키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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