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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올 ‘바 재킷’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2020.02.14

디올 ‘바 재킷’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1947년 봄 컬렉션에 등장한 ‘뉴 룩’. 바 재킷과 풍성한 코롤 스커트가 처음 등장한 장면이다.

“첫 번째 모델은 빠르게 걸어 나온 뒤 대담하게 제자리에서 돌기 시작했다. 재떨이를 떨어뜨리는 바람에 모든 관객이 자리를 고쳐 앉았다. 몇몇 옷이 똑같은 박자로 지나간 뒤 관객은 모두 디올이 ‘새로운 룩(New Look)’을 창조했음을 알았다. 우리는 패션의 혁명을 지켜보고 있음을 말이다.”

1947년 2월 12일 파리의 애비뉴 몽테뉴에 자리한 디올의 살롱을 찾은 미국 <보그> 기자 베티나 발라드(Bettina Ballard)는 당시의 풍경을 이렇게 묘사했다. 무슈 크리스찬 디올은 두 가지 새로운 실루엣을 선보였다. ‘코롤(Corolle)’은 얇은 허리에 아래로 넓게 퍼지는 스커트였으며, ‘에잇(Eight)’은 허리 라인을 좁히고 골반을 강조한 재킷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이른바 ‘뉴 룩’.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강조한 이 스타일은 전후의 음울함이 채 사라지지 않은 세상에 일대 혁명을 불러일으켰다.

1947년 처음 탄생한 바 재킷과 코롤 스커트.

1950년 봄 컬렉션의 수트. 변형된 바 재킷이 흥미롭다.

1949년 컬렉션의 '유네스코' 수트.

1949년 봄 컬렉션의 '아브뉴 오쉬' 수트.

1949년 봄 컬렉션의 스커트 수트.

그중에서도 오늘날까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아이템이 바로 ‘바 재킷(Bar Jacket)’. 무슈 디올이 단골이었던 파리 플라자 아테네 호텔의 바에서 그 아이디어를 따온 재킷은 무엇보다 독특한 실루엣이 인상적이다. 약 4m에 가까운 아이보리 실크로 만든 조형적인 재킷에 힙라인에 패드를 더해 더욱 여성적인 라인을 완성한 재킷. 여기에 ‘코롤’ 스커트가 더해지자 디올의 ‘뉴 룩’이 탄생한 것.

존 갈리아노가 디자인한 1997년 봄 오뜨 꾸뛰르 컬렉션의 바 재킷.

마크 보앙이 디자인한 1987년 봄 오뜨 꾸뛰르 컬렉션.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가 디자인한 2017년 봄 오뜨 꾸뛰르 컬렉션.

라프 시몬스의 데뷔전이었던 2012년 봄 오뜨 꾸뛰르 컬렉션.

지난 73년간 바 재킷은 다양한 진화를 거쳤다. 크리스찬 디올이 세상을 떠난 후 디올 하우스를 이끈 디자이너는 각자 자신만의 버전을 선보였다. 우아하고 건축적인 지안프랑코 페레부터 농염한 존 갈리아노, 현대적인 라프 시몬스, 그리고 여성의 시선을 더한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까지. 끊임없는 영감을 선사하는 패션 아이템의 역사는 계속된다.

손기호

손기호

패션 에디터

패션은 본능적으로 즐기는 것이지만, 때로는 분석이 필요하다고 믿는 ‘올드 패션드’ 패션 에디터입니다. <보그>는 패션을 만끽하는 방법과 해석하는 방향을 동시에 제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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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기호
포토그래퍼
Courtesy of 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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