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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오스카 비하인드 말 말 말

2020.02.19

<기생충> 오스카 비하인드 말 말 말

칸으로 시작해 오스카로 마무리한 <기생충>. 긴 여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기생충> 팀의 얼굴에는 기쁨이 가득했습니다. 19일 진행된 <기생충> 특별 기자회견장에는 봉준호 감독도, 출연 배우들도 저마다 환희에 찬 표정으로 등장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한국 영화를 넘어 세계 영화의 역사를 다시 쓴 <기생충>의 주역들이 오스카 비하인드 스토리를 털어놨습니다. 기나긴 레이스에서 이들은 어떤 흔적을 새기고 돌아왔을까요?

“이곳에서 제작 발표회 한 지가 1년이 되어갑니다. 영화가 긴 생명력을 가지고 세계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마침내 다시 이곳에 오게 돼 기쁘네요. 참 기분이 묘합니다.”

-봉준호

각종 시상식에서 유창한 언변과 그만의 개그 코드로 센스를 발휘한 봉준호 감독. 긴 여정을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는 <기생충>으로 세계를 뜨겁게 달군 후 많은 인기를 얻고 있죠. 특히 할리우드의 많은 배우와 감독들조차 그의 팬을 자처했습니다.

‘오스카 레이스’는 어땠을까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홍보 활동에 참여하는 기간을 일컫는데요,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 네온(NEON)은 중소 배급사였지만 <기생충> 홍보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고마운 마음과 고생하던 시간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거대 스튜디오나 넷플릭스에 비교하며 훨씬 미치지 못하는 예산으로 캠페인을 했지만 정말 열심히 발로 뛰었어요. 저와 송강호 선배님이 코피를 흘릴 일이 많았죠. 실제로 코피를 흘리시기도 했습니다. 인터뷰를 한 600회 이상 했어요. 관객과 대화도 100회 이상 했고요. 여러 가지 인터넷이나 SNS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많이 사용했습니다. 다른 작품은 LA 시내의 거대한 광고판이나 잡지 화보에 실었지만, 저희는 똘똘 뭉쳐 아이디어로 물량의 열세를 극복한 것 같아요.” -봉준호

봉준호 감독의 곁에서 긴 시간 오스카 레이스를 함께한 배우 송강호는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듯 소감을 털어놨습니다.

“미국 처음 갈 때는 이 모든 것이 처음 경험하는 과정이라서 아무 생각 없이 갔어요. 그런데 최고의 순간을 함께 호흡하고 이 과정을 밟아나가다 보니까, 내가 아니라 타인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아가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오스카 캠페인의 과정이 상을 받기 위한 과정이라기보다 이 과정을 통해 세계 영화인들과 공유하고 공감하고 소통하는지 알게 되고 느끼고 배우게 됐어요. 6개월이 지난 이 시점에 나 자신이 작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위대한 예술가를 통해 많이 느꼈죠.” -송강호

봉준호 감독은 아침에 마틴 스콜세지 감독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스콜세지 감독은 “이제 쉬라고, 하지만 차기작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으니 조금만 쉬고 빨리 일하라”고 했다는군요. 아마 우리의 마음이 곧 스콜세지 감독과 같은 마음이겠죠.

<기생충>에 출연했던 이선균, 조여정, 이정은, 박명훈, 장혜진 등도 이 자리에 함께하며 관객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이번 아카데미 수상으로 배우들 역시 현지에서도 조명받고 있는데요, 할리우드 진출에 대한 이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저는 국내에서나 일을 하고 싶습니다. 저는 지금 13개월째 촬영을 하지 않고 있어요. 국내에서라도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에요.” -송강호

“저는 특별히 계획을 가지고 사는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이번에 미국에 다녀와서 영어 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를 받았죠. 기회가 있다면 많은 배우들이 (할리우드에) 도전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선균

“저는 사실 한국말로 하는 연기도 어려워요(웃음). 할리우드 진출은 고민을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한국에서 좋은 작품을 많이 하고 싶어요.” -조여정

“<기생충>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해요. 아직 살아갈 날이 많기 때문에 언젠가 한번은 할리우드에 진출하고 싶어요.” -박소담

“미국에 다녀오니 그런 욕심도 들기도 해서 영어 공부를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사랑의 불시착> 단이 엄마 톤으로) Of course! Why not?” -장혜진

“사실 이번에 미국에 가서 영어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이번에 잘 알아듣지도 못하고 이야기도 못했던 거 같아요. 아무도 모르게 극 중 근세처럼 화보나 여러 가지를 진행했습니다. 할리우드 진출,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진출하려고 합니다.” -박명훈

“예전부터 인터뷰를 하면 ‘배우가 돼서 할리우드는 한번 가봐야 하지 않나’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보니 한국 영화를 잘 만들면 할리우드에 진출하지 않아도 이렇게 세계가 알아주더라고요. 할리우드 진출은 기회가 된다면 생각해보겠습니다.” -이정은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모두의 축제를 만든 <기생충>.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며 한국 영화의 저력을 알린 이 영화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

    에디터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포토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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