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라는 신세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한글 자막을 본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넷플릭스’와 ‘왓챠’에는 없는 흥미로운 콘텐츠가 가득하다.
모던 러브 시즌 1
앤 해서웨이, 티나 페이, 데브 파텔 등 빵빵한 출연진으로 공개 전부터 화제를 모은 아마존 오리지널 시리즈. <뉴욕 타임스> 인기 칼럼 ‘모던 러브’에 실린 여덟 편의 실화를 각색해 앤솔러지 형식으로 묶었다. 각각 30분 내외의 짧은 에피소드라 퇴근 후 집에서 맥주 한 캔 홀짝이며 보기 좋다. 뉴욕을 배경으로 매회 다른 주인공이 등장해 사랑의 다양한 형태를 보여주는데, 가벼운 코미디처럼 보이는 외피와 달리 알맹이는 제법 쌉쌀하다. 싱글맘과 도어맨의 우정, 권태로운 중년 부부의 일상, 게이 커플의 입양 같은 이야기가 요즘 유행하는 초단편소설처럼 빠른 호흡으로 이어진다. 맛보기로 딱 한 편만 본다면 앤 해서웨이가 조울증 환자로 열연한 세 번째 에피소드를 추천! <원스>와 <비긴 어게인>을 연출한 존 카니 감독이 각본과 제작에 참여했는데 그래서인지 음악과 영상의 궁합이 아주 ‘착붙’이다.
플리백 시즌 1, 2
망해가는 카페를 혼자 운영하며 좀도둑질을 일삼는 주인공의 일상은 ‘더러운 몰골’을 뜻하는 제목(Fleabag)처럼 구질구질하기만 하다. 새엄마의 물건을 훔치고, 손님에게는 턱없이 비싼 가격의 샌드위치를 팔고, 오바마의 연설 영상을 보며 자위를 하는 그녀는 같은 여자도 편들어주기 힘든 희대의 비호감 캐릭터. 툭하면 카메라를 향해 한 맺힌 방백을 쏟아내는데 대사 한 마디 한 마디가 어찌나 냉소적인지 듣고 있으면 덩달아 자살 충동이 들 정도다. 하지만 그녀의 불안정한 삶 뒤편에 남다른 아픔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자세를 조금 고쳐 앉게 되는 것도 사실. <킬링 이브>의 제작과 각본을 담당했던 피비 월러 브리지가 제작, 각본, 주연을 맡아 현대사회에서 젊은 여성으로 살아가는 일의 고충을 낱낱이 파헤친다. 지난해 에미상 코미디 부문 4개상을 휩쓴 웰메이드 다크 코미디로 2016년에 시즌 1, 2019년에 시즌 2를 BBC에서 방영했다.
멋진 징조들 시즌 1
지구에 너무 오래 머문 나머지 인간화된 천사 ‘아지라파엘’과 어느덧 세상을 사랑할 지경에 이른 악마 ‘크롤리’. 둘은 다가오는 인류의 종말을 앞두고 고민에 빠진다. 맛있는 초밥도, ‘퀸’의 음악도 없는 천국은 너무 지루할 것 같기 때문! 아직 인간 세상에서 더 놀고 싶은 이들은 급기야 인류의 종말을 막기 위해 손을 잡는다. 6000년 세월을 함께 보내며 어느덧 ‘절친’이 된 천사와 악마의 브로맨스가 관전 포인트. 마이클 쉰과 데이비드 테넌트, 노련한 두 배우의 쉴 틈 없는 ‘티키타카’가 6부작 드라마를 멱살 잡고 ‘하드 캐리’ 한다. ‘신’과 ‘사탄’의 목소리 연기는 무려 프랜시스 맥도맨드와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맡았다.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코믹 판타지 소설 <멋진 징조들(Good Omens)>이 원작으로, 제목부터 <오멘>의 패러디임을 명백히 드러낸다.
트레드스톤 시즌 1
한효주의 할리우드 진출작으로 기대를 모은 <트레드스톤>. 첩보 영화의 고전이 된 <본> 시리즈의 스핀오프 드라마로, 제이슨 본이라는 인간 병기를 탄생시킨 CIA 산하 비밀 조직 ‘트레드스톤’의 기원을 추적한다. 과거의 기억을 잃어버린 세 명의 요원이 깨어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그중 한 명이 한효주가 맡은 북한 여자 ‘소윤’이다. 북한에 살고 있는 평범한 피아노 교사가 실은 유창한 영어 실력과 엄청난 격투 능력을 가진 비밀 요원이라는 설정. 맨주먹으로 남자를 때려눕히고 빌딩과 빌딩 사이를 줄타기로 이동하는 한효주의 액션 신이 의외로 볼만하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북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모습도 꽤 자연스럽다는 반응. <본> 시리즈의 스턴트를 담당했던 버스터 리브스가 액션 촬영감독으로 참여해 때깔 나는 격투 신을 뽑아냈다. 동서 냉전이 한창인 1970년대와 현재를 오가는 현란한 편집이 속도감을 더한다.
카니발 로우 시즌 1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스릴러 드라마. 날개 달린 종족 ‘페이’가 전쟁으로 피폐해진 고향을 떠나 ‘카니발 로우’라는 마을로 피난 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어느 날 요정인 페이족이 연달아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하고, 사건을 맡은 파일로 경위는 수사 과정에서 옛 연인인 페이족 비녯의 도움을 받게 된다. 여기까지 들으면 이게 웬 요정 씻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싶지만, 스리피스 수트를 차려입은 올랜도 블룸과 등에 화려한 날개를 단 카라 델레바인을 보는 것만으로도 눈요기는 충분하다. 중세 판타지를 표방하는 작품답게 잔인하고 야한 장면이 가득하다는 것도 드라마의 인기 요인. 한편 고향을 떠나온 요정들이 인간세계에서 최하층 빈민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오늘날 인종차별과 난민 문제를 연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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