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드롬 남기고 끝난 <부부의 세계>
부부를 둘러싼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담아낸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막을 내렸습니다. 휘몰아치던 갈등과 붕괴는 깊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저마다 상처를 안은 이들은 다시 출발선 앞에 섰습니다.
<부부의 세계>는 최고 시청률 31%를 돌파하며 역대 비지상파 드라마계에 새로운 역사를 남겼습니다. 시작부터 끝까지 파격이었지만, 결말만큼은 달랐습니다.
‘지선우(김희애)’와 ‘이태오(박해준)’의 삶을 옭아매던 부부라는 사슬은 결국 끊어졌습니다. 배신과 상실의 고통에 시달리던 지선우는 겨우 자신의 자리를 온전히 찾고 나서야 사랑과 관계의 본질을 짚어낼 수 있었습니다.
아들 ‘이준영(전진서)’은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로 방황하다 집으로 돌아왔고, 지선우는 그런 준영을 감싸 안았습니다. ‘여다경(한소희)’은 자신의 꿈을 향해 다시 달리기 시작했고, ‘고예림(박선영)’과 ‘손제혁(김영민)’은 결국 깨진 신뢰를 억지로 부여잡지 않기로 했습니다.
<부부의 세계>의 인기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원작인 BBC <닥터 포스터> 제작진은 <부부의 세계> 최종회를 앞두고 축전을 보내 “최고의 작품”이라고 호평했습니다. BBC 스튜디오 CEO 팀 데이비는 “<부부의 세계> 성공 소식을 듣게 되어 대단히 기쁘다. 영국 히트작이 한국에서도 성공해 흥분된다”고 전했습니다.
<닥터 포스터> 마이크 바틀렛을 비롯한 작가진도 “<부부의 세계>의 성공은 감명 깊다. 이혼 후 여성의 삶을 스토리 안에서 성공적으로 펼쳐냈다. 조금이나마 좋은 영향이 있다면, 사람들이 드라마를 통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기쁨은 없을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부부의 세계>는 사랑으로 함께 미래를 꿈꾸던 이들의 허무한 면을 그렸지만, 반대로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이에게 충실해야 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회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난 후 지선우가 읊조리는 독백은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주제이자, 우리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기도 했죠.
“삶의 대부분을 나눠 가진 부부 사이에 한 사람을 도려내는 일이란 내 한 몸을 내줘야 한다는 것. 그 고통은 서로에게 고스란히 이어진다는 것. 부부간의 일이란 결국 일방적인 가해자도 완전무결한 피해자도 성립할 수 없는 게 아닐까. 우리가 저지른 실수를 아프게 곱씹으면서 또한 그 아픔에 사로잡히지 않으면서 매일을 견디다 보면, 어쩌면 구원처럼 찾아와줄지도 모르지. 내가 나를 용서해도 되는 순간이.”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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