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

마르쉐 시대를 사는 법

2020.07.21

by 공인아

    마르쉐 시대를 사는 법

    손가락 하나면 뭐든 대문 앞까지 배송되는 시대. SNS로 전 세계와 소통하는 명민한 MZ세대가 농부들이 직접 농산물을 생산하고 홍보하며 운영하는 일명 ‘농부 시장’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식량은 우리가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거고, 그래서 우리 주변에는 꼭 기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먹는 사람과 기르는 사람이 연결되는 것이 순환 경제예요. 당신이 직접 텃밭을 돌보거나 농사짓는 농부를 안다면 상표는 필요 없어요. 유명한 회사 이름이 필요 없죠. 과학자이자 농부이며 풀뿌리 운동 지도자인 반다나 시바와 저널리스트 안희경의 인터뷰 중 _ <경향신문> 발췌

    네이버에 ‘산지 직송’을 검색하면 블루베리, 수박, 복숭아 등의 과일부터 호박, 양파, 감자, 옥수수 같은 채소까지 수만 명의 현지 생산자가 뜹니다. 리뷰가 많은 상품은 무려 10만 개에 달하니 얼마나 많은 사람이 농부 시장을 이용하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생산자와 구매자를 직접 이어주는 스마프톤 앱도 등장하고 있죠.

    유기농으로 소규모 농작을 하는 농부를 팔로우하고 수확 소식이 뜨는 동시에 주문서를 넣고 요리 후기, 상품 리뷰까지 남기며 생산자와 소통하는 MZ세대. 이들은 농부 시장의 어떤 매력에 매료된 걸까요?

    “농산물 직거래의 가장 큰 장점은 뭐니 뭐니 해도 ‘생명력이 느껴지는 맛’이에요. 농부들이 갓 수확해서 보낸 농산물을 한번 맛보고 나면 계속 산지 직송을 애용할 수밖에 없죠. 조미료나 소스를 넣지 않아도 식재료 고유의 맛 그 자체로 정말 맛있거든요. 대형 마트나 온라인 마켓에서는 구입할 수 없는 특수작물을 구할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이죠.” 푸드 크리에이터 이윤경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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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자가 생산자라는 점에서 일단 신뢰가 가요. 생산한 제품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는 코멘트를 보면 감사한 마음까지 들 정도죠. 정성스레 활용 가능한 레시피까지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답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 유정민 역시 이런 이유로 산지 직송에 푹 빠져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제주 애월에서 직송한 옥수수.

    치즈 가루를 뿌린 구운 옥수수.

    지난 7월 4일 신사동에 있는 현대카드 쿠킹 라이브러리 앞에 긴 줄이 이어졌습니다. 트렌디한 룩으로 무장한 MZ세대가 마스크를 쓴 채 오픈을 기다리는 장소는 유명 편집숍의 샘플 세일이 아니었습니다. 에코백을 어깨에 멘 이들이 기다리는 건 농부들이 갓 수확한 농작물을 소개하는 먹거리 마켓. 2012년부터 이어진 장터 마르쉐@(@marchefriends)가 현대카드와 손잡고 도시 장터를 연 것입니다.

    약 15가구의 농가에서 갓 수확한 신선한 농작물을 싣고 와 도심 시장에 풀어놓았습니다.

    비영리단체 ‘농부시장 마르쉐@(@marchefriends)’는 지금 가장 맛있는 채소를 만날 수 있는 작은 시장인데요. 돈과 물건 교환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관계, 대화가 어우러진 시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시작된 오프라인 마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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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형 장보기’ 구매자가 주를 이루던 예전과 달리 요즘 ‘농부시장 마르쉐@’를 찾는 방문자들은 건강한 식생활에 관심이 많은 MZ세대라고 합니다.  나의 소비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금 구매하는 채소가 농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지까지 고민하는 젊은이들이죠.

    농부시장 마르쉐@에서 신선도가 보장된 식재료를 구입한 이들은 유튜브에서 배운 건강한 조리법으로 요리한 다음 예쁜 그릇에 담아 한 끼를 즐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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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헐적으로 열리는 농부시장과 채소시장에서는 갓 수확한 농작물을 사이에 두고 ‘건강한 식문화’를 탐미하는 MZ세대와 생산자의 대화도 끊이지 않습니다. “지난번 마켓에서 구입한 토마토는 특히 단맛이 더 강했어요.” “블루베리 묘목이 자라서 따 먹을 수 있게 됐어요.”

    이렇게 생산자와 먹거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논의하고 ‘자연스러운 식문화’가 무엇인지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역시 농부 시장의 장점. 이는 온라인 농부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각 식재료가 가진 최상의 맛을 느낄 수 있음은 물론 내 식탁에 올라온 농산물이 어떻게 재배되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고 농가가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도움도 주는 농부 시장!

    매일 반복되는 뻔한 장보기 대신 생산자가 직접 상품에 대해 설명하고 요리법을 제안하며 판매까지 하는 ‘농부 시장’에서 식재료의 신세계를 경험해보는 건 어떨까요?

    푸드 크리에이터 이윤경이 추천하는 온라인 농부 시장 베스트 3!

    마켓 레이지 헤븐 @market_lazyheaven
    마켓 레이지 헤븐이 찾아내는 농부님들의 작물로 계절을 느낍니다. 제철 과일은 물론 저온 압착 방식으로 얻은 참기름과 들기름, 매콤한 태양초 고춧가루 등의 고품질 식재료도 구입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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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준혁이네 @lettucejang
    농약과 화학비료, 제초제, 토양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200여 종의 다품종 소량 생산을 이어가는 농부님. 농작에 대해 쏟아내는 열정도 최고지만 기존 데이터를 축적해 다음 농사의 밑바탕으로 삼는 ‘고심’ 또한 멋져요. 덕분에 눈이 번쩍 뜨이는 농작물을 맛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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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씨아저씨네 @uncleggong
    과일이 잘 익을 때를 기다렸다가 제때에 맞춰 수확하는, 기본을 지키는 과일 가게. 온라인 회원제로 운영하는데요, 순수 국내 육성 품종 자두인 ‘퍼플퀸’을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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