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넬 모네이가 상상하는 것
자넬 모네이의 목소리가 최면 효과를 유도하는 사운드 배스처럼 흘러나왔다. “제 상상 속에 있다고 생각하세요.”
나는 자넬 모네이(Janelle Monáe)가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물어본 참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자넬은 영상통화의 배경에 금문교를 깔아두고, 사방이 물로 둘러싸인 채 금문교를 지탱하는 촉수 같은 장치의 경사 위에 둥둥 떠 있는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넬은 내 질문을 그냥 넘겨버렸다.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그것보다 그녀가 나를 어디로 데려가고 싶은지가 중요했다.
4월 중순의 어느 날이었다. 자넬 모네이와 나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필수가 되어버린 영상통화 플랫폼인 줌을 통해 대화를 나누었다. 그래미상 수상 후보로 여덟 번이나 지명되었으며, 연기는 물론이고 노래, 춤, 랩, 피아노와 기타 연주까지 천부적인 실력을 갖춘 자넬 모네이는 기술이 인류의 삶을 발전시켜나가는 이 시대에 딱 맞는 스타다. 그녀는 1927년에 나온 고전 SF영화인 <메트로폴리스(Metropolis)>의 엄청난 팬이다. 자넬은 세계 종말기의 로봇, 흑인, 퀴어, 아프로퓨처리즘 혁명을 컨셉으로 하는 앨범 작업에 수년을 쏟아부었다. 또한 그녀는 또 다른 자아(Alter Ego)인 안드로이드 신디 메이웨더(Cindi Mayweather)로 공연도 한다. 척 라이트닝(Chuck Lightning)과 네이트 원더(Nate Wonder) 같은 사람들과 종종 함께 일하지만, 자넬은 예술 공동 제작소인 원더랜드 아츠 소사이어티(Wondaland Arts Society)의 공동 창업자이기도 하다. 원더랜드 아츠 소사이어티는 노래가 마치 우주선과도 같고, 책은 별과도 같다는 것, 음악이 미래의 무기라는 것을 우아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자넬은 연기 커리어를 이제 막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2016년에 영화 <문라이트>와 <히든 피겨스>를 통해 데뷔했고, 최근에는 음모론과 디스토피아를 다루는 영화에 출연하고 있다. 최근 그녀는 시즌 2에 돌입한 아마존 프라임의 스릴러 시리즈 <홈커밍(Homecoming)>의 주연을 맡았다. 참전 용사들에게 음습한 실험을 하는 비밀 시설에 대한 미스터리를 점점 파헤쳐나가는 내용이다. 자넬은 영화 <안테벨럼(Antebellum)>에도 출연하였다. <안테벨럼>은 오는 8월 21일 개봉 예정으로, 배배 꼬아놓은 시간 속에서 유혈이 낭자했던 노예제도를 보여주는 호러 영화다. 우리들은 여전히 비현실성 속에서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풀어내고 있다. 그리고 자넬 모네이는 바로 그런 모습을 기대한다.
그렇게 우리의 대화 속에서도 자넬 모네이는 어딘가에 있었다. 그녀는 분명히 어느 방 안에서 앞에 있는 테이블에 팔을 올려 뻗고 있었다. 지난해 진단받은 수은중독에서 여전히 회복 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피부는 빛나고 있었다. 자넬은 정말 완벽하게 대칭적인, 거의 알고리즘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드물게 아름다운 인물이다. 그녀는 잘 기억나지 않는 한 일본 브랜드에서 구매한 흰색 점프수트를 입고, 루슬란 바진스키의 흰색 베이커 보이 캡을 쓰고, 애틀랜타의 중고 숍에서 구매한 반다나를 목에 두르고 있었다. 자넬은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전체 룩을 보여주었다. 그녀는 매우 자그마해서, 화면에서 잘릴 걱정을 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활기 넘치면서도 정말 작고 말랐어요.” 드라마 <홈커밍> 시즌 1의 주연이자 총괄 프로듀서, 자넬의 캐스팅을 직접 승인한 줄리아 로버츠가 그녀를 설명했다. “자넬에게 다가가니, 제가 거인족이 된 것 같은 기분이더라고요.”
자넬은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조금도 밝히고 싶어 하지 않았다. 당신이 오랫동안 머물겠다고 생각할수록, 머물 장소가 더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이리라. 게다가 그 점이 자넬이 프라이버시를 행위 예술에 이를 만큼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는 명성을 더욱 강하게 확인해주는 기회였다. 내가 주변에 있는 것을 묘사해달라고 요청하자, 그녀는 잠시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그리고 비요크의 가사를 일일이 떼어놓은 것과 같은 말이 이어졌다.
“오렌지가 있고요.” 그녀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 나오는 체셔 고양이처럼 고민하며 신중히 말했다. “파인애플이 하나 있어요. 공책도 한 권 있어요! 그리고 망치도 있어요.”
교묘하게 의도된 혼란, 그것이 자넬이 어필하는 점이다. 무엇보다 자넬은 그녀가 멘토로 여기는 사람들 중에서도 가수 프린스를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꼽는 퍼포머다. 34세인 자넬은 애틀랜타대학교 도서관 계단에서 공짜로 노래를 부르던 무명 가수 시절부터 신비주의를 고수해왔다. 이후 자넬은 2008년 퍼프 대디를 통해 배드 보이 레코즈와 계약을 체결하면서 메인스트림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우리 문화에서 자넬 모네이가 차지하는 위치는 매우 독특하다. 그녀는 흑백 컬러 의상을 시그니처로 하는 하이브리드 소울 팝–알앤비 가수이며, 올드 스쿨 유행과 제임스 브라운의 펑키한 댄스 무브를 옥타비아 버틀러 스타일의 미래 지향적 SF 스토리텔링과 뒤섞었다. 그녀는 올해 오스카 개막식에서 뮤지컬 넘버를 소화하며, 흑인과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을 밝혔다. 다른 시대였다면, 그녀는 대중 앞에 서지도 못했을 것이다.
“자넬 모네이같이 스스로의 힘으로 충만한 사람도 없을 거예요.” 그녀의 친구이자 전 영부인 미셸 오바마가 말했다. “아티스트로서 계속 발전하고 있어요… 음악이건, 연기건, 프로듀싱이건, 뭘 하건 자넬은 우아하고 친절하면서도, 범접할 수 없는 센스가 있어요. 아주 눈에 띄는 사람이죠.”
자넬은 캔자스의 캔자스시티 출신으로, 뼛속부터 따뜻한 미국 중서부인이다. 그녀는 침례교도인 노동자 부모 밑에서 성장했다. 어머니인 재닛은 호텔 청소와 관리를 했고, 아버지인 마이클은 트럭 운전수였다. 자넬은 재빨리 나의 가족과 자가 격리 등에 대해 물었고, 트렌치 코트 속에 숨겨둔 여러 질문을 한 번에 쏟아냈다. “당신은 어때요? 가족은 어떻게 지내나요? 요즘 어떻게 버텨요? 혼자 있나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나요?” 갑자기 그녀는 모자를 벗고 북슬북슬한 콘로우 헤어를 보여주었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니키 넴스가 코로나 유행 전에 해준 머리였다. “제 머리 좀 보세요!” 그녀가 낄낄거리며 웃었다. “한 달 반 동안 똑같은 머리를 하고 있어요.”
그녀가 직접 공식적으로 밝힌 격리 기간의 일과는 다음과 같다. 오전 5시 30분에 일어나서 일출을 본다. 새로운 음악 작업을 한다. 스스로 ‘쿼런틴에이저(Quarantineenagers)’라고 이름 붙인 하우스메이트들과 시간을 보낸다. 그다음엔 스티비 원더와 어스 윈드 앤 파이어의 음악을 믹싱하며 디제잉 스킬을 다진다. 그 후에는 하우스파티(Houseparty)라는 SNS의 미니 게임을 즐긴다. 프랑스어를 처음 배우기 위해 듀오링고 앱을 다운받는다. 자넬 모네이의 기획사인 원더랜드 픽처스는 2018년 유니버설사와 함께 우선 검토 계약을 했다. “프랑스어를 배워야 하는 몇몇 프로젝트가 있거든요.” 그녀가 설명했다.
자넬은 또한 다른 수백만의 사람들처럼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며 속을 태우고 있다. “우리 정부가 대처하는 방식은요, 특히 이번 정부는 정말 잘못되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이 인터뷰뿐 아니라 다른 많은 인터뷰에서 자넬 모네이는 ‘도널드 트럼프’라는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거부했다.) “정부가 국민을 보호하고 진실을 말하고 있다고 믿을 수가 없어요. 늘 권력을 우선시하죠. 자본주의가 늘 가장 중요할 거예요.”
정치적으로 자넬 모네이의 믿음은 마이카 블룸버그(Micah Bloomberg)와 엘리 호로위츠(Eli Horowitz)가 제작하는 드라마이자 김렛 미디어의 동명 팟캐스트 프로그램인 ‘홈커밍’의 주제와 맞아떨어진다. <홈커밍> 시즌 1의 감독은 <미스터 로봇>의 감독인 샘 에스마일(Sam Esmail)이다. <홈커밍>은 군 전역자들을 위해 카운슬링과 거주지를 제공하는 ‘사회 적응 훈련 지원 센터’에서, 전시 트라우마를 치료하고 사회생활로 전환하기 위해 마약 성분을 포함한 식사를 제공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다. 자넬은 캐스팅되기 전부터 이미 <홈커밍> 시리즈의 팬이었다. 그녀는 새 시즌의 대본을 읽자마자 바로 출연하겠다고 대답했다. “많은 대배우들이 이 역을 연기하는 것이 그려졌어요.” 그녀가 자신의 배역을 설명했다. 그녀의 배역은 어떤 인종도 특정하지 않고 쓰인 것이었다. “제가 흑인이고 그 사실을 주제로 끌어올 수 있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어요.”
그녀의 첫 TV 시리즈 주연인 <홈커밍> 시즌 2에서 자넬 모네이는 ‘재키’라는 캐릭터를 연기한다. 호수 한가운데에 떠 있는 카누에서 깨어나, 거기가 어디인지, 심지어는 본인이 누구인지도 기억하지 못하는 전역 군인이다.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영악한 오드리(홍 차우 분)와 조우하면서 그녀는 진실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이 역할을 준비하기 위해 자넬은 <메멘토>, <본 아이덴티티>와 같은 기억상실에 관련된 스릴러를 탐구했다. 또한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중 한 명인 케리 워싱턴에게 영감을 얻기도 했다.
자넬 모네이의 화려한 움직임은 그녀가 준비된 액션 스타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새로이 시작하는 <홈커밍> 시즌 2의 가장 큰 반전 포인트 중 하나를 보게 되면, 당신은 자넬의 연기가 새롭게 보이고, 처음부터 드라마를 정주행할 것이다. “정말 영리하게 연기하는데, 정말 감명 깊었어요.” 줄리아 로버츠가 말했다. “이런 드라마는 멘탈이 약한 사람은 연기하기 힘들거든요. 노동 강도도 정말 어마어마하고요. 제가 직접 해봐서 알아요.”
재키라는 배역은 스스로를 범성애자로 정의하는 자넬 모네이가 퀴어 캐릭터를 연기하는 첫 기회이기도 하다. 자넬은 유명 배우 테사 톰슨(Tessa Thompson)과 관련된 연애 생활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는 것을 거부했다. 테사 톰슨은 최근 앨범인 <더티 컴퓨터(Dirty Computer)>의 뮤직비디오(원더랜드 픽처스의 표현에 따르면, 감정 영상(Emotion Picture))에서 자넬의 연인 역을 소화한 바 있다. 내가 그녀의 연애 생활은 현재 어떤지 묻자, 그녀는 그저 웃으며 코로나 검사를 빨리 받고 싶다고 얘기했다. 모든 사람이 검사를 받고 건강한 상태로 서로를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제가 누구를 만나고 있는지, 만났는지 밝히고 싶지 않아요. 이게 대화의 주요 주제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자넬은 대표성을 띤다는 것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지만 재키를 연기한다는 것은 심장이 뛰는 일이었다. “더 큰 책임감을 느껴요. 저 같은 성향의 아이들이 보수적인 환경에서 성장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자넬 모네이는 이러한 사회 인식으로 영화 <안테벨럼>에도 출연했다. 그녀는 현대 유명 작가인 베로니카 헨리 역을 맡았다. 베로니카는 구조적인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낸 후 갑작스럽게 플랜테이션 농장의 노예가 되는 인물이다. 자넬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장고: 분노의 추적자>의 팬으로서 이 영화에 끌렸다. 그녀의 음악적 자아 중 하나인 무자비한 ‘장고 제인’은 이 영화에서 따온 것이다. 그리고 <안테벨럼> 역시 장고를 촬영한 루이지애나의 에버그린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촬영했다. 자넬은 <안테벨럼>이 옥타비아 버틀러의 소설 <킨(Kindred)>을 연상시킨다는 점과 복수 서사의 중심에 여성이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안테벨럼>은 아낌없이 폭력성을 드러내면서, 수백 년간 엮여온 인종 간의 관계에 대한 시각을 드러낸다. 호불호가 갈릴 영화지만, 자넬만큼은 빛난다. 그녀는 베로니카의 고통을 투영해 보여준다. “정말 배역을 완전히 소화했어요.” 크리스토퍼 렌츠와 함께 영화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한 제라드 부시가 말했다.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었을 거예요. 이 플랜테이션 농장이라는 곳에서 사람들은 결혼하기도 하고요. 아무것도 없었던 것처럼 취급받은 곳이죠. 아우슈비츠 같은 곳이에요. 이곳에서 있었던 고통에 경의를 표해야 합니다. 자넬은 최선을 다해 조상에 대한 조의를 표현했어요.”
자넬은 이 역할을 받아들이기 전에 신중하게 배역의 무게를 고민했다. “이 배역을 맡으면 감정적으로 아주 깊이 몰입될 거라는 걸 알았거든요.” 그녀가 말했다. “제가 맡은 어느 역보다 어려웠어요. 과거, 현재, 미래를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배역이니까요. 계속 망설이면서 ‘이걸 해야 하나? 사람들이 날 미쳤다고 생각할 거야’ 하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깊이 명상을 했죠. 제게 베로니카를 연상시키는 많은 여성을 생각했어요. 맥신 워터스부터 AOC까지, 현 정부의 강인한 여성을 모두 생각했죠. 그리고 ‘그래, 꼭 해야겠다’고 마음먹었어요. 겁은 났지만, 이런 담화는 있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죠. 우리의 과거가 곧 미래를 결정할 테니까요.”
자넬은 미래에 상황이 안정되면 곧바로 다른 배역에 도전해 더 연기를 하고 싶어 한다. 현재 그녀는 문제 해결 모드에 들어가, 어떻게 멀리서도 가족을 돕고 (오랜 기간 미국 우체국 직원이었던 그녀의 양아버지를 포함해) 트럼프 정권이 보석을 거부한 정부 인사를 지원할지 고민한다. 자넬에게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팀 동료도 있다. 그녀가 참여하기로 예정된 가장 큰 공연인 에센스 페스티벌과 NYC 프라이드가 취소되면서 이 일은 더욱 어려워졌다.
“제 밴드와 크루를 힘 닿는 데까지 도우려고 합니다. 계속 노력하고 있고, 스스로를 경제적으로 지탱할 다른 방법을 찾아야만 하죠. 너무 절망해서 울어버릴 때도 있었어요. 저 스스로만 위해서가 아니고, 이 상황에 영향을 받는 모두 때문에요. 모두가 누군가를 잃고 있잖아요.”
1,200달러라는 정부의 미미한 재난 지원 어음에 실망한 자넬 모네이는 애틀랜타에서 원더랜드 아츠 소사이어티를 통해 인류애적 노력을 기울였다. 통신사 버라이즌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지역 기반 사업을 하는 흑인과 LGBTQ+ 계층에 금전적인 지원을 하기로 했다. 또 2018년부터 그녀는 미셸 오바마가 시작한 비영리 투표 관련 기관인 ‘우리가 모두 투표하는 날(When We All Vote)’의 공동 의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저는 조직 기획 관련 일을 많이 하고 있어요. 우리 모두가 같은 입장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녀가 말했다. “제가 집 안에 있는 것은 집세나 식비를 감당하기도 빠듯한 아이 다섯 명을 키우는 싱글맘이 집에 있는 것과는 다르잖아요.”
자넬은 정치에 관련된 이야기에 대해서는 지칠 줄을 몰랐다. 그녀는 모든 대화의 주제를 거버넌스, 자본주의, 기업의 탐욕, 시민들에게 더 많은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결론으로 끌고 갔다. 예술에 대한 그녀의 해박함은 촬영장과 녹음실을 넘어섰다. 그녀의 사상은 인류애, 사회운동, 그녀가 하는 모든 행위에 함께한다.
“활동가로서 수많은 커뮤니티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녀만의 플랫폼을 사용해요.” 미셸 오바마가 말했다. “미국의 많은 젊은이가 투표를 통해 스스로의 권리를 되찾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영감을 불어넣었죠.”
나는 자넬 모네이를 직접 만나볼 수 없었기 때문에 그녀의 친구들에게 첫 만남에 대한 이야기를 청해 들었다. 자넬의 친구들을 통해서도 그녀를 만났고,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에리카 바두(Erykah Badu)는 자넬이 2010년 자신의 투어에 에리카를 초청하면서 처음 만났다. “애리조나의 세도나라는 곳에서 처음 만났는데, 보텍스(지구의 전자기파가 강하게 발생하는 지역으로, 애리조나의 세도나 보텍스가 유명함)를 방문했어요.” 이 얘기를 듣기 전까지 나는 세도나 보텍스가 뭔지도 몰랐다. 보텍스란, 애리조나 관광 안내소의 설명에 따르면 ‘힐링, 명상, 자아 탐색에 유익한 에너지가 휘몰아치는 공간’을 말한다. 진짜 우주라는 것은 엄청났다. “아무도 담배를 피우거나 술을 마시지 않아요. 모두 정말로 깨끗하고 맑은 정신으로 있죠. 모두가 그 균형 잡힌 느낌을 통해 경계를 풀게 돼요.” 에리카 바두와 자넬은 빠르게 가까워졌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순간에는 서로가 마치 서로의 거울 같았어요. 쌍둥이 같아요.”
빌리 포터는 자넬을 더 화려한 장소에서 만났다. 자넬이 올해 초 오스카 시상식에서 함께 공연하기를 청한 것이다. 과거에 에미상과 토니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빌리 포터는 완벽한 무대 파트너였다. 하지만 자넬은 그와 함께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다른 제안이 들어왔는데, 자넬이 ‘빌리가 없으면 하지 않을 거예요’라고 했다더군요. 자넬이 저를 위해 로비를 했죠.” 그 후 이 두 사람은 비욘세와 제이 지가 개최한 오스카 파티에서 칵테일 잔을 맞부딪칠 수 있었다.
보텍스 투어. 인파로 뒤덮인 파티. 인간 문명의 흐름이 뒤바뀌기 한참 전부터 이어져오는 전통 같은 만남인 것이다. 격리 기간에 자넬은 프라이버시에 대한 집착과 그녀의 연인, 심지어는 앉아 있는 방에 대해서조차 왜 그렇게 말하기 힘든지 고민했다. 그녀의 마음속에는 오래된 트라우마가 있었다. 특히 아버지와 관련된 기억이었다.
지금은 가까운 사이가 되었지만, 그녀가 어릴 때 아버지가 약물중독으로 다투어 복역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지금은 중독에서 벗어나서 좋아요. 하지만 성장기에 버려졌다는 느낌이 남아 있어요. 아버지가 언제 돌아올지 알 수 없었으니까요. 전 불안이 심해요. 늘 심해요.” 그녀는 중학생 때 친구들과 함께 입장료로 2달러씩 받는 파티를 열었던 일을 회상했다. 파티 전에 자넬은 문을 걸어 잠그고 화장실에 숨었다. “아무도 안 오겠지. 아무도 파티에 오지 않을 거라고 혼자 생각했어요.” 이러한 감정은 그녀의 작업과 사생활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만약 솔직하게 지금 어떤 상태인지 말했다면 저는 버려졌을까요? 제 팬들이 저를 외면하게 될까요? 제 가족도 저를 저버리면요?” 그녀는 트라우마를 둘러싼 이런 감정과 기억을 일기와 음악으로 풀어내려고 한다. 그 기억과 감정은 어떤 소리를 내는가? 어떻게 느껴지는가? 어떤 색깔인가?
나는 줌을 통한 인터뷰를 마무리한 뒤 며칠이 지나 다시 자넬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녀는 코로나 이슈에 대한 화보 촬영을 마무리했으며, 그때와 같은 머리 스타일로 촬영했다고 알려주었다. “지금의 저를 보여주는 것이 좋아요.” 그녀가 말했다. 수은중독으로 인한 가장 나쁜 증상(피로, 탈모, 탈진)은 다행히도 완전히 극복한 상태였다.
자넬은 최근 운전하는 자동차 안에서 마스크를 쓴 사람들을 관찰하며 오늘날의 세계에 함께하고 있었다. 또 전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이사회 의장이자 투자 전문가인 멜로디 홉슨(Mellody Hobson)이 들려준 이야기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고 있었다. (자넬은 조지 루카스와 멜로디 홉슨의 2013년 결혼식에서 축하 공연을 했다.) 홉슨은 자넬에게 “스페인 독감도 극복해낸 것처럼, 이번에도 극복해낼 거야. 백신이 나올 거고, 미래가 있을 거야”라고 말했다.
“진짜 폭동이 일어날 수도 있어요.” 자넬이 현재 사태에 대해 말했다. “대중은 이 상황이 계속되기를 원하지 않아요. 더 나은 공공 의료를 요구하고, 환경과 건강에 대해서 과학자의 소견에 귀 기울일 것을 요구하고 있어요.”
자가 격리 기간에도 여전히 자넬은 몇 가지 즐거움을 되찾을 준비가 되어 있다. 그녀는 어머니와 포옹하고 싶다. 그녀의 언니와 조카도 끌어안고 싶다. 남아프리카를 여행하고 싶다. 다시 한번 더 진정한 삶을 살고 싶다. 무엇보다 음악이 울려 퍼지고 사람들이 가득 찬, 밀착해서 움직이는 공간에 있고 싶다. “파티에 갈 준비는 됐어요.” 그녀가 힘주어 말했다. “영혼까지 땀 흘리고, 웃고, 춤추는 그런 파티요.”
- 글쓴이
- Yohana Desta
- 포토그래퍼
- Collier Scho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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