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우성, 인간 정우성
배우 정우성이자 ‘인간 정우성’의 이야기가 많은 이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습니다.
가난한 유년 시절을 보낸 잘생긴 청년 정우성.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자퇴하고 생업 전선에 뛰어들었습니다. 이후 알바란 알바는 다 하며 생계를 이어갔죠. 커피숍에서 알바하다가 캐스팅된 그는 모델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모델과 알바를 겸하던 중 그는 영화 <구미호>를 통해 연기자의 길에 발을 들였습니다.
이후 그는 1990년대 청춘들의 로망이었던 영화 <비트>를 통해 스타로 급부상했죠. ‘Let It Be’를 배경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도로를 질주하는 정우성의 모습은 곧 당시를 살아가던 X세대의 초상이었으니까요. 세기말을 앞두고 있던 1997년, 그는 하나의 아이콘으로 떠올랐습니다.
많은 청춘이 정우성을 따라 하기 위해 청재킷을 입고, 담배를 피우고, 오토바이를 탔습니다. 20년이 훌쩍 지난 지금, 이 부분에 대해 정우성은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자신의 생각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형 때문에 담배 배웠어요’, ‘형 때문에 오토바이 사고 났어요’, 이런 얘기. 멋있었어, 그 얘기인데 저는 그런 얘기가 굉장히 미안하더라고요, 아프더라고요. 어떤 영화의 캐릭터를 만나서 구현하고 어떤 영화를 선택하는 데 조금 다른 확장된 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 것 같아요.”
정우성은 <비트> 이후 지금은 절친이 된 배우 이정재를 만나게 해준 영화 <태양은 없다>로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남성들의 로망이자 여성들의 이상형으로 자리 잡았죠. 물론 <러브>와 <무사>, <중천> 등 실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건재함을 알렸습니다. 이어 선택한 <감시자들>, <신의 한 수>, <더 킹>, <증인> 등도 좋은 평을 얻었고요.
작품 활동 외에도 그는 사회문제나 세계적인 문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대표적으로 6년째 유엔난민기구(UNHCR) 친선대사로 활동 중인 것만 보아도 알 수 있죠.
난민 문제에 대해 소신 발언을 하는 그에게 여전히 악플도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우성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겸허히 받아들였습니다.
“아니에요, 화는 안 나고요. 왜냐하면, 배우로서나 영화 관련해서 댓글은 일일이 찾아보지 않는데 난민기구 관련한 인터뷰는 다 찾아볼 수밖에 없어요. 이해의 부족으로, 오해로, 그 오해가 확신으로 굳어져서 두려움으로 바뀔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이야기가 있다는 건 당연한 거고. 그런 오해와 이해의 불충분을 풀어나가는 시간이 필요한 거죠. 불이해가 나쁜 건 아니니까요.”
어느덧 배우로 살아온 시간도 꽤 길어졌는데요, 정우성은 이제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배우라는 직업에 100% 만족해요. 영화 작업이라는 것이 인간, 관계, 인간성, 우리 사회에 대해 고민하는 거잖아요. 그런 고민을 끊임없이 할 수 있는 직업은 큰 행운이죠. 후회한 적 없어요. 하지만 다시 하겠느냐고 물으면 ‘안 할래’라고 할 거예요. 충분히 많이 사랑받았습니다. 배우라는 과정이 힘들었다기보다는 직업의 특성상 익명성을 갖기 힘들잖아요. 많은 영향력을 내포하고 무게를 생각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다. 그런 부담이 있어 익명성을 보장받는 직업에 임하고 싶어요.”
한 명의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많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정우성. 그는 가상으로 정한 자신의 은퇴사를 이렇게 말했습니다.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살았습니다.” 어쩌면 이 인사는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그에게, 훗날 우리가 들려줘야 할 말이 아닐까요?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
- 아티스트컴퍼니, 주용균, 유영규, tvN, @toj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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