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혜정의 고백 같은 책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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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정의 고백 같은 책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

2020-08-10T20:56:02+00:00 2020.08.11|

예술가를 뜨겁게 응원해온 신실한 관찰자, 예술가의 세계를 온전한 시선으로 전해온 안내자. <하퍼스 바자>와 <보그> 피처 디렉터를 거쳐 국제갤러리 디렉터로 있는 윤혜정이 예술가 19인의 인터뷰를 담은 고백 같은 책 <나의 사적인 예술가들>을 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예술 앞에서 중얼거리곤 한다. 예술은 어렵다는 명제는 예술가들의 언어가 우리의 것과 다르다는 데서 시작된다. 예술가들로부터 가슴에 불이 켜진 듯 영감을 얻고 가슴 떨리는 감동을 받지만 예술가들의 언어까지 사랑하긴 힘들 때가 많다. 그들의 언어는 종종 난해하고 때로는 감성을 쪼그라들게 한다. 설명을 원하는 대중과 날것의 예술가 사이. <하퍼스 바자>와 <보그> 피처 디렉터를 거쳐 국제갤러리 디렉터로 일하는 윤혜정은 그 거리를 자신만의 독자적 언어로 메웠다. 패션 잡지와 예술가는 패션 잡지가 탄생한 이래 동행해왔고, 마음껏 예술을 향유하고 사유할 수 있던 특별한 위치에서 윤혜정은 인터뷰라는 방식을 통해 예술가의 세계를 정확하고도 흥미진진하게 전해왔다. 인터넷만 접속하면 예술가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지만 예술가를 바라보는 시각은 비어 있다. 물론 그 판단조차 수용자의 몫이지만 깊은 관심과 순수한 호기심을 가졌을 때만 할 수 있는 질문, 신뢰와 존중 속에서 나누는 유려한 대화, 시대와 환경, 산업 속에서 바라보는 날카로운 조망이 담긴 윤혜정의 글은 신기할 정도로 예술가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킨다. 도록이 아니지만 정확하고, 평론이 아니지만 미적 성찰이 느껴진다. <고독한 미식가>로 혼밥을 설파한 만화가로만 알려진 다니구치 지로에게 날카로우면서도 서정적인 면이 있음을 꺼내 보이고, 프랑스 작가인 아니 에르노가 경험과 기억에 입각해 쓴 부모님에 대한 글이 지구 반대편 기차간에서 눈물을 질질 짜낼 만큼 와닿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전혀 몰랐던 작가라면 작품 세계가 한눈에 펼쳐지고, 잘 알았던 작가라면 새롭게 보이는 마법 같은 순간. 세상을 다르게 보고 쓰고 싶은 갈증에 따라 예술가들을 좇아온 저자의 여정은 그 자체로 예술을 감각하는 새로운 방법이 된다.

기자로서 20여 년 동안 500여 명을 인터뷰했다. 그리고 이 책에는 19인만 실렸다. 내게 크고 작은 각성의 순간을 선사한 사람들이다. 만난 당시에 강렬함을 안겼거나, 거시적으로 좋은 영향을 주었거나. 디터 람스는 이베이를 뒤져보게 만들었고, 슈타이들은 당장 그의 출판사에 취직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했다. 상대적으로 국내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꼭 소개하고 싶었던 이들도, 만날 때마다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하는 예술가도 있다. 특히 19명 중 몇몇은 굉장히 오래 본 사람들이고 그런 관계에서만 쓸 수 있는 인터뷰가 분명 있다고 여겼다.

인터뷰는 처음 만나 본론에 들어가야 하는 목적성이 뚜렷한 작업인데, 여러 번 만난 인터뷰이와는 무엇이 생기나. 기본적으로 신뢰다. 같은 사람과 인터뷰를 한 번 더 할 수 있다는 건 지난 인터뷰가 서로 만족스럽다는 증거다. 자신의 이야기를 잘 전달해줄 수 있다는 신뢰가 생기면 남들이 못하는 질문을 할 수 있다. 서로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깊게 들어갈 수 있어서 인터뷰를 입체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가령 박찬욱 감독과 영화로 몇 차례 인터뷰했고 사진작가로 한 번 인터뷰했다. 인간적으로 친하지 않지만 영화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으니 사진 작업도 굉장히 일맥상통하게 풀 수 있는 지점이 있었다.

19인의 예술가 모두 나이가 지긋한 편이다. 시간이 인물이 지닌 세계의 넓이와 깊이에 비례할까. 한 가지 일에 소명 의식을 갖고 오래 일한 사람에 대한 존중의 마음이 크다. 자기가 맞다고 여기는 방향을 초지일관 밀어붙이는 힘은 아무한테나 나오지 않는다. 예술품을 내놓는다는 것은 불확실성을 극복하는 확신이다. 예를 들어 양혜규 작가는 아무도 자신을 봐주지 않을 때 ‘창고 피스’라는 작품을 내놨다. 예술가라면 모두 뉴욕으로 가던 시절, 허허벌판이었던 LA에서 그 풍경을 자기 식으로 남기겠다고 생각했던 에드 루샤는 어떤가. 아무도 환영하지 않는 별난 건축을 고집한 프랭크 게리는 또 어떻고. 이들은 그렇게 초지일관했고, 이들의 우직한 행보는 LA의 역사가 되었다. 어떤 예술가든 현재 혁신적이라는 평을 받을 수 있는 건 그 시대가 원하지 않았거나, 예상하지 못했거나, 낯선 무언가를 보여주었기 때문인데, 그건 놀라울 정도의 자기 확신과 자신감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평생 몰두해온 그런 지점들을 목격할 때마다 머리를 얻어맞은 것처럼 띵했고 소름이 돋았다. 살다 보면 고집스럽게 자기 길을 가기가 힘들다. 예술가들이 만든 길을 보며 나는 감동 아닌 감동을 받았고, 자연스럽게 이 인터뷰집에는 자기 세계를 오래 일군 사람들이 모였다.

인터뷰 중 어떤 순간을 가장 좋아하나. 배가 너무 고프면 시야가 좁아졌다가 음식을 먹으면 시야가 확 트이는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인터뷰에서도 개안하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생각지 못한 부분을 건드렸는데 현명한 답이 강력히 다가왔을 때 머릿속 모세혈관이 확장되는 듯하다. 인터뷰란 어떤 사람의 세계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일이다. 이미 나는 영향을 받았기 때문에 인터뷰하기 전과 후는 다른 시간이다. 그러고 나서 인터뷰이와 인사하고 돌아설 때 가장 기분이 좋다.

여러 날 준비한 질문지를 4분의 1 크기로 인쇄해 수첩에 붙이고 추가 질문이나 주관적 단상을 빼곡히 적어둔 후 한시도 손에서 놓지 않고 들여다보다가 인터뷰를 시작하면 보지 않는다는 준비 과정이 흥미롭다. 기존 자료를 바탕으로 그 사람을 알아가며 계속 그 세계를 상상하고 확장한다. 예술가의 경우 아카데믹한 자료가 많기 때문에 내 시선으로 소화하기까지 오래 걸린다. 나만 할 수 있는 질문 혹은 다른 이야기를 끌어낼 수 있는 질문을 많이 연구한다. 모든 인터뷰는 전달을 전제로 하지만 의도적으로 ‘이 작품이 나한테 어떤 영향을 끼쳤나’ 같은 주관을 많이 넣고자 했다.

인터뷰어가 드러나는 인터뷰, 인터뷰이에게 모든 빛을 주는 인터뷰 중 무엇이 좋은 인터뷰일까. 인터뷰어가 사적인 감상을 쓴다고 인터뷰이가 가려지진 않는다. 그러기엔 예술가들의 세계는 너무 광활하고 깊다. 현대미술은 어렵다는 선입견이 있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미술에 큰 관심은 없더라도 보는 사람들, 미술에 관심 있더라도 어렵다고 여기는 사람들에게 미술을 친절하게 풀어주는 데 내 역할이 있다. 사적인 단상을 툭툭 꽂아 이정표 삼아 나아간다. 내 느낌이 작품을 즐기는 데 조금이라도 단서가 되도록 예술가의 작품 세계를 정확히 전달하고자 한다. 예술에 생명력을 더하는 건, 보고 듣고 생각하고 되새기며 기억하는 에디터 같은 관찰자들이다.

우리는 예술가들이 예민하고 까다롭고 감정적이라는 선입견이 있다. 인터뷰는 순진한 사람이 잘하는 것 같다(웃음). 그런 사람들이 작품 세계에 확 빠져들고 인터뷰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찾으며 인터뷰 준비도 열심히 한다. 예술가는 다들 고수라서 인터뷰어가 자기 작품에 대해 얼마만큼 연구해왔는지 다 안다. 그 고민과 시간과 노력이 전해지는 순간에 마음이 열린다. 나는 인터뷰 준비에 절대적으로 시간을 많이 쓴다. 살다 보면 사실 노력 같은 것들이 허사가 될 때가 많은데 인터뷰에서는 그 노력이 대체로 보상을 받았다.

질문 수준을 독자들이 평가하는 세상이기도 하다. 배우나 셀럽의 경우 여러 작전이 필요하지만 예술가들은 정공법으로 가면 된다. ‘이건 무슨 말인지 모르겠더라고요.’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왜 이렇게 하신 거예요?’ 솔직하게 묻는 게 제일 잘 맞는 사람들이다.

인터뷰 글은 인터뷰이 없이 성립될 수 없다는 점에서 평가절하되기도 한다. 혹자는 남의 말을 옮겨 적는 게 글이냐고도 한다. 인터뷰 글은 인터뷰어의 온전한 창작물일까. 남의 말을 옮겨 적는 게 나쁜가. 남의 말을 듣는 게 나쁜가. 이제는 남의 말을 좀 들어야 하지 않나. 인터뷰는 말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잘 듣는 사람이 잘한다. 물론 인터뷰는 나만의 창작물이 될 수 없다. 나는 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매개이고, 상대에게 무엇을 질문할 것인가, 그들의 말을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에 내 시각이 들어간다. 그게 없으면 그냥 녹취록이다. 인터뷰는 그 사람을 좋아하고 존경하는 마음 자체가 만들어낸 사건이다. 사실 예술가의 얘기가 내 것이 아니다 보니 점성이 없는 모래같이 느껴진다. 쥐고 펴기를 며칠 반복하다 보면 손에 남는 게 있는데 그게 진짜다. 예술가 인터뷰는 결국 내 손에 남은 것만 독자에게 주는 과정이다.

기자 일은 어떻게 시작했나. 어쩌다 우연히. 대학원생 때 논문 때문에 인터뷰하러 갔다가 인터뷰를 끝내고 제안을 받았다. 어떤 잡지를 창간할 건데 같이 해보자고. 그때도 ‘왜요?’ 그랬다(웃음). 자기가 인터뷰를 많이 해봤는데 되게 끈질기게 물어본다고 했다.

인터뷰 외에 평소 예술을 향유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전시 작품을 직접 보는 것과 사진으로 보는 것은 천지 차이다. 전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만든 한시적인 사건이다. 그걸 놓치지 않고자 부지런히 보고 다닌다. 젠더 감수성이 젠더에 대해 민감하게 여기고 이해하는 것이듯 예술도 마찬가지다. 미술 작품을 자기 식으로 느끼기 위해서는 훈련이 필요하다. 스스로 예술 감수성을 열어놓고 많이 생각한다.

맥락 없이 일종의 미문만 각광받는 시대에 5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의 사용법을 알려준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필요도,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다. 관심 있는 사람부터 읽으면 된다. ‘예술이 밥 먹여주냐’고 하는데 밥만 먹고 살 수 없을 때 딴생각도 하면서 사는 것 아닐까. 그러다 보면 예술가에 관심도 생기고, 그래도 관심이 생기지 않으면 이렇게까지 자기 일에 몰두하는 사람도 있구나 봐주면 될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사람들이 예술가에 대해 좀 더 궁금해했으면 좋겠다.

19개의 질문과 19개의 대답

삶의 한 조각을 뜨겁게 나눴을 때 예술가들은 때로 뇌리에서 절대 떠나지 않을 대답을 한다. 게르하르트 슈타이들부터 제니 홀저, 틸다 스윈튼, 장-필립 델옴므까지. 명언으로 불러도 좋을 예술가들의 대답과 발화점을 제공한 윤혜정의 질문.

©Janghyun Hong

 

TILDA SWINTON | Actress
제 딸도 강아지를 아주 좋아하는데 만지지를 못해요. 그녀를 위한 조언을 부탁해도 될까요? 무엇인가와 마음을 나누기 위해 강아지든 고양이든 꼭 손으로, 물리적으로 만져야 할 필요는 없다고, 그녀에게 말해주는 건 어떨까요?

©Jaeho Chong

KIMSOOJA | Artist
이 모든 질문의 원형으로 돌아가보죠. 그럼에도 왜 예술가로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인생처럼 예술에도 정답이 없어요. 그렇지만 나름의 입장에서 최선의 경지라 여기는 삶과 작품의 방식이 있지요. 흥미로운 질문에 관심을 두며, 예술이건 삶이건 열심히 성찰하고 답하고자 노력해왔어요, 앞으로도 그렇게 할 거고요. (중략) 내가 추구하는 건 명성이 아니라 진실하고 정직한 가치입니다. 예술 하는 행위 자체로 영혼의, 사회의 등대가 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지 않을까요.

Provided by Daelim Museum

GERHARD STEIDL | Publisher
지금까지 만든 책 중 최고의 책을 꼽을 수 있을까요? 나의 답은 언제나 “내가 내일 작업할 책”입니다. 과거 프로젝트와 기존에 쌓은 모든 경험이 다음 작업에 그대로 담길 테니까요. 미래를 위해 오늘이나 어제 했던 걸 스스로 반복하지 않습니다.

©Tamotsu Shimada, Provided by Daelim Museum

DIETER RAMS | Industrial Designer
요즘도 여전히 ‘좋은 디자인’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을 텐데, 어떻게 답하곤 합니까? 언젠가 면도기를 디자인할 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훌륭한 디자인은 훌륭한 영국 집사와 같다고요. (중략) 편안한 집처럼 느낄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바로 좋은 디자인입니다.

©Dukhwa Jang

ISAAC JULIEN | Installation Artist and Filmmaker
(중략) 미술 작품은 설사 아름답지 않은 이야기라도 아름다운 형태와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요?
내 작업의 과정은 누군가를 대변하는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하느냐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더 나아가 아름다움이라는 질문에 다가갈 일조차 없는 누군가가 되어 작품을 만듭니다.

©Mario Sorrenti, Provided by Kukje Gallery

RONI HORN | Artist and Writer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 작업에 미치는 영향이 있나요? (중략) 나 자신이 누구인지, 그 정체성에 대해 덜 노심초사하게 되었죠. 나이 든다는 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에요. 현재 실존하고, 존재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과도 같습니다.

©Hyea W. Kang

ED RUSCHA | Artist
다섯 살짜리 아이가 묻습니다. “예술이 뭔가요?” 뭐라고 답하면 좋을까요? ‘예술’이라는 단어는 너무 모호하고 터무니없어서 웃음이 나올 정도예요. 무엇이든 예술이 될 수 있어요. 그리고 누구나가 말하는 모든 것이 바로 예술이에요.

©Peter Han

TANIGUCHI JIRO | Manga Writer
(집의 시선에서 본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는 이야기에) 동의해요. 인간만 살아 있는 건 아니니까요. 그래요. 하지만 인간은 인간만이 최고라고 생각하죠. 그게 아니라는 걸, 난 만화를 통해 말해왔어요. 자연이든, 동물이든 인간과 함께 사는 거라고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난 아직도 너무 많은 걸 써버리며 살고 있지 않나요… 지금 내 앞에 있는 종이도, 겸손함도, 감정도.

 

©Catherine Hélie, Provided by Éditions Gallimard

ANNIE ERNAUX | Writer
세상의 모든 여성에게 단 한 마디만 전하자면요? 아무에게도 복종하지 마세요

©Dukhwa Jang

CHANWOOK PARK | Film Director
본인이 창조한 캐릭터라 해도 주로 마음이 가는 사람들이 있을 듯합니다. 딜레마의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하느냐, 이렇게 해도 나쁘고 저렇게 해도 나쁜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 주로 그걸 묘사하는 편이죠. 투쟁하는 사람들, 탈출하기 위해, 복수하기 위해 늘 운명에 맞서 싸우는 사람들이에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딜레마나 사소한 도덕적 문제라도 극적으로 과장해놓으면 그 본질이 드러나게 됩니다. 그게 가치 있는 작업이 되는 거죠.

©Takehiro Goto

RYUICHI SAKAMOTO | Pianist and Composer
좋은 영화음악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저도 젊었을 땐 못지않게 자기중심적이었고, 내 음악만 돋보이면 된다고 생각했어요. 내 의도와 달리 음악이 편집되기라도 하면 큰 충격을 받았죠. (중략) 지금은 누가 뭐라 해도 영화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옳다 봐요. (중략) 영화음악 작업을 할 때마다 내 음악이 영화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자고 스스로 결심합니다.

 

©Christian Grund, Provided by Kukje Gallery

UGO RONDINONE | Artist
당신이 피력하는 수동성의 개념은 매우 복잡할 것 같은데, 이를 온전히 이해해야만 전시를 제대로 볼 수 있는 걸까요? 전혀요. 내가 원하는 건 관객들이 그냥 작품을 바라보는 겁니다. (중략) 작업하는 내게도 예술품이라는 결과는 빙산의 꼭대기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나 자신이 지닌 끊임없는 독백이나 다름없어요.

©Julien Jouanjus

MATALI CRASSET | Designer
당신이 여전히 믿고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프랑스 예술가 로베르 필리우의 “예술은 인생이 예술보다 더 흥미롭다고 생각하게 만든다”라는 문장이 떠올라요. 나는 이를 내 디자인에 적용하고자 해요.

©Kunalum Lee

CANDIDA HÖFER | Photographer
작가로서 무엇을 가장 회의하나요? 나는 나 자신에 회의를 품습니다.

©Richard Choi

JENNY HOLZER | Artist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길 꿈꾸나요? 의미 있고 쓸모 있는 것을 내놓고 싶어요. 나의 작업이 너그러움, 박식함, 재미있음, 끔찍함, 사랑스러움, 신비함의 알 수 없는 조합이면 좋겠습니다.

©Janghyun Hong, Provided by Kukje Gallery

HAEGUE YANG | Artist
신비주의를 의도한 건 아니겠지만, ‘작가 양혜규’뿐 아니라 ‘인간 양혜규’도 궁금해들 합니다. 제가 파악한바 일할 땐 질릴 정도로 까다롭게 굴지만,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절친한 동료처럼 느껴집니다. 좋은 작가와 좋은 인간, 어느 쪽에 더 욕심이 납니까? (중략) 맞아요, 예전에도 그런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적 있어요. 그런데, 어쩔 수 없어요. 좋은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심을 버리고, 그냥 칼잡이로 살자 싶어요. 저는 그때그때 인간적인 평가를 스스로에게 내리지 않아요. 그렇게 하면 이렇게 살지를 못해요. 왜, 그런 작가들 많잖아요. 대하기는 어렵지만, 막상 만나면 다정한. 그렇게 만났을 때 다정할 수 있는 이유는 평소 그만한 방패를 치고 살았기 때문이에요. 아마 그 방패가 없었으면 견디지 못했을 겁니다.

©Myeungsoo Lee

ISABELLE HUPPERT | Actress
무엇이 당신에게 영감을 주나요? 세상 모든 것이 내 마음을 동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동시에 그 어떤 것도 영감이 되지는 않아요. 제게 영감은 오직 내 머릿속, 자율적인 나만의 상상 속에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영감 받는 그 어떤 것도 실재하지 않아요.

©Claire Dorn

JEAN-PHILIPPE DELHOMME | Painter
인간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당신의 판타지는 무엇인가요?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