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의 뮤즈’ 스텔라 테넌트, 세상 떠났다
샤넬의 뮤즈였던 영국 모델 스텔라 테넌트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패션계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22일 스텔라 테넌트가 사망했습니다. 50세 생일을 보낸 지 닷새 만입니다. BBC는 그녀의 사망에 대해 “의심스러운 정황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도했습니다. 유족들은 23일 성명을 통해 “그는 멋진 여성이었으며 모두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다”고 밝히면서 사생활을 존중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스텔라 테넌트는 앤드루 캐번디시 데번셔 공작의 손녀로, 스코틀랜드 귀족 집안 출신입니다. 모델로 데뷔하기 전에는 영국 사우샘프턴대 윈체스터예술학교에 다녔으며, 조각에도 재능이 있어 조각가로도 활동했죠.
1993년 당시 22세였던 테넌트는 영국 <보그> 12월호 ‘앵글로 색슨 애티튜드(Anglo-Saxon Attitude)’의 표지를 장식하면서 모델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포토그래퍼 스티븐 마이젤은 그녀와 작업 후 만족해 다음 날 이탈리아 <보그>의 파리 촬영에 그녀를 또다시 초대했죠. 이후 그녀는 마이젤의 뮤즈가 되었으며, 마리오 테스티노, 데이비드 심스, 마크 보스윅을 비롯해 1990년대 가장 영향력 있는 패션 포토그래퍼들이 가장 좋아하는 모델로 손꼽혔습니다.
가녀린 몸매와 창백한 피부, 선 굵은 외모로 중성적인 매력을 풍기던 그녀는 모두를 단숨에 사로잡았습니다. 스텔라 맥카트니, 장 폴 고티에, 베르사체 등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이 그녀에게 러브콜을 보내 패션쇼에 올랐죠. 그뿐 아니라 캘빈 클라인, 에르메스, 버버리, 알렉산더 맥퀸 등의 브랜드 모델로도 활동했습니다.
그녀의 모델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름, 바로 샤넬입니다. 테넌트는 ‘샤넬의 뮤즈’였습니다.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였던 칼 라거펠트가 테넌트를 샤넬의 새로운 얼굴로 선택했습니다. 그녀의 차가운 무표정이 코코 샤넬 여사와 닮았다고 강조하기도 했죠. 테넌트는 20년 넘게 샤넬 모델로 활동하며 전설로 자리 잡았습니다. “내 몸의 변화는 나 자신보다 샤넬 사람들이 더 잘 알아챈다”고 말할 정도였죠.
테넌트는 프랑스 출신 사진작가 다비드 라스네와 결혼해 자녀 넷을 뒀습니다. 1998년 아이를 가지면서 런웨이에서 은퇴한 테넌트. 하지만 이후에도 패션쇼와 여러 공식 석상에 종종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녀는 패션 산업의 공해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패스트 패션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자며 캠페인을 활발히 벌였습니다. 지난해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인터뷰에서는 “습관을 바꾸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죠.
테넌트는 2012년 스코틀랜드 패션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으며, 런던 올림픽 폐막식 무대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테넌트의 사망 직후 브랜드 베르사체는 트위터에 “그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며 애도했습니다. 베르사체 그룹 부회장이자 수석 디자이너인 도나텔라 베르사체는 “테넌트가 떠나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당신과 함께했던 순간순간을 마음속에 간직하겠다”고 추모했습니다. 디자이너 스텔라 맥카트니는 “완벽한 외모보다도 아름다운 내면을 가졌던 사람”이라고 테넌트를 추억했습니다.
많은 이의 기억에 전설로 자리한 스텔라 테넌트. 평화롭게 잠들기를!
- 에디터
- 오기쁨(프리랜스 에디터)
- 포토
- V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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