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우리의 현재를 관찰하는 현미경

2021.01.07

by 김나랑

    우리의 현재를 관찰하는 현미경

    대한민국의 오늘은 어떤 모습일까? ‘대한상의 사진 공모전’은 노동자의 작업복부터 코로나19 방역 현장까지, 우리의 현재를 관찰하는 현미경이다.

    가장의 가장 아름다운 옷_김승권
    “2019년 11월 경남 김해의 노동자 작업복 공동세탁소에서 마주친 옷입니다. 기름때 묻은 작업복의 주인은 우리의 아버지, 청년, 이주 노동자 모두죠. 건강한 일터를 다시 한번 기원합니다.”

    땀과 기름때가 묻은 붉은 작업복 사진에 눈길이 멈췄다. ‘가장의 가장 아름다운 옷’이란 제목의 이 사진은 ‘제7회 대한상의 사진 공모전’의 ‘상공인의 일터 그리고 삶’ 부문 대상 수상작으로, 2019년 11월 19일 한 노동자의 작업복을 찍은 것이다. <경남신문>의 김승권 기자는 촬영을 위해 경남 김해의 노동자 작업복 공동세탁소를 여러 차례 방문했다. “공동세탁소가 생기면서 단순히 작업복을 수거해 세탁, 건조하는 과정을 소개하는 기사가 많았습니다. 저는 그곳에 모이는 작업복 이면의 삶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이 옷의 주인공은 우리의 아버지일 수 있고, 갓 사회에 나온 청년 혹은 이주 노동자일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옷이죠.”

    보험설계사 거리 두기 시험_김철빈
    “4월 26일 용인시 기흥구 흥국생명 연수원 운동장에서 치러진 보험설계사 자격시험입니다. 시험이 코로나19로 3개월간 연기되다가, 응시생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기에 야외에서 거리 두기를 한 상태에서 진행됐죠. 책상의 각 잡힌 행렬이 K-방역의 엄격함과 우수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작품처럼 ‘대한상의 사진 공모전’은 대한민국 경제를 이끄는 기업과 근로자의 모습을 사진 자료로 남기자는 취지로 2014년부터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상공인의 일터 그리고 삶’ 부문과 더불어 ‘코로나19 특별전’이 함께 마련됐고, 역대 최대인 5,500여 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코로나19’ 부문의 대상 수상작은 강남구 구룡마을의 방역 작업을 수행하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장병의 모습을 담은 ‘구석구석 꼼꼼히’다. 사진을 촬영한 <UPI뉴스>의 정병혁 기자는 한 해 동안 코로나19 관련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왔다. “지난 설부터 코로나19 관련 사진을 찍었는데 두 번째 겨울이 온 지금도 여전하다니 안타깝습니다. 이 사태가 해결되는 그날까지 장갑을 끼고 손 소독제를 들고 다니며,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의료진과 시민들의 모습을 보다 생생히 담아내고 싶어요.” 우리 삶의 면면을 확대해 들여다볼 수 있는 수상작 82점은 사진 공모전 사이트(kcciphoto.korcham.net)에서 온라인으로 전시하고 있다.

    비현실과 현실 그 사이에서_하상윤
    “재택근무가 확대되는 가운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의 한산한 모습을 촬영하고자 그곳을 방문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건설 노동자 여럿을 마주쳤습니다. 여름에도 마스크를 쓴 채 피곤한 모습으로 횡단보도에 서 계셨죠. 이들은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직종이어서 위험을 감수하고 현장에 나와야 합니다. 아이러니한 상황에, 배경의 공사장 그림이 더해져 더욱 비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구석구석 꼼꼼히_정병혁
    “서울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방역 작업을 하는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장병들의 모습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코로나19와 관련한 사진 촬영을 해오면서 우리 의료진과 시민들의 노력에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커다란 버스보다 고급 승용차보다_이충우
    “출근길 남대문 근처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가족입니다. 같은 부모로서 아버지의 모습이 애잔하면서도 커 보였어요. 아이들은 아버지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기쁜 표정이었죠. 주변의 고급 승용차나 버스보다 아버지의 자전거가 아이에겐 가장 안전하고 큰 세상일 듯합니다.”

    에디터
    김나랑
    사진
    Courtesy of 대한상공회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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