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골든글로브 트로피 안았다!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은 영화 <미나리>.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좋은 결과를 얻으며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나리>가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우수 외국어영화상을 받았습니다. 한국어 영화, 한국계 감독의 영화가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건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이날 배우 갤 가돗이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수상자로 <미나리>의 정이삭 감독을 호명하자, 일곱 살 난 딸이 그를 꽉 끌어안았습니다. 정이삭 감독은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 소감을 말했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에게 이 ‘사랑의 언어’로 말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어요. 특히 올해는요.”
<미나리>는 1980년대 한인 가족의 미국 아칸소 정착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1978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태어나 남부 아칸소 시골 마을에서 자란 정이삭 감독의 유년 시절이 투영되어 있죠.
가족을 이끌고 미국으로 온 ‘제이콥(스티븐 연)’은 정이삭 감독의 아버지이자, 정 감독 자신이 투영된 인물입니다. 많은 주목을 받은 ‘순자(윤여정)’ 역시 정이삭 감독의 할머니를 모델로 했죠. 그는 딸에게 보여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국인 이민자 가족의 이야기가 미국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정이삭 감독은 국적과 시대, 언어를 초월하는 가족의 힘을 그 이유로 꼽았습니다. 특히 그동안 아시아 영화에서 나타낸 가족이란 미국 내 아시아인의 정체성을 드러내기 위한 하나의 장치였는데요. <미나리>에서 한국과 미국의 문화 충돌이나 인종차별은 하나의 배경으로 작용합니다. 오히려 가족의 이야기가 중심이죠. 누구에게나 가족은 있으니까요.
<미나리>는 지난해 2월 선댄스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후 지금까지 미국 안팎에서 총 75개의 트로피를 거머쥐었습니다. 다만 이번 골든글로브 시상식 결과에 대해 현지 외신은 물론 영화인들조차 아쉬움을 표하고 있습니다. <미나리>가 영어 대사가 적다는 이유로 외국어영화상으로 분류된 것에 대한 불만이죠. <LA 타임스>와 <USA 투데이> 등은 이번 골든글로브의 결정을 완곡하게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미나리>는 제작비 조달을 우려해 영어가 더 많이 포함된 대본을 쓰기도 했지만, 한인 프로듀서의 지지로 한국어 대사를 지킬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정이삭 감독은 앞서 CNN과의 인터뷰를 통해 “할머니가 아직 살아 있다면 제가 타협하지 않고 한국어로 영화를 찍었다는 사실에 매우 자랑스러워했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골든글로브에서도 쾌거를 이룬 <미나리>. 이제 다음은 4월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입니다. 오는 15일로 예정된 후보 발표에서는 정이삭 감독의 각본상, 감독상 후보 지명과 더불어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도 기대됩니다. 올봄, 다시 한번 <미나리>가 좋은 소식을 들려주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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