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 뷰티가 전하는 향기로운 아트 북 ‘Dior in Bloom’
“바람에 가볍게 흩날리는 꽃잎은 찬란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 아킬레스 타티우스, <뢰키페와 클리토폰의 모험> 中
“꽃은 여자 다음으로 신이 선물한 가장 신성한 존재다.” 무슈 디올은 입버릇처럼 말했다. 그에게 ‘꽃’이란 특별한 날을 위한 깜짝 선물이 아닌, 없이 살 수 없는 공기와 같다. 프랑스 서북부 노르망디에 위치한 그랑빌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어머니와 함께 웅장한 장미 정원을 가꾸며 자랐고, 화단과 토양에서 온전한 행복을 느꼈다. 디올 하우스가 출간한 <Dior in Bloom>은 크리스챤 디올이 꽃의 세계에서 발견한 무한한 영감을 고찰한다. 꽃을 향한 그의 애정은 오뜨 꾸뛰르 컬렉션 곳곳에 스며 있다. 한 예로 ‘뉴룩’이다. 디올의 코롤(Corolle) 컬렉션에서 소개한 ‘뉴룩’ 라인의 바 재킷은 1947년 파리에서 처음 공개되며 그야말로 패션계를 뒤흔들었다. 이는 제2차 세계대전의 딱딱하고 단조로운 스타일에서 벗어나 관능적이고 화려한 코르셋 스타일의 귀환이라는 뜻이기도 했다. 크리스챤 디올은 여성의 잘록한 허리 라인을 부활시켜준 바 재킷 덕분에 프랑스 패션계의 신화로 부상했다. 그는 ‘뉴룩’을 일컬어 ‘Flower Women’이라 지칭했는데 비스듬한 어깨 라인과 가는 허리, 종아리 길이의 풍성한 치마로 이루어진 자태가 ‘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은방울꽃은 자수 장식의 단골 소재다(1957년 선보인 오뜨 꾸뛰르 S/S 컬렉션의 화이트 오건디 이브닝 드레스를 떠올려보시라!). 이렇듯 꽃은 패션에서 주얼리, 화장품, 향수에 이르기까지 70년 역사를 통틀어 디올 미학의 중심으로 동시대 창조자들에게 고스란히 영속되고 있다. <디올 인 블룸>은 시각적이고 기념적인 꽃의 향연으로 우리 여자들을 인도한다. 분홍 장미가 꿀처럼 흘러내리는 파격적 비주얼에서 짐작했듯 책의 시작과 끝은 흥미로운 비주얼로 가득한데, 무슈 디올의 어머니 마들렌이 가꾼 그랑빌 고향 집의 정원, 파리 생활의 유일한 피난처였던 밀리라포레(Milly-la-Forêt) 마을의 별장, 장미와 재스민 덩굴, 올리브 나무로 뒤덮인 그라스 지방이 당신 눈앞에 펼쳐진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 책의 백미는 17세기 플랑드르 화파를 연상시키는 독특한 색채, 과감한 구도의 거장 닉 나이트(Nick Knight)의 장미 초상화 시리즈다.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Maria Grazia Chiuri), 프랑수아 드마쉬(François Demachy), 빅투아르 드 카스텔란(Victoire de Castellane), 킴 존스(KimJones), 피터 필립스(Peter Philips). 현재 디올과 함께 일하는 아트 디렉터 5인은 <디올 인 블룸>의 각 챕터마다 꽃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저마다 가치 있는 관점을 제시한다. “남녀노소 사랑하는 장미에서 보잘것없는 바이올렛, 제라늄, 모란에 이르기까지 디올의 유산은 꽃을 향한 진심 어린 존경과 매혹, 영속성을 증명합니다. 꽃은 미학적 관점에서 다면적 여성스러움의 상징이기도 하죠. 제게 큰 영감의 원천입니다.” 훌륭하게 디올 가문을 이끌고 있는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의 말이다. 조경 예술가이자 치료사 나오미(Naomi A. Sachs)가 집필한 ‘디올 정원의 현실과 이상(Christian Dior’s Gardens Real and Imagined)’에선 무슈 디올의 자연에 대한 열정으로 시작해 디자인, 향수, 집, 정원과 디자인의 연관성을 낱낱이 파헤친다. 그런가 하면 영국 <보그> 패션 에디터를 거쳐 패션 전문가로 일하는 저스틴 피카디(Justine Picardie)는 1947년 디올의 첫 컬렉션인 ‘뉴룩’과 꽃의 상관관계를, 작가 알랭 스텔라(Alain Stella)는 ‘디올 그리고 꽃들의 상징성(Dior and the Symbolism of Flowers)’을 전한다. 또 제롬 하노버(Jérôme Hanover)는 향수부터 스킨케어에 이르는 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화장품 원료를 재배하는 ‘디올 가든’ 정원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맨 마지막 장에선 디올 하우스 퍼퓨머 프랑수아 드마쉬의 손끝에서 탄생한 디올 향수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다. 향수의 본질적인 요소를 정의해달라는 질문에 뷰티 마에스트로의 답변은 지나치게 간단명료하다. “꽃, 꽃, 꽃!” 이 기사를 읽는 누군가는 예상했듯 무슈 디올의 일생은 작가 정신과 장인 정신으로 귀결된다. 투영한 크리스털 유리병에 호화로운 금빛 장식을 두른 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상징적 향수 ‘쟈도르’는 무슈 디올이 추구하는 심미적 아름다움과 정신을 완벽하게 구현한다. 예술품에 가까운 향수병 디자인에 그 해답이 있다. 여성의 보디 실루엣을 연상시키는 ‘암포라(Amphora)’ 형태의 곡선은 관능의 전형이며, 향수병을 타고 흐르는 골드 네크리스는 마사이(Maasai)족의 화려한 목장식을 연상케 한다. 정말이지 기막힌 곡선이자 아름다움을 응축하고 있다. 2021년 디올의 마스터 조향사 프랑수아 드마쉬는 ‘쟈도르’라는 향기 정원을 또 한 번 깊숙이 파고들어 끝없이 번지는 광채, 발열적 관능의 완벽한 조화를 포착했다. 그리하여 탄생한 ‘쟈도르 오 드 퍼퓸 인피니심’은 출중한 외모로 자신을 어필하고 스스로의 가치를 충분히 아는 능력 있는 여성을 위한 크리스챤 디올 뷰티의 최신작이다. 블러드 오렌지, 베르가모트, 핑크 페퍼의 상쾌한 시작. 활기 넘치는 센티폴리아 로즈는 꿀이 들어간 재스민 삼박과 일랑일랑의 만남으로 한껏 부풀어 오른 모습이다. 여기에 네 번째이자 마지막 꽃인 투베로즈가 등장한다. “‘쟈도르 오 드 퍼퓸 인피니심’은 그라스 투베로즈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독창적이고 관능적인 향수입니다. 기존 ‘쟈도르’의 클래식한 구성을 따르는 한편 로맨틱한 만남을 연출했죠. ‘쟈도르’가 매혹적인 투베로즈를 현혹하듯 온전히 품고 또 재해석하여 새로운 빛을 불어넣습니다. 강인하고 자신감 넘치는 여성성을 즉각적으로 표현한 향수죠.” 프랑수아 드마쉬의 설명이다. 손목과 귀 뒤, 데콜테에 부드럽게 굴려 사용하는 롤온 타입의 ‘쟈도르 오 드 퍼퓸 인피니심 롤러-펄’도 놓치지 말아야 할 즐길 거리다. ‘쟈도르 오 드 퍼퓸 인피니심’의 광고 비주얼 작업은 포토그래퍼 크레이그 맥딘(Craig McDean)이 맡았다. 성공적 커리어를 이룬 슈퍼스타이자 배우, 프로듀서, 대체 불가한 ‘쟈도르’의 뮤즈 샤를리즈 테론이 눈부신 골드 뱅글을 목에 얹고 여신처럼 우아한 자태를 뽐낸다. 당당하게 고개를 든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그녀의 날카로운 눈빛은 우리가 ‘쟈도르 오 드 퍼퓸 인피니심’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말한다.
- 에디터
- 이주현
- 포토그래퍼
- Nick Knight, Debi Shapiro, Bruno Ehrs, Eric Maillet, Gilbert Benesty, 이신구
- Courtesy of
- Parfums Christian Dior
- Sponsored by
- Parfums Christian 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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