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꾸안꾸의 대명사’, 프렌치 걸이 되고 싶다면

2021.05.03

by 송보라

    ‘꾸안꾸의 대명사’, 프렌치 걸이 되고 싶다면

    ‘파리지엔 룩’ 또는 ‘프렌치 걸 룩’이란 표현은 언제나 여자들을 혹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사람마다 언급하는 부분은 조금씩 다르죠. 누구는 방금 일어난 듯 부스스한 헤어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단발머리나 프랑수아즈 아르디(Françoise Hardy)의 뱅 헤어라고 말합니다. 누군가는 한 듯 안 한 듯한 누드 메이크업, 다른 누군가는 레드 립과 캐츠아이로 정의하죠. 실제로 프렌치 걸 스타일을 정확하게 정의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프랑스 여자들은 프렌치 걸 스타일이 뭐라고 생각할까요? 우리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한 프랑스 여자들에게 질문했습니다.

    모델 겸 작가, 캐롤린 드 메그레(Caroline de Maigret)

    당신은 프렌치 걸 스타일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자연스럽고, 노력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스타일입니다. 하지만 그 뒤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죠.”

    프렌치 걸 스타일을 보여주는 가장 전형적인 인물을 꼽는다면? “딱 한 명을 고르긴 어렵지만, 굳이 한 명을 꼽자면 시몬 드 보부아르가 좋겠어요. 왜냐하면 아름다움에 대한 관점은 다양하니까요.”

    프렌치 걸 스타일의 가장 큰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나요?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겁니다. 사람들은 자유로운 존재에 쉽게 매료되니까요.”

    당신이 추구하는 메이크업 스타일은 무엇인가요? “자연스럽고 간단하게 하는 겁니다. 피부 관리에 많은 공을 들이죠. 피부가 메이크업의 75%라고 믿거든요. 영양분을 잘 공급하고 코비도(Kobido) 마사지도 합니다. 메이크업은 가볍게 마무리해요. 블랙 마스카라와 아이라이너, 체리빛 크리미 블러셔면 충분하죠.”

    당신도 사람들이 말하는 프렌치 걸 스타일에 속한다고 생각하나요? “모르겠어요, 난 그저 어머니의 방식을 따르는 것뿐이라서요. 하지만 내가 메이크업을 가볍게 하고 헤어스타일도 자연스럽게 하는 건 그게 나에게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내가 게으른 걸지도 모르고요.”

    배우 겸 가수, 조세핀 드 라 바움(Josephine de La Baume)

    당신이 생각하는 프렌치 걸 스타일은 어떤 건가요? “프렌치 걸 스타일은 1950년대 프랑스 영화 사조인 누벨바그 시기에 확립됐다고 생각해요. 당시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들은 매우 상징적이었으니까요. 1950년대 유행하던 룩이 오늘날에도 해당된다는 건 아니지만, 그들의 낭만주의적 성향과 분위기 있는 태도는 지금까지 유효하다고 생각해요. 아름다움은 특정 인물에 속한 것이라기보다 자기 자신을 어떻게 드러내느냐에 대한 거니까요.”

    프렌치 걸 스타일의 전형으로 누굴 꼽을 수 있을까요? “누군가를 특정할 수는 없어요. 프랑스에는 다양한 종류의 아름다움이 존재합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인물을 꼽는다면 프랑스 배우 잔느 모로(Jeanne Moreau)입니다. 그녀의 비전형적인 아름다움을 좋아하죠. 그녀가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 마음에 듭니다. 실제로는 키가 작지만, 늘 그 공간에서 가장 키가 큰 사람처럼 행동하거든요. 그녀는 강하고 말괄량이 기질이 있는,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의 기준과 프렌치 걸 스타일에 공통점이 있나요? “구체적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요즘 유행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어요. 솔직히 말해서 난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하는 행동과는 정반대 행동을 하거든요. 피부에 좋지 않은 것들을 일상적으로 하죠. 뭐, 어떻게 되나 보자고요. 난 이게 훨씬 더 프렌치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나요?”

    인플루언서 겸 작가, 카미유 샤리에르(Camille Charriere)

    아름다움에 대한 당신만의 접근법에 대해 말해주세요. “‘미니멀’입니다. 봉쇄령 때문에 예전에 비해 뷰티 제품과 도구에 대한 관심이 더 많아진 건 사실이에요. 하지만 풀 메이크업을 하지 않는다는 데 일종의 자부심을 갖고 있답니다. 대신 프렌치 스타일로 자연스럽게 접근하죠.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내가 가진 여성적인 면에 대해 점점 더 편안하게 느끼고 있어요. 좀 더 다양한 메이크업도 시도하고 말이죠. 메이크업으로 하룻밤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예전에는 언제나 나처럼 보이도록 똑같은 스타일을 유지하는 데 집착했지만, 요즘은 메이크업에 재미를 붙이고 있답니다.”

    왜 우리는 프렌치 걸 스타일에 집착하는 걸까요? “사람들은 프렌치 걸 스타일 특유의 자연스러움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조금 전에 침대에서 일어난 것처럼 보이고, 남들이 자신에 대해 뭐라고 하든 아랑곳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죠. 내가 정의하는 프렌치 걸 스타일이란 어딜 가든 외출 전에 거울 앞에서 가장 짧게 머문 사람처럼 보이는 겁니다.”

    프렌치 걸 스타일이 아름다움에 대한 당신의 생각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프랑스에서는 외모에 신경을 너무 많이 쓰는 것에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분위기가 있어요. 그래서 새로운 걸 시도하기가 쉽지 않죠.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유행에 큰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상적인 모습으로 외출할 수 있어서 자유롭기도 하고요. 매우 긍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 역시 외출할 때 꼭 메이크업을 해야 하는 스타일이 아니고요. 심지어 중요한 모임에 나갈 때도 메이크업에 크게 신경 쓰지 않죠. 물론 메이크업의 힘을 믿지만, 메이크업의 노예가 아니라는 데 스스로 만족해요.”

    에디터
    송보라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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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sh Weinsto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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