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라 & 뷰티

Beauty

자라 & 뷰티

2021-05-13T17:28:48+00:00 2021.05.12|

“가장 중요한 메시지는 바로 ‘포용성(Inclusivity)’이에요.” 자라 뷰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유명 메이크업 아티스트 다이앤 켄달(Diane Kendal)의 말이다. “우리는 모두를 위한 제품군을 만들고자 했어요. 아주 ‘민주적인’ 뷰티 라인이죠”라고 설명한 켄달은 “하나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여러 유형의 아름다움을 포괄해요”라고 덧붙였다.

이런 포용의 정서는 브랜드 메시지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으로, 팬데믹 여파가 조금씩 잦아드는 시기에 등장한 메이크업 브랜드로서 더없이 적절한 접근이었다고 판단된다. “지금 우리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다양한 색과 행복, 즐거움이죠.” 자라 뷰티의 총괄 디렉터 에바 로페즈 로페즈(Eva Lopez-Lopez)의 말이다. 스페인에서 화상으로 접속한 로페즈 로페즈는 매장처럼 진열해둔 제품 사이에 앉아 인터뷰에 참여했다. 반투명 립 오일부터 슬림한 디자인의 블러셔 콤팩트, 36여 종 컬러로 구성된 네일 폴리시와 클래식한 블랙 리퀴드 아이라이너까지, 우아한 곡선을 그리며 진열된 100여 개 제품이 주위를 둘러싼 것이 보였다. 파비앵 바롱(Fabien Baron)의 손길로 탄생한 아무 무늬 없는 화이트 패키지 역시 인상적인데, 그 안에 담긴 제품의 생동감 넘치는 피그먼트가 보이기 전에는 립스틱 튜브나 섀도 팔레트 등 모든 패키지가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를 연상시키기도. “우리의 목표는 피부색, 성별, 나이, 스타일에 상관없이 모두가 원하고 사용할 수 있는, 진정으로 포괄적인 컬렉션을 만드는 겁니다.” 로페즈 로페즈가 덧붙였다.

이는 자라 뷰티 데뷔를 위해 제작한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명확히 드러난다.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운 것은 덤. 켄달은 무려 9인의 포토그래퍼와 작업했는데, 마릴린 민터(반짝이는 글리터와 함께 관능미를 내뿜는!)부터 스티븐 마이젤(화려한 스타일링, 헤어는 팔라우가 담당), 조 게트너(모델 빈스 왈튼의 느낌처럼 여유롭고 자연스러운)에 이르기까지, 스타일 면에서 아주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가들이 함께했다. 종합해보면, 이번 캠페인은 물기가 촉촉하게 맺힌 피부를 연출하거나 피그먼트를 마치 붓질하듯 발라 무드를 이끌어내는 켄달의 놀라운 재능을 증명한 기회였다고 할 수 있겠다. 동시에 그녀는 모두를 위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비전 역시 실현해냈다.

물론 이처럼 좋은 제품을 내놓는 것과 더불어, 로페즈 로페즈가 이끄는 팀은 지속 가능성 실현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 예로 브론저 제품은 보이지 않는 자석이 들어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당기면 쉽게 내용물을 뺄 수 있어 교체가 용이하다. 립스틱 용기도 마찬가지로 리필이 가능하며, 깜찍하게 살짝 삐딱한 립스틱 튜브는 마치 미래 버전의 피사의 사탑을 보는 것 같기도 하다. “파비앵이 모든 제품을 비스듬한 형태로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죠. 자라의 ‘Z’ 모양을 반영해서요.” 켄달이 설명했다.

하지만 이처럼 수많은 의사 결정 중 자라가 내린 가장 훌륭한 결정은 바로 켄달에게 주도권을 준 것이었다. 켄달이 올리버 하들러 퍼치(Oliver Hadlee Pearch)의 포트폴리오 작업 중 모델의 양 눈에 서로 다른 색의 아이섀도를 연출한 것을 모티브로, 로페즈 로페즈는 통상적인 스모키 메이크업의 룰을 따르지 않는 색다른 투톤 콤팩트를 제안했다. 자라는 보통의 스모키 컬러 대신 밝은 오렌지색과 청록색, 레몬색과 선명한 초록색, 벽돌빛이 도는 레드와 시나몬 컬러를 조합해 내놓았는데, 이는 마치 ‘머드 클럽(Mudd Club)’이나 ‘헤븐(Heaven)’으로 향하던 어린 시절 켄달의 메이크업을 연상시킨다.

가상 트라이온(Try-on) 기술을 활용, 푸시아 컬러의 매트 립스틱이나 코퍼 컬러의 다용도 피그먼트 등 더욱 다양한 제품을 테스트해볼 수 있으니, 달력에 5월 12일을 표시해두시길. “자라는 어떤 것에도 한계를 두지 않는 브랜드예요.” 캠페인 포트폴리오 속 자유로움을 반추하며 켄달은 이렇게 말했다. 이는 어쩌면 메이크업 자체에 대한 자유분방한 접근 방식을 두고 한 말일지도 모른다. “자라의 방식은 이런 식이거든요. ‘좋아, 가서 즐겁게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봐. 재미있게 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