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 속 미세 플라스틱 주의보!
2019년에 환경부가 플라스틱 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한 후 카페 실내에서 플라스틱 컵을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됐습니다. 이후로 적지 않은 카페에서 종이컵을 플라스틱 컵의 대체품으로 사용하고 있죠. ‘플라스틱 컵보다 종이컵이 친환경적이지 않을까?’ 그렇게 쉽게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그러나 카페나 음식점에서 사용하는 종이컵이 플라스틱 컵만큼 재활용이 어렵다는 사실을 아셨나요?
<월 스트리트 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일회용 종이컵은 온도가 높거나 낮은 음료를 담았을 때 종이가 쉽게 젖는 것을 막기 위해 내부를 폴리에틸렌으로 코팅합니다. 종이컵을 불빛 아래에서 비춰보면 내부가 살짝 빛나는 것을 볼 수 있죠. 재활용을 위해서는 이 코팅을 벗겨내는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일반 종이류와 함께 배출하면 재활용이 불가능해지는 것! 특수 설비를 이용해 표면에 강력하게 달라붙은 플라스틱 막을 분리해야 하는데 까다로운 과정과 인건비를 고려하면 실행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죠.
결국 제거되지 않은 플라스틱 코팅은 매립해도 일반 쓰레기처럼 단시간에 쉽게 썩지 않고, 소각되는 경우에는 유해 물질을 방출하니 종이컵 역시 친환경적이지 않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됩니다. 국내 환경 시민 단체 ‘자원순환연대’에 따르면 재활용 수준은 전체의 1.5% 정도로 100개의 종이컵을 사용하면 단 두 개 정도만 재활용하는 셈이라고 하네요.
게다가 종이컵에 따뜻한 음료를 담아 마시면 엄청난 양의 미세 플라스틱이 녹아 나온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유해 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따르면 인도의 한 연구 팀이 종이컵에 85~90도 온수를 100ml 부어 15분간 방치한 결과 대량의 미세 플라스틱이 물속에 방출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무려 100ml에 약 2만5,000개라는 수치. 즉 따뜻한 커피를 매일 두 잔 정도 마신다고 가정한다면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 입자를 하루에 5만 개를 섭취하게 되는 것이죠. 그뿐 아니라 필름이 녹으면서 불소, 염화물, 황산염, 질산염 등의 이온이 음료에 녹아든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연구 팀은 실험에서 정제된 물을 사용했기 때문에 이런 물질이 확실히 종이컵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 팀은 “미세 플라스틱은 팔라듐·크롬·카드뮴 등 유해한 중금속을 운반하는 매개체로 기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장기간, 정기적으로 섭취하면 건강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다”며 심각성을 강조했습니다.
안전지대인 줄 알았던 종이컵. 죽음의 알갱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선 머그잔과 텀블러 사용이 더욱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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