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치&주얼리

여섯 번째 감각을 자극하는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

2021.08.12

by 손기호

    여섯 번째 감각을 자극하는 까르띠에 하이 주얼리

    당신의 여섯 번째 감각을 자극하는 새로운 하이 주얼리를 <보그>가 공개한다.

    MERIDE 기하학적 형태가 돋보이는 메리데 목걸이. 아주 유연한 링크를 통해 피부에 녹아내리듯 자리한다. 특히 목걸이 앞뒤가 완벽하게 대조를 이룬 디자인은 까르띠에만의 기술력을 잘 보여준다.

    ALAXOA 컬러와 사이즈에 따라 에메랄드를 꿰는 스레딩(Threading) 기법으로 완성한 목걸이. 메종의 노하우에 뿌리는 둔 기술로 스톤을 와이어에 꿰는 과정을 거쳐 프린지까지 연결한다.

    PIXELAGE 까르띠에를 상징하는 팬더 모티브. 1914년 처음 등장한 디자인을 다양하게 재해석했다. 픽셀라주 목걸이는 오리지널에 충실한 형태다. 옐로 골드와 토파즈, 오닉스, 컬러 다이아몬드가 이루어내는 조형적인 멋이 특징이다.

    CORUSCANT 하이 주얼리의 꽃인 다이아몬드로 완성한 목걸이. 여섯 가지 커팅으로 탄생한 원석을 기하학 패턴이 돋보이도록 디자인했다. 덕분에 다양한 각도에서 스톤이 더욱 빛난다.

    PARHELIA
    20.51캐럿의 사파이어가 중앙에 자리한 파헬리아 반지는 날개처럼 펼쳐지는 형태가 인상적이다. 세 손가락을 덮는 디자인으로 입체적인 옆모습이 더욱 매력적이다.

    다이아몬드와 사파이어, 에메랄드와 루비, 토파즈와 오닉스, 투르말린과 가닛. 흔히 보석이라 부르는 천연 재료는 누군가의 손이 닿기 전까진 영어 단어 그대로 ‘스톤(Stone)’, 그러니까 돌에 불과하다. 그 안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수천 년 세월의 매력을 이끌어내는 건 주얼리 하우스의 몫이다. 까르띠에는 19세기 중반부터 발견과 재창조의 노하우를 연마해왔다. 특히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돌을 예술의 경지로 이끌어내는 하이 주얼리 컬렉션은 보석이라는 이름에 새로운 결을 더한다.

    지난 6월 이탈리아 코모에서 공개한 까르띠에의 새로운 하이 주얼리 컬렉션의 이름은 ‘씨젬 썽(Sixième Sens)’, 즉 여섯 번째 감각이다. 주얼리가 우리 피부에 닿을 때 느껴지는 새로운 감각이 깨어나도록 한다는 데서 착안한 이름이다. “팬더의 추상적 표현, 순수한 텍스처, 다양한 빛을 발산하는 젬스톤이 감동을 선사해, 잘 익은 과일의 풍미로 가득한 풍성한 컬러가 머나먼 천국의 향기를 담아낸다.” 새 컬렉션을 선보이는 까르띠에 하우스가 보내온 소개의 일부다. 보석에서 과일의 맛과 향이 느껴지고, 신세계의 소리까지 들려와 결국 여섯 번째 감각을 깨운다는 설명이다.

    우리의 감각을 자극하는 ‘씨젬 썽’을 완성한 건 까르띠에 프레스티지 컬렉션(하이 주얼리, 파인 주얼리, 오브제와 하이 주얼리 워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자클린 카라치(Jacqueline Karachi)다. 40년 가까이 까르띠에 하우스에서 보석을 만지고 있는 그녀와 ‘줌’을 통해 만났다. 까르띠에 하우스의 중심에 있는 카라치가 영감을 찾는 곳, 가장 사랑하는 스톤, 까르띠에만의 스타일에 대해 느긋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까르띠에 하우스는 매년 특별한 하이 주얼리 컬렉션을 선보인다. 올해 ‘씨젬 썽’이 궁금하다. 살아 숨 쉬고 있으며, 계속 진화하는 까르띠에의 언어를 확장하는 기회다. 물론 모든 컬렉션을 통해 우리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2018년 ‘콜로라투라(Coloratura)’ 컬렉션에서는 세상의 다양한 컬러, 2019년 ‘매그니튜드(Magnitude)’ 컬렉션에서는 소재의 조화와 고귀한 보석의 결합을 이야기했다. 지난해 ‘[쉬르]나뛰렐([Sur]Naturel)’은 자연을 추상화하고 양식화했다. 그리고 지금 선보이는 ‘씨젬 썽’은 감각에 주목하고 싶었다. 아름다움과 마주할 때 느껴지는 극단적인 감정 말이다. 이런 감정은 자연, 즉 스톤의 아름다움에서 비롯된다. 모든 것은 스톤에서 시작된다. 모든 스톤은 특별한 감정을 품고 있으니까. 디자이너는 새로운 주얼리를 통해 숨겨진 감정을 전달한다. 이 컬렉션은 다섯 개 감각을 집약한 소용돌이다. 어쩌면 우리가 주얼리를 창조하는 방식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스톤과 자연, 아름다움을 접할 때의 감동을 까르띠에가 어떻게 옮겨오는지 알 수 있는 열쇠다. 우리가 던지는 질문을 이해하게 한다. 그런 면에서 이번 컬렉션은 까르띠에 역사의 새로운 장이다.

    새로운 스톤을 접할 때 창조하는 입장에서 느껴지는 감정은 무엇인가? 모든 스톤마다 다르다. 늘 새로운 스톤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어떤 스톤을 발견할지는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우리가 전하는 이야기를 품은 스톤을 찾는다. 스톤을 찾아 고유의 특징을 제대로 전하기 위해 먼저 주제를 알아야 한다. 그래야 스톤이 품은 감정이 전달된다.

    이번 컬렉션을 완성할 때 무엇을 가장 고민했나? 모든 디자인은 스톤의 영혼을 부각해 감동을 선사하는 데 있다. 그렇기에 겸손하지만 까다로운 기준에 따라 스톤을 선택한다. 우아하고, 매력적이어야 하며, 시대 초월성을 지닌 스톤을 선택한 후, 완전히 색다르게 조합한다. 만지고 싶고, 눈을 자극하고, 음악을 듣고 싶게 만드는 조합의 스톤은 뭘까? 상상력을 자극하는 형태는 뭔가? 감각에 활기를 불어넣는 컬러는 무엇인가? 스톤이라는 살아 숨 쉬는 언어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제시하며 감각을 자극하고자 한다.

    특별히 선호하는 스톤이 있는가? 모든 스톤을 사랑한다. 하나의 컬렉션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모든 종류의 스톤이 필요하다. 어떤 인물이 그 주얼리를 착용하느냐에 따라 스톤과 상호작용이 달라진다. 까르띠에는 모두와 소통하길 원한다. 물론 디자이너마다 사랑하는 스톤이 있다. 하지만 까르띠에에는 언어는 같지만 다른 어휘로 소통하는 많은 디자이너가 일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궁극적으로 세상 모두를 위한 주얼리를 창조한다. 개성 있는 사람을 위해 디자이너 각자가 다른 취향을 지닌다.

    ‘씨젬 썽’과 같이 새로운 주얼리 피스의 여정은 어떻게 시작되나? 한 컬렉션 완성에 2년쯤 걸린다. 스톤 선택부터 시작한다. 디자이너들은 디자인 관련 모든 과정에 관여한다. 실현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해 까르띠에의 기술 전문가와 끝없이 소통한다.

    보통 주얼리 컬렉션은 스케치와 거의 동일하게 완성되는 듯하다. 우리 디자이너가 완성한 일러스트레이션과 주얼리는 거의 비슷하다. 까르띠에는 디자인이 우선이다. 미학적 측면은 물론 실현 가능성, 착용할 때 느낌, 유연성, 형태 등 모든 요소의 연구를 의미한다. 정교한 기술 시스템 덕분에 크리에이션이 탄생할 수 있다.

    처음의 아이디어가 실패할 때도 있나?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이다! 사실 거의 없다. 극히 드물게 스톤이 깨질 순 있다. 에메랄드나 오팔은 깨지기 쉽다. 세팅하다 깨지기도 한다. 마지막 순간 스톤을 세팅하는데, 이 단계가 가장 어렵다. 끝날 때까지 아무도 알 수 없다. 무척 드문 일이긴 하지만.

    까르띠에라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 하우스가 모든 제작 단계에서 탁월하고 전문적인 기술을 지닌 덕분이다.

    까르띠에의 하이 주얼리는 역사가 가장 오래됐다. 그만큼 방대한 아카이브를 지녔다. 아카이브는 우리의 뿌리다. 당연히 뿌리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우리만의 특별한 역사니까. 과거 까르띠에의 ‘아르데코’ 스타일은 다른 주얼리 역사 속 아르데코 스타일과는 완전히 다르다. 그렇기에 까르띠에의 어휘를 이해하고 그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일이 중요하다.

     40년 동안 까르띠에에서 일했으니 당신이야말로 그 언어의 전문가다. 영어는 유창하지 않지만, 까르띠에 언어만큼은 매우 유창하다.

    지난 40년간 일하면서 느낀 가장 큰 변화는? 새로운 컬러를 지닌 스톤을 활용한다는 것이다. 어떤 한계도 없다. 새로운 도구도 생겼다. 그렇지만 우리의 열정은 그대로다. 그건 어디서나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지금이야말로 주얼리를 만드는 최고의 시대다. 거의 모든 것이 가능하니까. 지금껏 까르띠에와 함께한 이유가 그것이다.

    그토록 오래 새로운 것을 만드는 일은 쉽지 않다. 무엇이든 영감이 된다. 하지만 주얼리는 몸에 착용하는 것이라 결국 당대 여성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그들이 어떻게 사는지, 어디로 여행을 떠나고, 뭘 좋아하는지, 어떤 주얼리를 어떻게 착용하는지 등등. 그들은 창의적이다. 그들이 개성을 발휘할 여러 아이디어를 고안해야 한다.

    그렇다면 거리에서 여성들을 지켜보나? 물론이다. 그리고 꾸뛰르 컬렉션을 점검한다. 여성들이 어떻게 옷을 입고, 어떤 헤어스타일을 하고, 어떤 방식으로 사는지 살펴보지 않으면 그들이 원하는 주얼리를 완성하기 어렵다.

    여성들이 주얼리는 착용하는 방식이 예전과 많이 달라졌나? 여성의 취향은 긍정적으로 변화했다. 더 창의적이고, 더 열린 마음으로 주얼리를 바라본다. 새로운 조합이나 형태도 편안히 수용한다. 아시아, 미국, 유럽 등 그들의 출신은 중요하지 않다. 고객을 직접 만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팬데믹 이후 하이 주얼리를 즐기는 방식에도 변화가 있다. 사회적인 이슈가 당신이 일하는 방법이나 디자인에도 영향을 끼치나? 자연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이 큰 변화다. 까르띠에는 소재의 출처와 투명성을 중요히 여긴다. 자연 보존이 우리 일에 매우 중요하다. 장인 정신과 노하우 역시 변한다. 물론 여전히 파리에서 전통 방식으로 주얼리를 제작한다. 신기술에 대한 편견도 없다. 형태가 복잡할 땐 컴퓨터 기술을 쓴다. 주얼리 완성 단계이며 도구다. 장인과 함께 더 많은 것을 창조할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3D 모델링이나 기술을 주얼리 제작에 활용하나? 매우 중요한 기술이다. 예를 들어 ‘씨젬 썽’ 컬렉션의 ‘메리데’ 목걸이는 3D 기술 없이는 제작할 수도 없다. 10년 전에는 이런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는 의미다. 그렇지만 컴퓨터 뒤에도 인간의 손길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창의적인 일을 하는 사람들이고, 결국 그 몫은 인간에게 달려 있다. 기계만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전통과 새로운 기술, 현대적인 여성, 까르띠에 주얼리를 완성하는 데는 많은 요소가 필요하다. 지금 까르띠에 스타일을 어떻게 정의하나? 타임리스. 50년 전에도, 50년 후에도 변함없이 까르띠에임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대대손손 물려줄 수 있는 것이 바로 까르띠에 스타일이다. 여기에 다양한 매력과 독특한 스타일도 빼놓을 수 없다. (VK)

    패션 에디터
    손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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