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시대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다

2021.09.16

by 손은영

    시대의 아름다움을 찬미하다

    Hymne à la Beauté.

    다니엘 로즈베리는 라크르와와 장 폴 고티에로부터 많은 요소를 차용했다. 여기에 빈티지 매장에서 공수한 중고 리바이스 데님을 적극 활용했다. 이렇게 완성한 데님 재킷은 ‘오뜨 프리프리(Haute Friperie)’의 정수를 보여준다. 고티에의 브라 코르셋, 라크르와의 1980년대 맥시멀리즘을 떠올리는 자수 패치워크 재킷과 거대한 자물쇠 모양 귀고리는 스키아파렐리(Schiaparelli).

    오간자 러플이 가득 달린 로즈 핑크 드레스는 엘리 사브 오뜨 꾸뛰르(Elie Saab Haute Couture), 귀고리는 판코네시(Panconesi).

    킴 존스의 두 번째 꾸뛰르 컬렉션은 프랑스의 돌과 조각, 1940~1950년대 로마 극장 주변을 떠올리는 화려한 드레스가 영감이 됐다. 꽃 모양 장식으로 가득한 이번 컬렉션엔 직물과 질감을 강조한 존스의 아이디어가 잘 드러난다. 꽃잎 장식으로 가득한 밍크 코트와 로마의 건축양식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힐의 싸이하이 부츠는 펜디(Fendi), 반지는 주메를(Zumerle).

    빅터 호스팅과 롤프 스뇌렌은 친숙하면서도 베일에 싸인 왕실과 왕족을 위트 있는 꾸뛰르 컬렉션으로 완성했다. 다채롭고 반짝이며 긍정적이지만 약간의 풍자도 가미한 듀오의 이번 시즌 꾸뛰르 컬렉션은 거대한 볼륨과 다양한 패치워크의 결과물. 오버사이즈 갈색 라피아 소매, 칼라를 장식한 기다란 A라인 인조 모피 코트와 “항상 투명 왕관을 써라”라고 적힌 리본은 빅터앤롤프(Viktor&Rolf).

    크리스털이 달린 분홍색 튤 드레스, 오간자 팬츠는 조르지오 아르마니(Giorgio Armani).

    로샤스 하우스를 맡게 된 24세의 젊은 디자이너가 만든 이번 컬렉션은 팀 버튼의 영화에 나올 법한 음산한 신부를 떠올린다. 만개한 튤립 꽃잎 같은 네크라인과 소매가 특징인 블랙 드레스에 디자이너의 비전이 잘 드러나 있다. 롱 새틴 드레스는 샤를 드 빌모랭(Charles de Vilmorin), PVC 슈즈는 아미나 무아디(Amina Muaddi), 원반 모양의 귀고리는 주메를(Zumerle).

    지느러미 같은 러플을 장식한 비대칭 헴라인의 가죽 드레스는 디디트 헤디프라세티요(Didit Hediprasetyo), 후프 귀고리와 초커는 판코네시(Panconesi), 스타킹은 팔케(Falke), 하늘색 유리 구두는 아미나 무아디(Amina Muaddi).

    반 고흐의 거침없는 붓 터치, 쇠라의 섬세한 점묘법을 패셔너블하게 모방한 꾸뛰르 정원. 달리아 꽃잎을 연상시키는 모피 장식과 르마리에 공방의 깃털 가닥을 가볍고 얇은 명주 그물과 시폰에 엉겅퀴처럼 수놓았다. 드레스는 샤넬(Chanel), 귀고리는 헬렌 주벨디아(Hélène Zubeldia).

    르마리에 깃털 공방에서 완성한 타조털 미니 점프수트와 망사 보디수트는 알렉산드레 보티에(Alexandre Vauthier).

    지난 1년여간 전혀 다른 현실을 겪은 패션의 도시에 재등장한 정신은 압도적이다. “파리에는 여전히 너무 젊고 아름답고 신선한 에너지가 있습니다. 행복과 나눔, 함께하는 것, 다시 이 가벼움을 되찾는 그런 관대함 말이죠.” 지암바티스타 발리는 말한다. 실크 프릴 조각이 층층이 연결된 거대한 드레스와 바닥을 끄는 압도적인 케이프는 우리 시대에 긍정의 에너지를 준다. “지금 내게 외출은 이 순간을 진정으로 산다는 생각과 같아요.” 드레스와 케이프는 지암바티스타 발리(Giambattista Valli), 귀고리는 판코네시(Panconesi).

    “아카이브를 너무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는 않았어요. 사카이와 매우 친숙한 최신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악동 프렌치 꾸뛰리에 고티에의 전통에 사카이의 아방가드르한 감성을 더한 아베 치토세의 첫 꾸뛰르 컬렉션. 밀리터리 룩을 떠올리는 카키색 집업 드레스는 장 폴 고티에(Jean Paul Gaultier), 원반 귀고리는 주메를(Zumerle).

    몸에 대한 다니엘 로즈베리의 탐구는 조각, 골드, 해부학, 꽃 같은 키워드와 연결된다. 귀 모양 골드 메탈 귀고리, 가슴을 덮는 손 모양 브래지어, 이것들을 지켜보는 눈 모양 패치워크. 금박과 패치워크가 완성한 놀라운 꾸뛰르 정신. 귀고리·목걸이가 연결된 가슴 장식, 금박 패치워크 데님 팬츠는 스키아파렐리(Schiaparelli).

    (왼쪽부터)분홍 드레스와 슈즈는 디올 오뜨 꾸뛰르(Dior Haute Couture), 벚꽃 모양 이어커프는 판코네시(Panconesi), 은색 동그라미 귀고리는 주메를(Zumerle), 플리츠 디테일의 초록색 실크 드레스는 디올 오뜨 꾸뛰르.

    패션 에디터
    손은영
    포토그래퍼
    김형식
    헤어
    올리비에 르브룅(Olivier Lebrun)
    메이크업
    메구미 이타노(Megumi Itano@Callisté)
    프로듀서
    배우리(Woori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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