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가지 새로움을 지닌 새로운 모델의 등장
샤넬, 끌로에, 가브리엘라 허스트, 멧 갈라 그리고 보그! 새로운 얼굴에 새로운 태도, 새로운 의식을 지닌 새로운 모델이 나타났다.
모델 콴나 체이싱호스(Quannah Chasinghorse)는 핸 그위친(Hän Gwich’in, 알래스카와 캐나다 지역)과 오글랄라 라코타(Oglala Lakota, 사우스다코타 지역) 토착민의 후예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패션에 폭 빠져 있었다. 하지만 패션계에서 그녀의 민족문화가 표현되는 것을 보지는 못했다. “저는 디올, 샤넬, 프라다 같은 브랜드의 패션쇼 무대를 텔레비전으로 봤죠. 거의 빨려들 지경이었어요. 늘 사진 포즈도 취해보았어요.” 그녀가 말했다. 하지만 패션계에서 그 토착민 문화가 거의 표현되지 않았기에 이렇게 말한다. “제가 모델이 될 잠재력을 지녔다고 생각하기 어려웠죠.”
그렇지만 빠르게 몇 년이 흐르고, 현재 알래스카 페어뱅크스(Fairbanks)에 살며 활동하는 19세의 체이싱호스는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던 2020년 캘빈 클라인 캠페인에 처음 캐스팅된 후 가장 신선한 얼굴의 모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데뷔 몇 달 만에 IMG 모델과 계약했고, 이제 때가 됐다! 체이싱호스는 오랫동안 토착민 인재를 간과해오던 패션계의 장벽을 허물어가고 있다. 전통적인 핸 그위친 부족의 타투로 무장한 이 모델은 데뷔하자마자 아름다움을 재정의하고, 1만여 년간 이어져 내려오는 원주민의 관습을 찬미하며, ‘모델은 반드시 깨끗한 도화지 같아야 한다’는 개념에 도전하고 있다. 특히 턱과 눈가에 선으로 그은 듯 도도하게 새겨진 타투가 눈에 띈다. 이드위투(Yidįįłtoo)라는 이 타투는 전통에 따라 누군가가 살면서 겪은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여성의 손으로 새기는 것이다. 그녀의 어머니가 직접 타투를 새겨줬다. “이 선은 세대와 개인이 겪은 충격의 극복을 상징합니다.” 체이싱호스가 말하면서 식민화와 최근 수 세기 동안 금지된 이드위투에 대해 언급했다. “타투를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은 굉장히 강력한 일이죠. 말살을 유도하던 전통을 이어가며 힘을 얻는 듯한 기분이 들죠.”
제이미 오쿠마(Jamie Okuma), 선더 보이스 햇 코(Thunder Voice Hat Co.), 베타니 옐로우테일(Bethany Yellowtail) 등 생동감 넘치는 토착민 브랜드 의상을 주로 입어온 체이싱호스는 주로 그런지 룩을 선보이는 스타일(그녀는 찢어진 청바지나 카모 팬츠, 우아한 비즈 이어링을 믹스 매치한다)을 통해서도 문화유산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또 문화적 의미가 담긴 자신의 주얼리를 화보 촬영에 접목했고, 패션을 ‘자신의 문화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교육하기 위한 영향력 있고 눈길을 끄는 매개체’로 보고 있다. 모델로 활동하기 전 체이싱호스는 실천주의 활동으로 소셜 미디어에서 엄청난 팔로워를 확보했다. 그리고 점차 커지는 자신의 플랫폼을 활용해 기후 활동을 비롯해 진심으로 고민하는 핵심 이슈를 다룰 것이다. 과거에 그녀는 화석연료 추출로 위험에 직면한 2,000만 에이커에 달하는 거대한 생태계인 알래스카 북극 국립 야생동물 보호소의 보존을 위해 투쟁했다. “저는 어머니가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는 것을 보고 자랐어요. 어머니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제게 가르치셨죠.” 하지만 이처럼 성숙한 자질을 가진 체이싱호스는 모델 활동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다른 곳을 보고 싶은 새로운 열망을 품고 있다. “제가 늘 하고자 했던 것이 바로 이거예요.” 그녀가 얼마 전 멕시코 할리스코(Jalisco) 서부 해안의 전설적이며 황홀한 코스탈레그레(Costalegre)에서 말했다. 그곳에서 <멕시코 보그>의 커버를 촬영했다. “이런 경험을 하다니 정말 믿기지 않아요!”
그녀는 “음악을 듣거나 엄마나 이모들에게 문자를 보낼 거예요”라고 말하며 계속 촬영장에 매여 있다. 하지만 여가 시간이 생기면 가족과 함께 하이킹, 개 썰매 경주, 프라이 브레드(Fry Bread) 타코 만들기 등을 하며 보낸다. 지난여름에는 유콘(Yukon)강에서 일주일간 열린 피시 캠프에 참석해 연어가 강을 거슬러 헤엄치는 새먼 런에 대해 배웠다. 그녀는 이 삶의 경험 중 일부를 패션계에 전함으로써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자신과 같은 것을 볼 수 있게 만든다. “토착민 청소년이 이 공간에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합니다.” 체이싱호스가 말했다. “자라면서 우리 문화를 대변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어요. 이제 제가 많은 사람을 대변하는 그런 사람이 됐답니다!” (VK)
- 글
- CHRISTIAN ALLAIRE
- 사진
- JACKIE NICKERSON
추천기사
-
셀러브리티 스타일
겨울 룩의 품위를 지켜줄, 실속 있는 '이 소재'
2024.12.13by 이소미
-
패션 트렌드
제니부터 헤일리 비버까지! 너도나도 입고 있는 단호한 치마
2024.12.11by 이소미
-
뷰티 트렌드
예쁜 몸을 위하여? '지금'의 보디 시술
2024.11.23by VOGUE
-
패션 트렌드
올겨울 외출 룩의 핵심은, 예쁜 치마
2024.12.13by 이소미
-
여행
마침내 재개관하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 관한 A to Z
2024.12.06by 이정미
-
패션 아이템
'돌연변이' 발레리나 신발이 나타났다
2024.12.13by 안건호
인기기사
지금 인기 있는 뷰티 기사
PEOPLE NOW
지금, 보그가 주목하는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