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화보

모델 미아 강, ‘다문화’라는 의미

2021.11.01

모델 미아 강, ‘다문화’라는 의미

다양성과 포괄성이라는 새로운 다문화 우주.

드레스와 하니스는 디온 리(Dion Lee).

드레스는 마타콤플렉스(Matacomplex).

톱은 샤나 우(Shawna Wu), 타이츠는 월포드(Wolford).

유니타드와 핑거리스 장갑은 루이(Rui).

드레스는 디온 리(Dion Lee).

Mia Kang

<보그 코리아>와 인연이 깊어요. 두 번째 만남이죠?

어릴 때 홍콩에서 <보그>를 보며 자랐어요. 그래서 지금처럼 뉴욕에서 모델로 일할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어요. 하지만 현재 저는 한국을 대표하고 제가 자란 곳을 대표하고 싶어요. 아시아를 대표하는 모델로서 아시아에서 성공하고 싶어요. 미국에서 미디어에 비치는 아시아인의 모습은 여전해요. 영화를 보면 아시아인은 늘 너드이거나 의사이거나.

또 주유소나 작은 상점 주인이거나.

맞아요. 언젠가 누군가 제게 아시아계 섹스 심벌이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하더라고요. 섹시한 아시아인이라고 하면 브루스 리를 떠올린다니까요(웃음). 그래서 뭔가 다른 것을 보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우리의 이미지가 정형화되어 있으니까. 지금까지와 다른 방식으로 제가 아시아계를 대표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언제 한국인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나요?

항상. 성 역시 어머니 성으로 정했어요. 제 안의 서구적 측면보다 아시아인, 한국인의 면모를 더 강하게 느껴요. 아시아에서 태어나 자랐고, 자라면서 한국에 아주 자주 방문했고. 한국인이라는 점이 늘 자랑스러웠지만 지금은 특히 더 그래요. 한국은 정말 굉장하잖아요! 자랑스러워할 만한 것이 너무도 많죠. 한국인은 창의적이고, 똑똑하고, 열정이 넘칠 뿐 아니라 강인해요. 훌륭한 문화를 가진 것에 대해서는 두말할 나위 없죠.

이번 기획은 뉴욕의 미아 강, LA의 케야나, 서울의 제니 박, 이렇게 3인의 다문화 여성이 주인공이에요. 당신에게 ‘다문화’는 어떤 의미인가요?

말 그대로 다양한 문화의 산물.

혈통이 다른 종족 사이에서 태어난 사람을 가리키는 사회학 용어로 국적이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출생한 사람들을 혼혈아 혹은 혼혈이라고 부릅니다. 한국과 영국, 두 나라의 피가 섞인 당신의 삶은 어떠했나요?

그야말로 ‘다이내믹’했죠. 어릴 때 주위에서는 제게 “어디서 오셨어요?”라고 늘 물었어요. 뭐라 답해야 할지 혼란스러웠지만 지금은 이 또한 장점이라고 봐요.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배울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죠.

‘혼혈아’라는 말보다 차별적 이미지는 덜하지만, ‘더블’이라는 신조어는 여전히 엄마와 아빠의 문화적 유산을 절반씩만 갖고 있다거나 어중간하게 양다리를 걸친 반쪽이라는 뉘앙스를 풍기죠. 삶을 돌이켜봤을 때 ‘더블’이라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대우를 받은 경험이 있나요?

멋모르던 어린 시절, 제가 어디서 왔는지 확신이 서질 않아 매우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100% 한국인이거나 100% 영국인이 아니었기에 상대는 물론 저 역시 상황에 따라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곤 했죠. 두 문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제가 누구인지, 제가 어디에 있는지 알아내는 일이 꽤 어려웠어요. 모델로서 저는 친근하고 동양적이면서도 서구화된 외모라는 장점이 있지만 한편으로는 내재화된 인종차별 혹은 편견을 조장했죠. 모델계에서 혼혈이라는 찬사를 받긴 했지만, 정작 일상에서 아웃사이더처럼 느껴진 이유기도 하죠.

혼혈인을 둘러싼 문제는 말을 바꾸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니까요. 혼혈에 대한 사람들의 차별 의식이 사라지지 않는 한 새로운 용어가 아무리 생겨도 그 말을 또다시 차별어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하지만 지금 세계는 ‘다문화 사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문화를 반으로 자르지 않고, 다른 문화를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 자세가 절실하죠.

전적으로 동의해요. 세상은 점점 더 작아지고, 문화는 섞이고, 더 많은 사람이 여행하고, 서로의 배경을 배우고 포용합니다. <오징어 게임> 신드롬을 보세요. 한국 드라마는 이제 세계 1위의 TV 쇼예요. 세계인이 한국어를 듣고, 우리의 얼굴을 보고, 우리의 문화와 재능을 엿보고, 그것을 사랑하고 또 열광합니다. 제가 누군가를 만났을 때, 그들이 제가 어디서 왔는지 이해하고 존중해주길 원해요. 그 반대도 마찬가지죠. 우리에겐 부지불식간에 배워 문화적으로 내면화된 세대적 인종주의를 깨우쳐야 할 책임이 있어요. 흑인 인권 존중, 아시아 혐오 문제에 투쟁하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존중받고 싶다면 목소리를 더 크게 내야 해요. (VK)

포토그래퍼
Peter Ash Lee
뷰티 에디터
이주현
모델
미아 강
스타일리스트
앤드류 무카말(Andrew Mukamal@Streeters)
메이크업
앨리 스미스(Allie Smith@Bridge Artists)
헤어
히카루(Hikaru@Frank Reps)
매니큐어
최진순
세트 스타일링
소니아 렌치(Sonia Rentsch)
프로덕션
박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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