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운동 비밀 병기
매일 입는 옷 한 벌에도 까다로운 이들이라면, 격한 운동을 할 때 사용하는 아이템도 남다를 것. 자신만의 스타일 철학을 가진 이들이 공개한다. 수많은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정착한, 나만의 운동 필수 아이템!
김승훈 메종 드 파팡 대표 @maisondeparfum_seoul
스키와 스노보드 필수 아이템, 베이스 레이어
초등학생 때부터 대학생 때까지 스노보드 선수 생활을 했기에 겨울 스포츠 환경에 익숙한 편이다. 따뜻한 계절엔 눈을 찾아 뉴질랜드나 유럽의 알프스, 캐나다 등지로 떠났을 정도. 겨울 스포츠인 스키나 스노보드를 위한 의류라면 방수·방풍·보온성을 갖춘 셸 재킷 같은 아우터를 우선 챙기기 쉽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우터 못지않게 베이스 레이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리프트에서 점프대, 피스트까지 이어지는 동선이 짧고 난방 시설이 너무 잘 되어 있는 우리나라에선 더더욱. 라이딩 시간이 길고 퍼포먼스를 중시한다거나, 나처럼 백컨트리 스노보딩을 하며, 업힐과 다운힐을 반복하고 산에 머무는 시간이 긴 경우는 체온 유지는 물론 쾌적함, 퍼포먼스에까지 큰 영향을 주는 베이스 레이어의 중요성을 더 깨닫게 된다. 베이스 레이어는 보통 두 종류의 이너웨어를 일컫는 것으로, 퍼스트 레이어는 땀 배출과 속건 기능을 갖춘 가벼운 합성 소재가 주를 이루며, 세컨드 레이어는 보온성과 천연 방취 기능을 갖춘 울 소재가 대표적.
기온이 낮고 건조한 한국의 겨울 환경을 고려하는 것은 기본이고, 일조량이나 풍속 같은 그날의 날씨와 코스에 맞게 다양한 두께감과 디자인의 베이스 레이어를 구비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평소 애용한 건 아크테릭스, 스마트울, 몽벨 제품. 그중 목 부분에 집업 디테일이 있는 것이 체온 조절에 용이해 즐겨 입는다.
곽지아 <아 요가> 매거진 편집장 @ah__yoga
요가 필수 아이템, 에코 요가 매트
요가는 매트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매우 간편하고 경제적인 운동이다. 블록, 부스터, 스트랩 등 여타 도구도 물론 있지만 모두 ‘Must’일 필요는 없으니까. 언제 어디서든 매트 한 장만 깔아두면 깊은 호흡과 함께 몸과 마음의 균형을 잡을 수 있다. 그래서 매트를 선택하는 데는 매우 신중해질 수밖에. 만두카, 가네샤, 룰루레몬 등 안 써본 매트가 없을 정도로 꽤 많이 거쳤다. 매트 특유의 인위적인 고무 냄새에 머리가 아프고, 밀리는 부드러운 매트는 잘하지도 못하는 동작에 더더욱 방해가 되니 별로이고, 거기에 몇 번 크게 아프고 나니 결국은 몸에도 이로운 친환경 아이템을 선택하게 됐다.
이 영국산 에코 요가 매트는 한번 써보니 단점이 있음에도 아주 좋아서 결국은 내가 직접 <아 요가> 굿즈로 정식 수입했다. 황마와 천연고무로 만들어 항균 효과가 있고 통기성이 우수하다. 피부에도 무해하고 위생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잘 미끄러지지 않아 동작을 곧고 단단하게 취할 수 있다. 동작을 하다 보면 매트에서 시큼하고 고소한 냄새가 솔솔 올라오는데, 바로 천연고무 냄새다. 이 냄새가 너무 좋은데, 아무래도 호불호가 조금 있을 듯싶다.
사실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 사용하다 보면 어느새 저절로 생분해되어 흙으로 돌아간다는 취지인데, 그러다 보니 황마 부스러기가 조금씩 떨어져서 운동 후 돌돌이를 써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환경에 도움이 되고 몸에도 이로우니,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친환경을 위한 작은 실천이기도 하고.
정리원 페이스 프로젝트 대표 @hwa_leannechung
골프 필수 아이템, 팔꿈치 보호대
어르신들이나 즐기는 지루한 운동이라고 생각해온 골프. 그 오랜 선입견을 버리고 직접 이 운동을 하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지도 어느덧 3년이다. 술자리를 제외하면 나이 제한 없이 지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자리인 데다, 건강까지 도모할 수 있으니 더할 나위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날씨가 좋은 계절엔 일주일에 한 번 레슨을 받고, 2시간 정도 두 차례 개인 연습을 하며, 정기적으로 라운드를 나가는 등 많은 시간을 할애하곤 한다. 이렇듯 골프에 몰두하며 한순간도 빼놓지 않은 아이템은 바로 팔꿈치 보호대. 오랜 기간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오면서 근육 이완보다는 긴장하는 데 익숙해졌는지, 힘을 빼야 하는 대표적 운동인 골프를 할 때도 이런 습관이 나와서였다. 팔 근육을 긴장시켜 무리하게 힘을 주는 나쁜 습관이 누적되면서 ‘골프 엘보’라고도 불리는 팔꿈치 내측 상과염 진단을 받게 된 것.
팔꿈치 보호대는 근육에 힘이 들어가 팔꿈치에 무리가 가는 이른바 ‘엘보 현상’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긴소매를 입는 계절에는 소매 안에 착용하지만, 컬러가 멋진 것이라면 드러난다 해도 개의치 않는다.
산드라 메니에 강 SMK 대표 @smk_dancewear
리듬체조 필수 아이템, 반바지
서른 살 넘어 시작한 발레에 이어, 2019년에 시작한 리듬체조는 이제 생활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애초에 여성복 브랜드였던 나의 브랜드 SMK도 완전히 노선을 변경, 댄스 웨어와 리듬체조용 의류를 선보이고 있으니 말 다 했다. 리듬체조 국가 대표 선수 출신 손연재가 운영하는 한남동 리프 스튜디오에서 일주일에 세 번 정도 훈련하며, 주로 배우는 건 클럽 & 볼이다.
리듬체조를 연습하며 즐겨 입는 아이템 중 하나는 SMK의 RG 쇼티(Shorty) 제품. 개인적으로 욕심과 애정을 듬뿍 불어넣어 제작한 반바지로, 허리를 수백 번 굽혔다 펴도 말려 내려갈 일 없으며, 여성이라면 한 달에 한 번 찾아오는 생리 기간에도 아랫배가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라인을 잡아주는 활용도 높은 아이템이다. 바다에 떠돌아다니는 플라스틱 폐기물과 낚시 그물 등을 세척해 가공한 에코닐 소재라는 점도 이 제품에 더 애착을 품는 이유.
나의 ‘차애템’은 운동복 또는 RG 쇼티 안에 입는 SMK의 모달 쇼티. 이 제품에 사용한 렌징 모달은 오스트리아산 자연섬유인 비치우드에서 추출해 친환경적으로 생산한 것으로, 아무것도 입지 않은 것 같은 자연스러운 착용감과 온기를 선사한다. 리듬체조에는 무릎을 접어 떨어지는 도구를 낚아채는 동작이 있는데, 무릎을 드러내는 짧은 길이의 모달 쇼티는 그런 동작을 하기에 제격이다. 아무리 뛰어난 소재라도 맨살보다 접지력이 뛰어나진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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