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지금 당장 팔로우해야 할 동아시아 사진작가 8인

2022.02.23

지금 당장 팔로우해야 할 동아시아 사진작가 8인

2021년 9월호를 통해 <영국 보그>는 동아시아에서 활약하는 포토그래퍼들의 환희, 폭발하는 창의성과 재능을 집중 조명했다. 런던에서 주로 일하는 한국인 포토그래퍼 한나 문(Hanna Moon)이 템스강에서 일출을 배경으로 촬영한 사진은 <보그>와 영국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을 의미한다. 지금, 패션 사진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며 동아시아인의 정체성을 둘러싼 서사를 되찾고 변화를 꾀하는 동아시아 사진가들을 만났다.

@chogiseok

Giseok Cho

2016년 처음 카메라를 잡기 전 한국의 포토그래퍼 조기석은 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세트 디자이너이자 아트 디렉터로 활동했다. “결국 세트와 아트 디렉팅을 통해 제 마음속에 그려왔던 것을 직접 포착해내고 싶었습니다.” 자연, 동아시아 문화 그리고 서울에서 보낸 그의 어린 시절로부터 영감을 받은 이 아티스트의 작품은 어린 시절 갖고 놀던 장난감, 꽃, 교복 등과 같은 분명한 모티브를 활용함으로써 평화로움과 비현실성을 한데 섞는다. 최근 그의 작품은 ‘공존’ 개념을 중심으로 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환경에 동조하고 있다. “저는 2011년부터 이 개념에 초점을 맞춰왔죠. 그리고 저는 그것을 2018년부터 시각화하기 시작했어요.” 그가 설명했다. “자연과 기술 같은 두 가지 개념 사이 혹은 관계 속에 자리한 ‘공존’의 이중성을 탐구하고 있어요.”

@minhyunwoo_

Hyunwoo Min

한국인 포토그래퍼 민현우는 20대 후반 사진에 뛰어들어 구찌 캠페인 화보와 <보그> 패션 화보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감각적 스타일이 탁월한 것으로 잘 알려진 민현우는 <보그 코리아> 2020년 9월호의 역사적인 촬영을 맡았다. 이 작품은 ‘희망’을 기리기 위해 다 함께 모인 전 세계 보그 26개 버전의 일부였다. 민현우는 이 주제를 ‘사랑과 기쁨이 넘치는 광경’으로 해석했다. 그는 한국의 외진 시골로 여행을 떠나 전통 한복을 입은 할머니들을 렌즈에 담아냈다. “희망은 새로운 시작을 기대하는 거죠. 그렇지만 우리는 또한 선조와 이전 세대의 희망이 되기도 합니다.” 그는 말했다. “저는 감사를 표하고 이전 세대가 우리에게 기대하는 희망을 존중하고 싶었어요. 제 사진은 사랑과 감사의 이미지이며,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특별하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alexleese

Alex Leese

알렉스 리스는 늘 인간의 독특한 특성에 매료되어왔다. 패션계에서 선보인 작품 외에도 그녀의 사진은 인류학적으로 강렬한 연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녀의 ‘Boys of Hong Kong’ 프로젝트를 보자. 아시아 남성성의 전형을 다루는 이 프로젝트는 32세의 그녀가 런던에서 홍콩 집으로 돌아간 직후 담아낸 것이었다. “저는 12세 때 영국으로 가기 전까지 ‘다르다’고 느끼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녀가 밝혔다. “영국으로 간 것이 세상에 대한 전체적인 세계관을 바꿨고, 이는 제 작품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어요.” 그녀가 최근 작업한 프로젝트 ‘Me + Mine’은 첫 번째 록다운 기간에 줌으로 촬영한 전 세계 여성들의 누드 시리즈로 자율 권한에 대한 중요한 탐구이며 누군가의 신체적 자율성을 탈환하는 것이다. “인종차별과 젠더 차별은 새로운 게 아니죠. 우리가 남성성을 재정의하고 남성의 정체성을 이해하는 모든 측면에서 서사의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예술은 사람들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가장 강력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제가 하는 일을 지속하도록 이끄는 원동력이죠.”

@hannamoon69

Hanna Moon

한때 포토그래퍼 타이론 레본(Tyrone Lebon)의 어시스턴트로 활동했던 한국인 포토그래퍼 한나 문은 전 세계 브랜드, 잡지와 일한다. 그녀는 2019년 서머셋 하우스에서 동료 포토그래퍼 조이스 응(Joyce Ng)과 전시를 열면서 이름을 알렸다. 전시 <제2 외국어로서의 영어(English As a Second Language)>는 두 아티스트 각자의 문화와 다름을 탐구하면서 아름다움과 스타일에 대한 관념에 도전했다. “제 작품은 정말 솔직하고, 원초적이며, 중간적입니다.” 한나가 말했다. “저는 아티스트의 작품이라면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믿어요. 사람마다 자신의 경험과 문화에서 파생된 독특한 우주를 갖고 있으니까요.” 한나 문이 <영국 보그>를 위해 처음 맡았던 젬마 찬(Gemma Chan)의 커버 화보는 실제로 그녀 자신의 커뮤니티를 기린다. 아직도 이뤄져야 하는 일이 더 많기는 하지만 말이다. “‘변화는 순식간에 일어나지 않는다’가 제 모토예요. 꾸준히 밀어붙여야죠. 그리고 뭔가를 확신하고 그것을 실천해야 해요. 그러면 결국 사람들이 그 변화를 목격하게 될 겁니다. 저는 그렇게 믿어요. 그것은 바로 제가 정치적인 방식으로 목소리를 내지 않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저는 아티스트로서 제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저는 원래 그런 사람이죠.”

@luoyangggg

Luo Yang

루오 양의 사진 속에는 열정적인 감성이 담겨 있다. 상하이에 사는 37세의 그는 대학 시절 자신의 감정을 표출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진을 찾아냈다. 10년간 ‘Girls’ 시리즈를 창작하며 그녀는 1980년대에 태어난 중국 여성 수백 명을 자연 속에서 촬영함으로써 ‘소녀들이 거칠고 자각적이며, 냉정하면서도 불안하고, 연약하고, 상처 입었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다음 프로젝트 ‘Youth’도 마찬가지로 폭로적이다. 새로운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으로, 그녀는 자신보다 어린 여성에게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제 작품은 제 문화와 환경, 제가 만난 사람들의 삶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있습니다.” 그녀가 설명했다. “현실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하는 힘을 지니고 있어요. 그리고 저는 평범한 사람들의 소중한 순간을 있는 그대로 포착하면서 중국의 다양한 여성과 세대의 삶을 진실하게 보여주고 싶어요. 저는 사람들이 제 사진에서 위안을 찾고 그 사진을 통해 각 개인을 존중하도록 사람들을 격려하고 싶습니다.”

@zhonglin_

Zhong Lin

말레이시아에서 나고 자란 종 린은 성장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접했고, 이는 그녀의 공상적인 비현실적 이미지에 꾸준히 영향을 주었다. “사람마다 예술 작품을 굉장히 달리 해석하죠.” 현재 대만에 살고 있는 린이 말했다. “누군가는 제 사진 속 여성들이 얼어 있고, 움직임이 없고, 순종적인 것 같아 보인다고 얘기하죠. 그것은 제가 여성을 보는 방식을 반영하는 것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사람들은 보고 싶은 대로 보고 어떤 사람들은 그런 식으로 여성을 보는 것 같아요. 저는 사람들이 열린 마음으로 다른 유의 아름다움을 보고 제 사진을 통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얻을 수 있기를 희망해요.” 이미 패션 매거진과 캠페인을 촬영하며 유명해진 린의 개인적인 작품은 사진가로서 독특한 안목과 기량을 드러낸다. 그녀가 1년 동안 매일 사진을 찍었던 최근 시리즈 ’Project 365’가 대표적. “사람들이 눈을 통해서만 많은 감정을 느끼기 때문에 저는 클로즈업 인물 사진을 정말 좋아합니다. 스틸 사진이 어떻게 보는 이에게서 감정과 생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살피다 보면 정말 놀라워요.”

@Wangwei_instagram

Wang Wei

중국 젊은이들 사이의 친밀한 순간을 포착한 베이징 사진가 왕 웨이의 이미지는 색감과 에너지로 포효하며 기발한 해방감과 자유를 이끌어낸다. “젊다는 것은 두려움 없이 자신의 마음을 따르면서 두려움 없이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요.” 그가 ‘Young Wild & Free’ 시리즈에 대해 말했다. 이것은 친구들의 삶을 기록한 것이다(제목은 2011년 발표한 스눕 독(Snoop Dogg)의 노래에서 따왔다). 그 밖에 그는 ‘Hot Summer Nights’와 ‘Fly Me to the Moon’ 같은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의 활기찬 청소년 문화를 담은 스냅 샷을 선보였다. 철저하게 35mm 필름으로 촬영하는 그의 작품에는 반가운 친밀감과 솔직함이 담겨 있다.

@Joyceszeng

Joyce Ng

외동인 조이스 응은 그의 사진과 스토리텔링 접근 방식에 영향을 주는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는 재주를 키워왔다. “저는 다른 사람들의 스토리에 집중하는 것을 좋아해요. 제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거든요. 물론 그것이 자기표현의 방식이죠.” 그녀의 고향인 홍콩의 도시, ‘우리 말투와 매너의 무뚝뚝함 그리고 일상 속 추잡하고 저속하고 불쾌한 것들’로부터 영감을 받은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이 29세 사진가의 작품은 그 도시에 대한 원초적 격렬함과 열광적 에너지를 담아낸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 홍콩에서 자란 제 모습을 거부하지 않아요. 제 예술의 중심에 있죠.” 전통적으로 머리를 길게 기르는 황루오(Huang Luo)족 여성들을 담아낸 ‘일생에 한 번(Once in a Lifetime)’과 같은 예술 작품은 그녀의 문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의 작품은 문화와 경계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언어를 구사한다.

에디터
SOEY KIM
포토
각 인스타그램, VOGUE KOREA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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