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심판’ 묵직한 울림
“저는 소년범을 혐오합니다.” 차갑고도 의미심장한 한마디가 법정에 울려 퍼지고, 파동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흔듭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소년심판>이 묵직한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연령으로 범죄의 경중을 따지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책임을 느끼게 하는 이 시리즈는 지금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날카롭게 건드립니다.
연화지방법원 소년형사합의부에 새로 부임한 판사 ‘심은석(김혜수)’. 그녀는 아이들이 일으킨 범죄를 혐오합니다. “범죄자니까. 그 나이에 감히 범죄를 저질렀으니까”라는 대사는 심은석의 소신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그녀는 소년범에게 갱생의 기회를 주고 싶어 하는 판사 ‘차태주(김무열)’와 맞서게 되죠.
<소년심판>에는 가정 폭력, 성매매, 살인 등 사회를 어지럽히는 다양한 범죄로 법정에 서는 소년들이 등장합니다. 그들 뒤에는 어둠을 외면하는 사회와 소년들을 돌보지 못한 가정이 있습니다. 작품은 사실적이기에 잔인하고 서글픈 현실을 법정에 그대로 풀어놓습니다.
<소년심판>은 실제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에피소드를 구성했습니다. 2015년 용인 수지구 아파트 벽돌 투척 사건, 2017년 인천 연수구 초등학생 유괴 살해 사건, 교육계 입시 비리의 민낯을 보여준 숙명여고 쌍둥이 자매 시험지 유출 사건, 미성년자 렌터카 무면허 운전 사건 등을 연상케 합니다. 미성년자가 저질렀다고는 믿기 어려운 일은 당시에도 ‘촉법소년’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죠.
촉법소년 제도는 10세 이상 14세 미만의 소년에게 형사 책임 능력이 없다고 판단돼 범죄를 저질렀어도 처벌이 아닌 보호 처분의 대상이 되는 법입니다. 해당 나이대의 청소년은 악질적인 중범죄를 저질러도 촉법소년이라는 이유로 처벌을 피할 수 있죠. 이를 악용하는 소년 범죄자들은 경찰을 비웃고, 사회를 조롱합니다. <소년범죄>는 이런 문제점까지 잊지 않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미성년자의 범죄에 피해를 입은 이들은 깊은 상처와 트라우마를 가진 채 살아가야 합니다.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현실은 시청자에게도 너무나 가혹하게 다가오죠. 과연 ‘법 앞에 평등한가’라는 질문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습니다. 단지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갱생의 기회를 줘도 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법원으로 돌아오는 아이들의 모습은 소년법의 참담한 현실과 한계를 눈앞에서 보여줍니다.
<소년심판>은 대한민국 재판 시스템을 돌아보고 문제점을 지적합니다. 또 아이들이 범죄를 저지르게 된 배경과 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사회의 안전망이 존재하지 않는 이유, 처벌과 갱생 사이의 균형에 대해 차분하게 되짚어봅니다. 결국 ‘아이들이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도록 하겠다’는 같은 목표로 처벌을 내리는 판사들의 모습을 보며 보는 이들도 마음속으로 나름의 판결을 내리게 됩니다. 우리는 어떤 판결로 소년을 심판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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