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가 된 MZ세대, 그들이 원하는 것
봉쇄에서 벗어난 MZ세대는 브랜드를 구축하면서 진정성과 커뮤니티, 지속 가능성 등의 가치를 고수한다. 사업주이자 보스로 부상하는 그들을 <보그 비즈니스>가 취재했다.
팬데믹이 창궐하는 동안 집 안에만 갇혀 부족한 일자리에 고심하던 Z세대는 서둘러 새로운 패션 시스템의 씨앗을 뿌렸다. 그들이 가진 핵심 가치는? 지속 가능성과 협업 그리고 개성이다.
런던에 기반을 두고 활동하며 2020년에 망가진 목걸이와 빈티지 장식물로 보석을 만들기 시작한 디자이너 올리비아 블레이크만(Olivia Blakeman)을 한번 보자. 졸업 후 암울한 취업 시장에 뛰어든 그녀는 ‘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위해 기부하고 싶었다. 그래서 취미 활동을 다른 Z세대와 협업하는 가운데 ‘플래닛 B’라는 사업체로 발전시켰고, 지금도 수익의 10%를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올리비아의 장기 목표는 독립 창작 집단이 만든 지속 가능하고 윤리적인 제품을 위한 시장을 육성하는 것이다.
Z세대 기업가의 대부분은 디팝(Depop)과 인스타그램, 틱톡에서 소규모로 시작해 그들의 제품뿐 아니라 소규모 자영업자로서 변화무쌍한 그들의 부침을 수백만 팔로워와 공유했다. 전 세계가 봉쇄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일부는 자신의 부업을 완전히 성장한 사업으로 용케 발전시키며 좀 더 광범위한 패션 생태계에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큰 사업이다. 디팝에서만 판매자 커뮤니티는 중고 제품과 자체 브랜드 제품으로 2020년에 6억5,000만 달러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많은 Z세대가 그들이 소비자로서 직접 느끼는 공백을 메우고 그들과 유사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업에 뛰어들었다. 전략은 주류 패션업계가 다음 세대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건 아닌지에 관한 질문을 비롯해 온갖 종류의 질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보석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아니사 케르미쉬(Anissa Kermiche)에서 소셜 미디어와 콘텐츠 제작을 담당하는 미라 알모마니(Mira Al-Momani)는 독립 디자이너를 소개하는 그녀의 개인 스타일 동영상이 갑자기 뜨자 그녀의 인스타그램과 틱톡 조회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이제 멀티브랜드 전자상거래 플랫폼 니마 스토어를 열어 신규 브랜드와 협업으로 디자인한 독점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산지 직송이나 수수료 부과 대신, 알모마니는 재고를 즉시 구매해 디자이너들이 바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Z세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려 깊음”이라고 그녀는 그런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말한다.
동업자 페데리카 레바토(Federica Levato)가 작성한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의 ‘Z세대 디팝 사용자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디팝 사용자 가운데 90%가 옷 수선(60%), 패션 소비 줄이기(70%), 더 많이 재활용하기(75%) 등 일상에서 더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삶을 바꿔나간다. 알모마니에게 Z세대가 소유한 브랜드의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더 폭넓은 지속 가능한 패션 공간으로 진출하는 관문이었다. 그녀는 봉쇄가 시작될 때 한 동료 Z세대 판매자로부터 팔다 남은 맞춤형 코르셋을 한 벌 구입한 후 자신도 흥미가 생겨 인스타그램에 협업 과정을 공유했다.
Z세대가 사업을 하는 데 소셜 미디어는 필수 요소지만 브랜드 소유자가 반드시 이것을 사용해 판매를 촉진하는 건 아니다. 유료 광고를 선택하는 사람은 극소수이며 결국 그들은 브랜드 정체성의 기반이 되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확실한 소셜 미디어 페르소나의 구축을 선호한다. 이것은 고객 충성도와 신뢰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현재 정규직 근로자 세 명과 함께 이스트런던에 스튜디오를 운영 중인 디팝의 수석 판매자 이사벨라 브라나(Isabella Vrana)는 말한다. 그리고 수익이 해마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덧붙인다. 인스타그램에서 그녀는 브랜드 이미지 사진과 빈티지 드롭 프리뷰(신제품 미리 보기)를 개인 사진과 배후의 사업 콘텐츠와 섞는다. “사람들은 무언가를 늘 팔려고 하거나 홍보하려는 누군가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요.”
학부 졸업 후 석사 학위를 취득하기 전 휴지기에 잠시 ‘더 팻 체럽(The Phat Cherub)’이라는 중고 보석 사업을 시작한 소르카 몬돈(Sorcha Mondon)은 전적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녀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매주 그녀는 ‘케루비나스’로 알려진 그녀의 추종자 가운데 한 명과 같이 ‘소르카의 선데이 서비스’라는 QVC 스타일의 한 부문을 위해 ‘인스타그램 스토리즈’를 시작한다. “이것은 사람들이 구조와 연결에 목말라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봉쇄령 시기에 시작했습니다”라고 그녀는 설명한다. “당시 매출은 일반 사진을 업로드할 때보다 아주 좋아졌고 덕분에 저는 고객과 아주 좋은 관계를 정립할 수 있었어요.” 몬돈은 사업이 처음 몇 달 동안 수익성이 있었고, 런던 임대료를 지불할 만큼 충분히 팔린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이 자신에게 기대하는 창업자 중심의 접근 방식을 다소 불편해하는 Z세대도 있다. 케지야 아쿠아예(Keziah Acquaye)는 부담을 어느 정도 덜기 위해 회사 이름을 ‘케즈 메이드 잇’에서 ‘KMI 스튜디오스’로 바꾸었다. 본인의 브랜드 스사무사의 의상을 모델 벨라 하디드와 소셜 미디어의 인기 스타 애디슨 레이가 착용하는 아살 테헤라니(Asal Tehrani)는 그녀의 사진에 본인이 등장할 때 훨씬 더 사람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한다. 하지만 모델을 브랜드의 얼굴로 고용할 때 그녀는 그런 말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다.
봉쇄가 해제되면서 팝업 스토어는 Z세대 패션계의 주류가 되었다. 맞춤형 소매 체인점 ‘숙 스페이시스(Sook Spaces)’는 런던에서 맨체스터, 에든버러에 이르기까지 영국에서 Z세대를 초대해 그들이 자체 모듈식 맞춤 매장에서 시간대별로 팝업 스토어를 예약할 수 있도록 했다. 많은 팝업 스토어가 긴 대기 줄과 경찰의 감독이 필수적인 런던 옥스퍼드 스트리트처럼 입지가 좋은 일부 쇼핑 공간을 마비시키며 즉각적이고도 이례적인 영향을 미쳤다. “우리가 함께 일하는 대형 브랜드는 몇 달 전에 계획을 세우지만, Z세대는 한 가지 작업을 최대한 빨리 끝내고 곧 다음 작업으로 옮겨갑니다.” 창업자 존 호일은 말한다. “나이 든 고객은 그런 기술과 힘겹게 씨름할지 몰라도 Z세대는 금방 몸으로 익히죠.”
뮤지션 마야 니콜(Mya Nicole)은 플래닛 B, 센자 바이 매디(Senja by Maddie)를 비롯한 Z세대 기업가에게 그녀의 가족이 70년 이상 소유해온 건물에 저렴한 자리를 제공하면서 런던의 소호에서 격월로 열리는 팝업 공간 2o2st를 운영한다. 일부 브랜드는 단독 팝업 공간을 선택한다. 수키 젬스(Suki Gems)는 치아에 큐빅 같은 보석을 붙이는 스테이션을 이끌었고, 옥타비아 뱅크스(Octavia Banks)는 고객의 작품을 그녀의 시그니처 프린트 톱으로 바꾸는 대리석 무늬 넣기 작업장을 소유하고 있다. 이런 팝업 공간에 대한 광고는 벤더(판매업체)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전적으로 이뤄지는데, 매회 평균 350~500명이 방문한다. 디팝은 또한 2019년에 셀프리지스에서 운영하던 팝업 공간을 비롯해 엄선한 판매자를 위해 팝업 공간을 연다.
2003년부터 미국 곳곳에서 운영되는 실물시장 ‘아티스츠 앤 플리스(Artists and Fleas)’는 2021년 4월에 판매 품목을 확대해 Z세대에 중점을 두고 만든 버전인 리제너레이션을 포함시켰다. 매주 280달러의 수수료를 내면, 벤더들은 브루클린에 본인들의 빈티지 제품과 업사이클링 제품을 주말 동안 판매하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이 구비된 가판대를 하나 빌릴 수 있다. 인스타그램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가 엠마 로그(Emma Rogue)는 리제너레이션 졸업생으로, 그 후 뉴욕에 그녀의 브랜드 ‘로그’를 위한 상설 매장을 개설했다. 인스타그램 @shop 계정의 크리에이티브 프로듀서 메이시 홀은 ‘로그’가 Z세대 기업가들이 IRL 팝업 공간을 활용해 인스타그램의 새로운 숍 기능과 발맞춰 커뮤니티와 판매를 촉진하면서,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뛰어넘어 제품을 어떻게 발전시켜나가는지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말한다.
또한 뉴욕에서는 ‘퍼니 프리티 나이스(Funny Pretty Nice)’의 창업자 나탈리아 스파츠(Natalia Spotts)가 팬데믹 기간에 저렴한 팝업 공간을 확보했는데, 현재 이곳에서는 1990년대와 2000년대 그녀의 빈티지 컬렉션을 판매하고 주말에는 주로 인플루언서의 옷장을 선보인다. 첫해에 스파츠는 회사 매출이 12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다. “치수가 다르기 때문에 사람들은 빈티지 제품을 직접 착용해보고 싶어 하는데, Z세대는 경험을 정말 중요시해요.” 스파츠는 현재 주요 과제는 높은 회전율과 그녀의 고객이 기대하는 개별 큐레이션에 맞게 재빨리 빈티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라고 한다.
‘바워리 쇼룸(Bowery Showroom)’의 창업자 매튜 춘(Matthew Choon)은 사업을 하는 데 Z세대 기업가의 정신이 지닌 전형적인 특징을 대부분 구현하며 특히 유연한 접근 방식을 취해왔다. 지난해 4월에 문을 연 후 그의 뉴욕 컨셉 스토어는 위탁판매와 도매를 자체 생산품과 사내 콘텐츠 스튜디오, 인플루언서 마케팅 대행사, 인재 인큐베이터와 결합시켰다. 그 공간은 또한 팝업 스토어로 임대도 가능하다.
춘은 곧 개시할 전자상거래 오퍼가 매출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어디서나 볼 수 있지만, 정말 잘 먹혀요.” 단순히 제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대신 방문객은 종종 자체 프로젝트도 동시에 진행하는 매장의 크리에이티브 팀과 함께 동영상과 팟캐스트에 직접 출연할 수도 있다. “Z세대를 위해 Z세대가 소유, 가동, 운영하는 셈이죠.” 춘은 말한다. “사람들은 진짜가 아닌 것은 금방 알아채요.” (VK)
- 글
- BELLA WE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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