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화보

클린 뷰티의 진화

2022.03.11

클린 뷰티의 진화

공작새처럼 화려하지만 그 이상으로 명민하게! 진일보한 2022년 클린 뷰티.

Over the Rainbow 페인트칠한 듯 강렬한 색감과 다채로워진 카테고리. 비건 메이크업의 컬러는 비로소 한계를 뛰어넘었다. 오롯이 식물성 원료로만 만들던 색조가 브랜드의 배합 기술이 폭풍 성장하면서 기존의 적은 가짓수는 늘었고, 특유의 물 탄 듯 아스라하고 맑은 발색이 보완되고 있다. 네일 컬러부터 머리를 원하는 색으로 물들이고 밝게 탈색도 가능한 염모제는 집에서도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선명한 결과물을 낸다. 블리치 런던(Bleach London), 알틱 폭스(Arctic Fox) 등의 헤어케어 브랜드가 보여주는 20여 가지에서 30가지에 이르는 비비드한 컬러 스펙트럼은 ‘비건’이라는 편견을 과감히 지운다. 특히 알틱 폭스는 지난해 LG생활건강이 인수해 한국에서도 만날 수 있다. 아워글래스의 최신작 ‘컨페션™ 립스틱 레드 제로’는 비건 원료만으로 풍부한 붉은색을 만들어냈다. 립스틱은 물론 수많은 메이크업 제품의 컬러 스펙트럼을 책임져온 동물성 염료 ‘카민’을 완벽하게 대체할 만한 공식을 찾아낸 것. 고작 500g의 카민을 얻어내기 위한 연지벌레 7만 마리의 희생에 이제는 완전히 작별을 고할 시간이다.

Luxury is On 도덕적 양심은 충만할지라도 미적 욕구는 충족시키지 못한 패키지. 미니멀하고 간소하던 디자인은 호사스러워지고 있다. 독특한 장식으로 예술적 감각을 더하고, 명품 화장품 부럽지 않게 고급스러운 외관을 자랑한다. 클린 포뮬러와 재활용 가능한 세련된 레드 패키지로 무장한 ‘N°1 드 샤넬’을 선보이며 비건 뷰티 생태계에 뛰어든 샤넬 뷰티, 최근 국내에 상륙한 프랑스 퍼퓸 브랜드 오르메는 이러한 비건 뷰티의 고급화를 가속화한다. “아름다운 것은 곧 좋은 것이어야 하죠. 우리가 전달하고 싶은 스토리를 가장 아름답게 전달하는 방법은 좋은 원료를 사용하는 것이고, 그 향수를 다 사용하고 나서도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도록 보틀을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완성했습니다.” 12각의 재활용 유리 보틀, 밤나무를 수작업으로 조각해 색을 입힌 장식적인 캡. 자연이 원료가 된 향수일 뿐 아니라 공간을 연출하는 하나의 오브제이기도 한 오르메의 한국 론칭을 담당한 SE인터내셔널 이주연 차장의 말이다. 플라워 모티브 주얼리는 1064 스튜디오(1064 Studio).

Green Revolution 포르투갈 뷰티 브랜드 이그나에(Ignae)는 아조레스 제도를 만들어낸 화산 생태계의 온천수, 식물성 성분이 피부 재생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하여 그곳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인간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인지질을 모방한 식물성 리포솜을 새롭게 만들어내기에 이른다. 이렇듯 비건 뷰티가 주목하는 성분은 더 이상 자연의 특정 원료는 아니다. 이제 주요 쟁점은 바로 ‘클리니컬(Clean+Clinical)’한 원료. 자연에서 유래하되, 안전한 실험실에서 생명공학적으로 재배하거나 개발해 효능을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다. 무엇보다 자연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그를 고갈시키는 허점을 바로잡을 수 있다. 자원을 소진하지 않고, 오히려 멸종 위기에 처한 식물성 성분을 보존하며 삶의 기초이자 토대를 보전하는 것이 우리에게 남은 과제다.

Clean Slate 기후 위기와 바이러스, 자원 고갈. 숨통을 조여오는 이슈로 몇 년 새 뷰티 월드는 비건 인증이 그 무엇보다 주요한 키워드로 떠올랐다. 짧은 시간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뤄냈지만 어두운 이면 역시 존재했다. 리필 스테이션의 세제가 알고 보면 탄소를 배출하는 수입산인 것과 같은 반전 요소, 모호한 설명, 명확한 증거가 없는 주장 등 ‘그린 워싱’이라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동물 실험 금지와 동물성 원료 배제 그리고 재활용 가능한 패키지. 클린 뷰티의 가장 기본적인 세 가지 요소에 대한 투명성은 물론, 오명과 설움을 뛰어넘을 수 있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

Water Savior 무(無)수분. 점차 실현되어가는 물 부족의 도래 시기를 늦추기 위한 강구책. 물 없이 만든 화장품은 말 그대로 생산 과정에서 불필요한 물 소비량을 줄이고 무게를 낮춰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감소시킨다. 그렇게 만든 ‘바(Bar)’ 형태의 화장품은 점차 카테고리를 드넓게 확장 중이다. 로레알 그룹은 하루에 수 톤의 물을 소비하는 헤어 숍을 위해 ‘워터 세이버(Water Saver)’라는 시스템을 세상에 공개했다. 수전에 부착되는 이 시스템은 샴푸, 린스, 트리트먼트가 들어 있는 세 개의 슬롯을 통해 물줄기가 분사된다. 가압 펌프를 통한 물줄기는 절수기를 또 한 번 통과하면서 미세 이온화된 물방울을 만들어내 전체 소비량을 80%까지 줄이는 효과. 2022년까지 전 세계 헤어 숍을 대상으로 공급하고, 가까운 미래에는 가정용 시스템을 선보인다.

에디터
송가혜
포토그래퍼
윤송이
모델
김남윤
헤어
장혜연
메이크업
정수연
스타일리스트
김보라
프롭
전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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