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샤넬이 트위드에 바치는 헌사

2022.03.22

by 가남희

    샤넬이 트위드에 바치는 헌사

    “컬렉션 전체를 트위드에 바친 것은 일종의 헌정입니다.” 하우스의 가장 아이코닉하고 결정적인 존재, 동시대 여성들이 우아하게 탐닉하는 트위드 그리고 샤넬.

    2022 F/W 샤넬 컬렉션은 인비테이션부터 쇼가 열린 그랑 팔레 에페메르까지 온통 트위드로 뒤덮였다.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가 쇼장을 장식했고, 옅은 초록색으로 물든 런웨이는 스코틀랜드의 트위드 강줄기를 연상케 했다. 영국과 스코틀랜드 사이에 있는 트위드강 주변은 가브리엘 샤넬이 기반을 닦은 지역이다. 그는 그곳에서 산책하며 식물과 꽃을 모아 장인들에게 영감을 주었고, 버지니 비아르는 이런 정신을 이어가고자 했다. 하우스의 상징적인 존재인 트위드는 새로운 컬렉션의 핵심이 되었다.

    블루와 퍼플, 핑크, 버건디 등 자연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와 주머니가 여러 개 달린 아우터는 복슬복슬한 소재와 만나 시골 소녀들의 순수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여기에 가브리엘 샤넬의 연인이었던 웨스트민스터 공작이 입었을 법한 오버사이즈 재킷도 트위드로 표현했다. 버지니 비아르는 웨스트민스터 공작 소유의 오두막과 저택의 테라스에서 찍힌 사진에서 가브리엘 샤넬이 공작의 옷과 고무 부츠를 신은 모습에서도 영감을 받았다. 편안하고 한적한 시골 마을에서 나들이를 즐기는 무드에 타이츠와 샤넬 로고가 박힌 고무 부츠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사랑하는 사람의 옷을 입는 것보다 섹시한 것은 없어요. 저는 언제나 현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행동에 매료됐습니다.”

    시골을 거닐며 느끼는 정겨움과 여유로움 사이에서 버지니 비아르만의 현대적이고 위트 있는 스타일링도 눈길을 끈다. 한쪽 어깨에 무심하게 걸친 재킷, 짧은 쇼츠와 크롭트 톱, 가죽 시프트 드레스, 레이어드한 주얼리, 뾰족한 키튼 힐과 싸이하이 부츠가 대표적이다. “1960년대 영국과 형형색색의 레코드 커버에 대해서도 생각했어요.”

    무한한 컬러와 소재의 조합을 가능케 하는 트위드는 샤넬의 영원한 하우스 코드다. 트위드로 작업하는 게 무척 좋아요. 샤넬에서는 트위드 없이 살 수 없어요.” 세상의 모든 트위드를 위하여!

      에디터
      가남희
      포토
      COURTESY IMAGE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