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화보

아이리스 로, 신인류!

2022.03.25

아이리스 로, 신인류!

아이리스 로. 신인류, 뉴 패셔니스타 그리고 전도유망한 배우.

호기심, 열망과 탐구심… 폭발하는 젊은 에너지와 매력. 주드 로의 딸이자 배우, 모델 아이리스 로가 뿜어내는 매력은 디올의 꿈같은 봄 컬렉션과 많이 닮았다.

아이리스라는 셀러브리티는 하나의 무브먼트다. 파워, 긍정, 자기애에 관한 메시지 덕분에 많은 추종자가 그녀를 따른다. 복서 유니폼을 닮은 실크 브라 톱.

그래픽 프린트를 가미한 뷔스티에 톱과 블랙 새틴 쇼츠.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오랜 시간 디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한 마르크 보앙(Marc Bohan)을 탐구했다. 그녀가 특히 주목한 슬림 룩 컬렉션은 1961년에 선보인 것으로, 언론은 이를 가리켜 “1947년의 뉴 룩과 마찬가지로 패션계를 완전히 뒤바꾼 컬렉션”이라고 묘사한 바 있다. 누드 톤 보디수트와 실크 쇼츠에 가죽 워커 부츠 차림의 아이리스.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는 1960년대 초기 룩을 재해석해 변화의 한계를 확장하고, 팬데믹의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했다. 옐로, 그린, 레드, 네이비, 오렌지, 라즈베리 컬러로 변주되는 그래픽 효과와 커팅을 활용한 다양한 실루엣은 마르크 보앙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는 컬러 블록 스핀을 연상시킨다. 아이리스가 입은 건 더블 페이스 앙고라 울 소재 원피스.

이제 스물한 살이 된 로는 모델 커리어뿐 아니라 미우미우, <틴 보그>와 런던 스트리트 웨어 브랜드 ‘Illustrated People’에서 일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타의가 아니라 ‘그냥 그렇게 하고 싶어서’ 과감하게 싹둑 자른 머리카락도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아이리스의 애티튜드를 느끼게 한다.

아이리스 로(Iris Law)가 프림로즈 힐(Primrose Hill)의 본가 주변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만한 곳이 또 어디 있겠나? 주드 로(Jude Law)와 새디 프로스트(Sadie Frost)의 외동딸인 그녀는 사실상 이곳과 굉장히 밀접하다. 1990년대 그녀의 부모는 당연히 프림로즈 힐에 사는 사람들 중 핵심 인물이었고, 리스 이판(Rhys Ifans), 펄 로우(Pearl Lowe), 갤러거(Gallagher) 형제들 같은 사람들과 요란한 파티를 열고 신문 기삿거리를 제공했다. 그 속도가 느려졌는지는 모르겠지만, 규모가 좀 더 작다는 점에서, 프로스트의 오픈 하우스는 전설로 남아 있다.

아이리스는 오랜 친구처럼 인사를 건넸다. 런던 남부 사람인 내가 이곳을 제대로 탐색하지 않았다고 말하자, 그녀는 경악하는 척 가슴을 부여잡으며 파죽지세로 나를 끌고 투어를 시켜주었다. 그녀는 자신이 즐겨 찾는 상점, 그러니까 올 초 오픈한 밝은 핑크빛 아이스크림 가게 리니스(Reenie’s), 반 친구들과 간식을 사 먹었을 가게, 가족이 자주 저녁 식사를 했던 그리스 식당 레모니아(Lemonia)를 알려주더니, 나를 잔디밭 위 쭉 뻗은 공원으로 데려갔다. 그녀의 어린 시절 모든 추억은 유명한 배우들의 자녀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던 삶이 아니었다. 오빠 래퍼티(Rafferty), 남동생 루디(Rudy)와 이곳에서 축구를 하며 놀던 것과 관련되어 있다. “가족에게 물려받은 것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며 두려워하지 않는 능력이죠.” 그녀가 말했다. “그것은 인간으로서 어떤 존재가 되어가는지에 영향을 줬어요.”

그녀의 최근 행보가 그 대표적인 예다. 우리가 만났을 때 아이리스는 TV 시리즈 <Pistol>을 촬영 중이었다. 이 작품은 영국 펑크계의 급부상을 다루는 FX의 6부작 시리즈로, 오스카상을 받은 대니 보일(Danny Boyle)이 연출을 맡았고 기타리스트 스티브 존스(Steve Jones)의 회고록 <외로운 소년: 섹스 피스톨의 이야기(Lonely Boy: Tales from a Sex Pistol)>를 원작으로 한다. 이 TV 시리즈에서 아이리스 로는 독특한 머리(고양이 귀 모양의 옆머리와 금발 버즈 컷), 경계를 허무는 패션의 애호로 유명해진 펑크 아이콘, 수 캣우먼(Soo Catwoman)으로 캐스팅되었다.

아이리스는 말 그대로 머리부터 연기하며 데뷔작에 뛰어들었다. 그녀는 캐스팅되었을 때 가장 먼저 ‘머리를 밀어야 하면 어쩌지?’라고 생각했다. “그다음 가발을 쓸 수 있게 되자, 머리를 깎지 않는 것이 다소 실망스러웠죠.” 어쨌든 그녀는 머리를 밀었다. “해방감을 느낄 만한 뭔가를 하고 싶었어요. 머리를 밀던 날 삶에 변화를 주었죠. 그렇게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헤어 스타일리스트 앤서니 터너(Anthony Turner)가 그 영광스러운 작업을 맡았다. 아이리스는 나중에 모엣 샹동 샴페인을 가져와 땄다. “거울을 보고 그것이 굉장히 감정을 자극할 것이라 생각했지만 그렇지 않았죠.” 친구들은 ‘너 왜 그랬어?’부터 ‘남자애 같아!’ ‘그래, 어쩔 수 없지 뭐! 머리는 자라니까!’까지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런 반응 때문에 그녀가 힘들었을까? “자신만만했기에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녀가 말하면서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 역할에 탈룰라 라일리(Talulah Riley), 밴드 멤버 시드 비셔스(Sid Vicious) 역할에 루이스 패트리지(Louis Partridge) 그리고 펑크 아이콘 조던(Jordan) 역할에 메이지 윌리엄스(Maisie Williams, 아이리스는 그와 ‘정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를 캐스팅한 이 드라마는 짐작건대, 소란스러운 공연과 파티 장면으로 가득 찬 ‘그 시대를 깊이 있게 바라보는 작품’이 될 것이다. 1년간 주로 집 근처에서 보낸 후 그런 꿈과 같은 장면을 촬영했다고? 아이리스가 끄덕이며 웃었다. “취한 척하고 가짜 땀을 몸에 뿌렸죠. 화장실에 들어갔을 때, ‘세상에나, 이런 모습을 보는 게 얼마 만이야!’라고 말했어요.

그녀에겐 또래 세대에게 영감을 주는 아주 매혹적이고 강력한 패션 세계가 있다. 글래머러스한 힙을 강조한 짧은 스커트와 재킷, 3.5cm 힐의 가죽 부츠로 완성한 ‘로 스타일’.

상냥하고 귀여운 런던 아가씨는 무엇을 입어야 몸매가 가장 근사해 보이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낮에는 캐주얼하게, 밤에는 무심한 듯 매혹적으로 입는 그녀.

아이리스는 분방함 가득한 새틴 후드 파카를 특히 마음에 들어 했다. 함께 매치한 건 그래픽 프린트를 가미한 뷔스티에 톱과 블랙 새틴 쇼츠.

수잔 루카스(Susan Lucas)로 태어나 입양된 후 지어진 수 캣우먼이라는 이름과 독특한 이미지는 1970년대에 그녀가 일링(Ealing)의 이발소에서 정수리를 민 후 두각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녀는 거리에서 발굴되어 클럽 루이즈(Club Louise)에 초대받았다. 소호 거리에 있는 이 어두운 조명의 시설은 섹스 피스톨즈(The Sex Pistols)가 자주 서는 최초의 펑크 아지트로 성장했다. 한동안 수는 비셔스와 아파트를 함께 썼다. 2000년 촬영한 다큐멘터리 <섹스 피스톨즈의 전설(The Filth and the Fury)>에서 이 밴드의 리더였던 존 라이든(John Lydon)은 그녀를 ‘스킬, 스타일, 용기’로 표현했다.

1976년 사진작가 레이 스티븐슨(Ray Stevenson)이 체인 달린 초커와 해골 귀고리 한 짝을 착용한 그녀의 모습을 촬영한 사진을 잡지 커버, 포스터, 티셔츠에 사용하면서 그 시대의 가장 오래가는 이미지 중 하나가 되었다. 섹스 피스톨즈가 1978년 해체된 후 수는 무대를 떠나 비교적 익명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녀의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어요.” 아이리스가 단호히 말했다. “수많은 사람이 그녀가 누구인지, 그녀에 대해 잘 모르죠. 그녀를 제대로 알리고 싶어요.” 아이리스가 그녀를 만날 가능성이 있을까?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밀어붙일 거예요.” 그녀가 환히 빛나는 얼굴로 말했다. “그녀가 그 시리즈를 보고 ‘맞아, 저랬지!’라고 말했으면 좋겠어요!” 아이리스는 펑크의 역사를 늘 접해왔다. 그녀의 엄마는 학창 시절부터 웨스트우드를 알고 있었고, 아이리스는 어린 시절 그 디자이너의 패션쇼에 참석하기도 했다. 어느 사진 속에서 아기였던 아이리스가 프로스트의 팔에 안겨 어리둥절한 채 과자를 먹고 있고, 스팽글 코트 차림으로 악마 뿔 모양 머리띠를 한 웨스트우드가 그 두 사람을 향해 미소 짓고 있다. 아이리스는 대부분의 패션계 유명 인사들과 친하게 지낸다. 케이트 모스를 대모로 두었으며, 스텔라 맥카트니와도 가깝게 지낸다. “어린 시절부터 그녀가 저를 알고 있다니 너무 멋진 일이죠. 그리고 지금도 기후와 패션에 대해 비슷한 견해를 갖고 있어요.” 그녀가 맥카트니에 대해 이야기했다. “서로 늘 대화를 나누죠.”

아이리스는 모델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고 있다. 디올 뷰티의 홍보대사이며 미우미우를 비롯한 수많은 브랜드의 패션쇼에 섰다. 또 지난해부터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텍스타일 공부를시작했으며, 바이오 텍스타일 분야 석사과정에 지원한다. 그녀가 디자이너가 되는 걸까? “텍스타일 샘플을 만들며 그것들이 어떻게 사용될지 보여주어야 해요. 그리고 여성복을 만들며 그 텍스타일을 쓰죠.” 그녀가 대답했다. “실제 기술을 배우고 싶어요. 그리고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보고 싶어요.”

그렇지만 그녀는 주로 남자 친구이자 주얼리 브랜드를 운영하는 동료 모델 지렐 로버츠(Jyrrel Roberts)와 함께 쉬며 정성껏 요리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 커플은 같은 스튜디오에서 각기 다른 촬영을 하며 만났고 지난해 꽤 오랜 시간을 ‘다양한 걷기 루트를 찾고 다양한 요리법을 찾으며’ 보냈다. 그녀에게 연기에만 몰두하고 싶은지 묻자 아이리스는 그녀답지 않게 조용해졌다. “그것을 굉장히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마침내 그녀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여배우로서 견고해지고 싶어요. 출신 배경 때문에 주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뭔가를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게 되면 자신에게 실망할 것 같아요!”

그러더니 어느새 그녀가 다시 자리를 떴다. 근처 어디선가 농구를 하고 있는 로버츠를 찾아나선 것이다. 그날 오후 무엇을 구울지, 패션계와 영화계를 비롯해, 그녀가 마음먹은 뭔가를 이해하고 정복하기 위해 어떤 일을 할지 결정할 것이다. (VK)

다양한 컬러는 공간 기하학을 상징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는 아티스트 안나 파파라티(Anna Paparatti)의 예술관에서 영감을 받은 것. 1960년대의 레트로 매력이 다분한 더블 페이스 펠티드 울 드레스.

아이리스는 디올 뷰티 홍보대사뿐 아니라 패션모델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으며 패션과 보석 디자인도 열심히 공부한다. 패션 디자이너의 딸로서 타고난 감각뿐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집 안에서 흔히 접해온 예술 작품으로부터 습득한 미적 감각이 다른 Z세대와 구별되는 ‘로’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듯하다.

아이리스는 디올 뷰티 홍보대사뿐 아니라 패션모델로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으며 패션과 보석 디자인도 열심히 공부한다. 패션 디자이너의 딸로서 타고난 감각뿐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집 안에서 흔히 접해온 예술 작품으로부터 습득한 미적 감각이 다른 Z세대와 구별되는 ‘로’만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듯하다.

푸시아 핑크 스팽글 자수 장식으로 텍스처를 살린 ‘캠프’ 백은 비주얼 효과가 특징이다. 메이크업은 전설적인 영국의 패션 아이콘 데이비드 보위의 지기 스타일을 오마주했다. 댄스 플로어에서 더 빛을 발하는 실루엣은 자유의 상징과도 같은 클럽을 연상시킨다. 의상과 액세서리는 디올(Dior).

패션 에디터
손은영
포토그래퍼
강혜원
모델
아이리스 로(Iris Law@IMG, Dior Makeup Global Ambassador)
스타일리스트
에뎀 도수(Edem Dossou@Total)
헤어
카림 벨기란(Karim Belghiran@Total)
메이크업
김민영(Min Kim@Streeters using Dior Makeup)
캐스팅
버트 마티로시안(Bert Martirosyan)
프로덕션
박인영(Visual Park), 웨스턴 프라미시즈(Western Promises)
Sponsored by
Di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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