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그’ 4월호 에이티즈 화보 B컷 공개
카메라 셔터가 터질 때마다, 다른 질문을 던질 때마다 에이티즈 멤버들은 계속 새로운 모습을 꺼냈다. <보그> 4월호 지면에 미처 담지 못한 에이티즈의 면면. 여덟 멤버의 화보 B컷과 인터뷰 밖 남은 이야기.
홍중
3년 넘게 활동하고 있습니다. 에이티즈의 터닝 포인트는 언제인가요.
앨범을 내고 <킹덤: 레전더리 워> 활동을 병행했는데, 당시에 에이티즈의 색깔과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해 다 같이 머리를 맞대고 진짜 공부를 많이 했어요. 그 전까지는 ‘이것도 에이티즈고 저것도 에이티즈였다’면 그때 이후로 ‘우리 같은 느낌은 우리밖에 없어요’라고 말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개인적인 터닝 포인트는 이번 미국 투어 다녀오며 겪은 변화예요.
미국 투어로 어떤 변화를 경험했나요.
데뷔 이후 에이티즈로 활동하면서 개인적인 고민은 많이 안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 공연 끝나고 송캠프도 하면서 ‘목적 없는 도전’에 대해 생각했어요. 그동안 ‘조급해하지 않기’, ‘목표를 향해 각박하게 살지 않기’라고 얘기하면서도 혼자 많이 성급했어요. 전 정말 목적 없이 뭔가를 만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이번에 목적 없이 작업하고 목적 없이 사진도 찍으러 다니며 ‘인생은 기니까, 지금 나이에 더 재밌게 잘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자’ 하는 여유가 생겼어요. ‘내가 해보고 싶은 것, 잘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는 계기가 됐어요.
지금까지 활동을 그래프로 그려본다면 그 끝에는 무엇이 있나요.
끝을 설정하고 싶지 않아요. 어디까지 올라갈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이 되면 더 이상 상승하지 않아도 슬프지 않을 자신이 요즘 생겼어요. 오래오래 에이티즈 활동을 하고 싶기 때문에 그래프가 떨어지거나 유지되어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프의 끝에 우리 여덟 명이 있고 팬분들도 계속 있으면 좋겠어요. 하고 싶은 걸 다 하지 못하고 내려오더라도 끝을 어둡게 표현하고 싶지 않아요.
성화
‘시대의 반항아’라는 컨셉으로 화보를 촬영했는데, 반항은 당신에게 부합하는 단어인가요.
지금은 먼 얘기지만 한때 많이 해봤어요. 돌이켜보면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제게 반항의 표출은 꿈에 대한 집착이었거든요. 부모님이 반대하셨는데 결국 좋은 방법으로 건강하게 넘겼어요. 반항이 지금 이 꿈에 영향을 끼쳤다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최근 무대에서 킬링 포인트를 자주 맡았어요. 직관적으로 눈길을 사로잡아야 했을 텐데, 어떤 점에 초점을 맞췄나요.
처음부터 킬링 파트를 정하는 게 아니에요. 멤버 각자가 한 곡 전체를 불러보고 파트를 정하기 때문에 최종적으로 나올 때까지 아무도 몰라요. 전략을 짰다기보다 더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눈길이 가는 요소를 연구한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데뷔 때부터 트레저를 찾아가는 세계관을 선보였는데, 당신에게 트레저는 무엇인가요?
투어 마지막 멘트로 “지금 더없이 좋고 에이티니라는 보물을 얻은 것 같다”고 했는데 말 그대로예요. 제게 보물은 에이티니고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감사한 분들이고 또 평생 함께 걸어가고 싶은 분들이기도 해요. 솔직히 처음에는 ‘내 트레저가 뭘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때도 지금도 트레저는 에이티니입니다.
윤호
<킹덤: 레전더리 워> 무대에는 어떤 마음으로 올랐나요.
지금도 그때 기억이 생생해요. 되게 비장하게 ‘내일은 없다!’ 하며 올라갔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니 무대가 끝나 있었어요. 저도 모르게 몰입했나 봐요. 직캠을 봤는데 ‘내가 언제 저런 표정을 지었지?’ 싶었어요. 멤버들 모두 ‘나를 아끼는 것도 좋지만, 무대에서만큼은 아끼지 않는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어요.
안무가와 함께 작업하지만 메인 댄서로서 더 집중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멤버들끼리 동선이나 제스처, 보이는 방식 등에 대해 아이디어를 많이 내요. 보완해야 하는 점이나 전달력에 집중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예전에는 어반이나 힙합 같은 춤을 주로 췄고 나에게 어울리는 스타일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모든 장르의 춤을 다 잘 추고 싶어요. K-팝을 하다 보니 다양한 장르를 내 스타일대로 표현하는 게 맞다는 생각으로 바뀌었어요.
3년 넘게 에이티즈로 활동하면서 가장 짜릿했던 순간을 꼽는다면.
6월 20일 ‘WAVE’로 음악 방송에서 처음 1위를 했을 때. 그 짧은 시간 동안 음악을 좋아했을 때부터 연습생 시절, 지금까지 땀 흘려왔던 순간이 다 떠올랐어요. 연습생 때부터 ‘우리가 데뷔하면 1위를 할 수 있을까?’ 늘 상상했는데, 명확하게 두 눈으로 확인한 성과였기에 더 짜릿했던 거 같아요.
여상
에이티즈는 ‘8 Makes 1 Team’ 구호를 파이팅 넘치게 외치죠. 이 구호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무대에 오르기 전에 가장 많이 외치는데, 하고 안 하고 차이가 커요. 진짜 시간이 없을 때 구호를 외치지 못하고 무대에 올라가는데 확실히 더 긴장되고 정신없이 상황이 흘러가는 느낌을 받아요. 하지만 멤버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발을 구르며 ‘8 Makes 1 Team’을 외치면 안정감이 들어요. 무대에 오를 준비가 되어 있다고 스스로 각인하고, 누군가 실수하면 커버해줄 의지가 있다는 걸 단단히 다지는 느낌이에요.
에이티즈로 활동하며 가장 행복했던 순간, 의미 있었던 순간을 말한다면.
오랜만에 에이티니 분들 만났을 때 진짜 행복하고 눈물 나올 것 같았어요. 그리고 멤버들끼리 시간을 가질 때 행복하다고 느껴요. 예전에 제주도로 촬영하러 갔을 때 일을 마치고 이틀 자유 시간이 있었어요. 멤버들끼리 통갈치도 먹으러 가고 피규어 숍에도 가고 그랬는데 그런 소소한 경험이 정말 재밌고 소중했어요. 그럴 때 진짜 행복하다고 느꼈어요.
퍼포먼스에서 당신이 가진 방향성에 대해 묻고 싶어요.
다른 멤버들이 이른바 ‘마라 맛 퍼포먼스’를 아주 잘해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그 표정이 너무 안 어울려요. 그래서 고민이 많았는데 얼굴로 보여주지 못한다면 몸을 마라 맛으로 만들자 싶더라고요. 그래서 운동을 하고 살짝 노출도 하면서 마라 맛을 표현하고 춤에서도 강약을 조절함으로써 밸런스를 맞추려고 해요. 산이가 공격력 100, 방어력 20이라면 저는 공격력 50, 방어력 50인 셈이죠(웃음).
산
다채로운 세계관을 가진 에이티즈의 음악은 무엇을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사실 에이티즈 세계관이 되게 어렵고 방대하고 아직 풀리지 않은 요소도 많아요.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저희 나이대에 할 수 있는 얘기를 한다는 거예요. 뭐든 할 수 있다, 포기하지 않는다, 그런 마인드 자체가 에이티즈의 근성인데 그런 면이 음악에서도 잘 보이는 편이에요.
에이티즈 멤버들의 공통점이기도 하죠.
멤버들 모두 조금 못났을지언정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워서 쟁취하고 이겨내자는 마인드를 갖고 있어요. 뒤처지는 거 싫어하고 누구보다 더 잘하고 싶어 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요. 그런 면이 모여서 연습생 때 에이티즈보다 엄청 상향 평준화된 지금이 있다고 봅니다.
‘시대의 반항아’라는 컨셉으로 화보를 촬영했어요. 지금까지 해본 가장 큰 반항은.
너무 사소하지만, 김치 먹으라는데 김치 안 먹고 공부하라는데 공부 안 한 것? (웃음) 그 시간에 하고 싶은 걸 했어요. 노래하고 춤을 췄어요. 제 인생 최대의 반항은 공부를 하지 않은 거예요. 공부는 해야 하지만 정말 간절히 원하는 일이 있으면 그 일이 우선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인생은 한 번이니까요. 너무 곧이곧대로 사는 건 재미가 없잖아요. 진짜 반항아 같지 않아요? (웃음) 아닙니다. 공부 열심히 하십시오. 공부는 독이 될 게 없습니다(웃음).
민기
‘시대의 반항아’라는 컨셉으로 화보를 촬영했어요. 래퍼로 활동하는데 랩 전반에 저항과 반항이 깔려 있어요.
힙합의 시초가 그렇고 블루스나 R&B도 마찬가지죠. 그런데 힙합이 그렇게 시작됐지만 지금 저희는 단순하게 멋있어서 좋아하기도 하고 자신의 얘기를 할 수 있는 장르라는 데서 큰 메리트를 느껴요. 래퍼는 자신의 얘기를 되게 과감하고 솔직하게 해도 되는 직업이라고 생각해요. 힙합은 반항적이지만 요즘 우리에겐 솔직한 음악이에요.
랩도 스타일이 여러 가지인데 어떤 방향을 추구하나요.
예전에는 내 톤이 거칠고 좋아하는 음악도 1980년대 붐뱁처럼 센 음악이니까 그런 음악을 해야지 했는데 어느 순간 그런 생각이 저를 가둬놓는다고 느꼈어요. 이제는 내가 느끼는 것 자체를 음악으로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힙합은 그중 한 요소예요. 어떤 한 가지 정체성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장르를 받아들이다 보면 자기만의 장르가 나온다고 생각해서 요즘은 그런 방향을 추구하고 있어요.
가사를 계속 쓰고 있는데 영감은 주로 어디서 얻는지, 작업 스타일은 어떤지 궁금해요.
메모하는 습관이 있어서 항상 써놓아요. 원래 즉흥적으로 하던 스타일이라 그 두 가지를 조합해서 작업하고 있어요. 에이티즈 음악 자체가 컨셉추얼한데, 직설적인 단어보다는 연상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쓰려고 해요. 영화 등으로부터 영감을 많이 받아요.
우영
에이티즈의 무대로 사람들이 무엇을 느끼길 바라나요.
팀을 생각할 때는 ‘우리가 에이티즈다! 에이티즈만 할 수 있는 무대다!’라는 생각으로 매 순간 무대를 꾸며왔어요. 개인적으로는 ‘깔끔하고 담백하다’는 느낌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다른 멤버들이 몰입도가 높도록 시선을 많이 끌어주니까 저 같은 멤버도 있어야 한다고 봐요. 원래 그렇진 않았는데 다른 선배님들 춤을 보면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심플 이즈 베스트!
한국관광공사와 함께 강릉, 경주 등 한국 곳곳을 소개하는 콘텐츠를 만들었어요.
외국에서 한국 놀러 오시면 서울에만 계시거나 한강 등 유명한 곳만 접하는 게 안타까웠어요. 지방이 거리는 멀지만 예쁜 곳이 무척 많아요. 제가 외국에 가면 그 나라 역사 공부를 하듯 외국에 거주하는 에이티니 분들도 한국에 오면 한국의 역사도 한번 보시면 어떨까 싶었어요. 경주는 스타벅스도 한옥일 정도로 정말 서울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잖아요. 그런 면을 보여주고자 했어요. 개인적으로 한국사를 정말 좋아하다 보니 경주가 기억에 가장 많이 남아요.
신년맞이 유튜브 영상에서 올해 목표를 ‘우리의 행복을 위해’로 정했는데 이유는 무엇인가요.
다들 가끔씩 인생은 뭘까, 인생의 정답은 뭘까, 행복은 뭘까 파고드는데 이번에 투어를 마치고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행복에 대해 생각하게 됐어요. 팀으로서는 팀이 성장하는 게 제일 큰 행복일 것 같아요. 성장하면서 계속 또 다른 목표를 정하고 또 이루면서 롱런하는 그룹이 되었으면 해요. 팀이 성장하려면 개인이 성장해야 하니까 더 열심히 해야죠. 진짜 신화 선배님들처럼 오래오래 활동하는 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종호
‘THE FELLOWSHIP: BEGINNING OF THE END’ 투어에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무엇인가요.
‘안전하고 재미있게 마무리하자’였어요. 여전히 우려가 많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저희를 보려고 오신 분들이잖아요. 최대한 방역 수칙에 어긋나지 않게 지켜가며 공연을 했어요. 오랜만에 무대에 서니 노래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고 팬분들의 응원을 받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에이티즈는 퍼포먼스 못지않게 보컬이 강렬합니다. 보컬로서 많은 도전을 해왔는데 가장 애착이 가는 노래는 어떤 곡인가요.
‘야간비행’은 위로받고 싶던 심정이 가사에 있었어요. 녹음할 때 울컥했는데 그 감정이 그대로 담겼어요. 그래서 의미가 컸고 내 얘기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어요. 앞으로도 가수 종호로서 노래를 들려드릴 때 작사를 직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가수가 되어서 사람들에게 감정을 전달하고 소통하고 싶었던 그 마음을 다시 느끼게 해준 곡이에요. 사실 살면서 힘들지 않을 수 없는데 ‘어떻게 해야 되지’ 싶었을 때 그 노래를 만났어요.
뮤지션으로서 당신의 보컬을 확장하기 위해 새로 익히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한계에 갇히지 않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감정을 전달하는 가수가 되고 싶고, 나로 인해 힘을 받는 사람들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직 제가 노래를 아주 잘한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보컬로서 더 성장하고 싶어요. 저는 R&B 발라드 쪽 보컬이라고 생각했는데 에이티즈 음악을 하면서 내 보컬이 록에도 어울린다는 걸 깨달았어요. 리드미컬한 노래도 계속하고 있는데 만약 앞으로 앨범을 만든다면 정말 다양한 보컬을 담을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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