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샤넬 Le19M 투어 1: 자수 공방 ‘몽텍스(Montex)’의 1,700시간

2022.04.06

샤넬 Le19M 투어 1: 자수 공방 ‘몽텍스(Montex)’의 1,700시간

샤넬의 독보적인 우아함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공방이 모여 있는 곳, 샤넬의 Le19M은 단순히 오래된 전통이 아니다. 버지니 비아르가 메종의 장인들을 위해 새롭게 설립해 총 11개 공방이 집결한 Le19M은 대량생산으로 소외 되어버린 공방의 기술을 배울 새로운 세대를 모으고 지원하는 것이 미래의 패션에 필수적이라고 믿는 하우스의 철학으로 만들었다. 결국 샤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내일을 연결하는 가장 동시대적 공간이자 샤넬 공방의 새로운 심장인 Le19M. 이곳의 7개 공방과 <보그 코리아>가 특별한 만남을 가졌다.  첫 번째 주인공은 자수 공방 ‘몽텍스(Montex)’다.

몽텍스의 시작은 설립자 자크 르모니에(Jacques Lemonier)가 자수를 놓은 천을 미터 단위로 꾸뛰르 하우스에 공급한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후 애니 트러삿(Annie Trussart)이 공방의 아티스틱 디렉터로 임명된 1980년대 초 몽텍스는 다시 한번 도약했다. 자수는 물론 음악과 건축에도 조예가 깊었던 그가 독특한 모티브와 전례 없이 다양한 소재로 자수를 만들며 눈길을 끌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2011년 샤넬 공방에 합류한 몽텍스는 럭셔리와 장인 정신의 관계를 뛰어넘는 파트너십을 선보였다. 샤넬과 몽텍스는 철학이 닮았다. 과거를 존중하며 시대정신을 수용한다는 점에서 특히 그렇다. 몽텍스는 샤넬과 함께 끝없이 새로운 소재와 기법을 추구하며, 현대적이고 한층 수준 높은 디테일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신문에 자수를 놓거나 3D 볼륨 효과를 위해 현대적인 자수 샘플을 만들며 샤넬이라는 세계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창조적인 대화를 통해 끊임없이 발전하는 것이다.

2019/2020 Chanel Métiers d’Art

모든 컬렉션이 그렇지만 특히 몽텍스의 장인 정신과 기술력이 돋보인 컬렉션을 꼽으라면 단연 샤넬의 2019/2020 공방 컬렉션일 것이다. 하우스의 상징적인 주소와 코드를 그리고자 했던 버지니 비아르는 쇼가 시작되자 오프닝 룩으로 더블 브레스트 코트를 등장시켰는데, 수작업으로 만든 메탈릭 리본, 시퀸, 섬세한 체인으로 몽텍스가 수놓은 시폰 벨트는 단연 하이라이트였다.

2020 S/S Chanel Haute Couture

2020 S/S Chanel Haute Couture

2020 S/S Chanel Haute Couture

2020 S/S Chanel Haute Couture

2020년 S/S 오뜨 꾸뛰르 컬렉션에서는 몽텍스의 노하우가 아낌없이 발휘되었다. 수녀원의 회랑 정원으로 꾸며진 그랑 팔레에서 펼쳐진 이 쇼에서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연상되는 칼라 장식과 오간자, 레이스, 튤 등이 등장했다. 무엇보다 압도적이었던 건 이 섬세한 소재에 수놓인 자수! 무려 1,700여 시간의  노력으로 더없이 우아하고 독창적인 미학을 수놓은 셈이다. 그럴 뿐 아니라 9,500여 개의 시퀸으로 장식한 드레스, 실크 오간자 드레스 등 장인 정신이 깃든 꾸뛰르 피스가 강렬한 패션 판타지를 완성했다.

2021/2022 Chanel Métiers d'Art

2021/2022 Chanel Métiers d'Art

2021/2022 Chanel Métiers d'Art

2021/2022 Chanel Métiers d'Art

2021/2022 Chanel Métiers d'Art

지난 12월 열린 샤넬 2021/22 공방 컬렉션은  몽텍스 만의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룩들이 대거 등장했다.  6,750여개의 시퀸 장식으로 완성한 기하학적인 패턴 스커트와  크리스털 까멜리아 브로치,  Le19M 건물 외관을 연상시키는 실버 시퀸 장식의 룩들로 장인 정신과 현재를 관통하는 스타일링이 돋보였다.

시간과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샤넬의 독보적인 우아함과 기술력, 그 대체 불가능한 존재감에는 버지니 비아르와 서로 머리를 맞대는 공방이 존재한다.  어제, 오늘 그리고 앞으로도 이 궁극의 피스를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다.

    에디터
    가남희
    포토
    COURTES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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