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아이템

디올 뷰티의 감미로운 빈티지 향수

2022.05.02

by 송가혜

    디올 뷰티의 감미로운 빈티지 향수

    장미꽃의 가장 황홀한 한때. 그 아름다운 시절을 담은 단 하나의 향수.

    ‘빈티지’라는 단어에서 맨 처음 연상되는 이미지를 꼽자면? 복고풍 디자인, 오래됐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구제 패션 또는 골동품 따위를 떠올릴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실상 빈티지, 프랑스어로 ‘방당주(Vendange)’라는 단어는 다름 아닌 와인으로부터 탄생했다는 배경을 알고 있는지. 포도의 수확 또는 수확기를 뜻하는 이 낱말은 특별히 수확이 잘된 해의 포도로 만든 와인의 라벨에 그 연도를 표시하면서부터 지금의 ‘최고의’ ‘최고급의’라는 완연한 의미를 갖추게 됐다. ‘빈티지’라는 꼬리표가 붙은 와인은 기본적으로 어디서든 높은 퀄리티를 인정받고, 적절한 숙성 기간을 거친 뒤에는 그것이 배가된다. 빈티지 한정판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사람들이 그토록 소유하지 못해 안달인 오늘날만 미뤄보아도 이 단어가 주는 가치는 분명 특별하다.

    희소하고, 진귀하고, 시간이 지나도 값진 것. ‘빈티지’라는 이름이 주는 프리미엄은 뷰티 비즈니스에서도 유독 취향을 타는 향수 분야에 걸맞다. 개인의 취향이 곧 특권처럼 여겨지는 향기는 이제 더없이 세분화되었고, 니치 향수 시장은 어느 때보다도 폭넓게 확장됐다. 모험적 원료부터 천차만별의 가격대와 브랜드까지. 그야말로 향기 춘추전국시대에 디올 뷰티는 2022년 5월, 향수 카테고리의 새로운 포문을 연다. 힌트는 바로 앞서 열렬히 언급한 ‘빈티지’. 자, 이제 와인 대신 그 자리에 ‘미스 디올’이라는 친숙한 향수의 이름을 집어넣을 차례다. 이름하여 ‘미스 디올 로즈 에쌍스’. 그리고 라벨에 붙을 연도는 2021년, 원산지는 향수의 낙원 그라스.

    지중해의 뜨거운 태양 아래, 활짝 핀 꽃이 들판에 줄지어 흐드러져 마치 핑크빛으로 물든 천이 펄럭이는 것처럼 보이는 그라스 지역의 마농 농장. 이곳에서 피어난 센티폴리아 로즈 혹은 그라스 로즈, 메이 로즈로 불리는 장미꽃은 ‘미스 디올’ 세계관의 중심을 구축하는 주인공이다. 들판을 오가는 여인들의 세심한 손끝에서 하나하나 수작업으로 수확된 이 아름다운 꽃은 전문 공정과 증류 과정을 몇 차례 거친 뒤, 미스 디올만의 낭만적이고 현대적인 향의 정수를 담은 ‘그라스 메이 로즈 워터’로 재탄생한다. 디올 뷰티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보석처럼 빛나는 우리 여자들에게 축복의 의미를 담아, 메이 로즈가 지닌 고유의 섬세한 향기를 좀 더 특별하게 전달하길 원했다. 그리하여 마농 농장을 가꾸는 전문 꽃 재배업자 캐롤 비앙카라나(Carole Biancalana)와 독점 협업을 맺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는? 2021년 봄에 수확된 마농 농장의 메이 로즈 전량을 고스란히 한 병에 담은 미스 디올만의 첫 번째 ‘빈티지 향수’가 마침내 세상에 공개됐다.

    풀 네임은 ‘미스 디올 로즈 에쌍스 오 드 뚜왈렛’. 이 향수의 메커니즘은 빈티지 와인과 비슷한 맥락을 가진다. 그해 수확된 포도로 담은 와인은 매년 한 번밖에 만들 수 없듯이 메이 로즈만의 특유한 특성으로 빚어진 이 향수 역시 지금이 아니면 만나볼 수 없는 고귀한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또한 그해의 기후에 따라 조금씩 다른 향취와 매력을 지닌, 엄선된 꽃잎의 진한 향기를 만끽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온다.

    미스 디올 향수에 사용되는 전문적인 하이드로 증류 기술은 꽃잎의 핵심적인 향을 온전히 추출해 ‘그라스의 정수’라고 전해 내려오는 로즈 워터를 만들어낸다. 1리터의 로즈 워터를 위해 필요한 메이 로즈의 양은 무려 최대 1kg. 이쯤 되니 그 농밀한 장미 향기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첫 향을 맡는 순간에는 그간 미스 디올 시리즈에서 느껴보지 못한 싱그럽고 푸르른 녹음의 그린 노트가 느껴진다. 이어 톡 쏘는 제라늄 어코드를 더한 센티폴리아 로즈의 향이 풍성하게 펼쳐지면서 파촐리, 가이악 노트와 어우러진다. 마지막으로 차분하고 포근한 머스크의 향으로 마무리되는 플로럴 우디 노트의 향기는 미스 디올 마니아들은 물론, 중성적이고 니치한 향취를 찾는 사람들의 취향과도 맞닿을 것으로 기대된다. 꽃잎과 초록빛 줄기, 강렬한 토양의 흙 내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향기는 마치 그라스의 꽃밭 한가운데 앉아 대지와 들판, 수만 송이 로즈를 코끝으로 흠뻑 들이마신 듯한 생생한 감각을 느끼게 한다. 이는 기존의 미스 디올 향수보다 알코올 함량을 과감하게 낮춘 결과다. 원료가 가진 고급스럽고 프레시한 향취가 제대로 진가를 발휘하는 것이다.

    단 한 가지 용량으로 선보이는 ‘미스 디올 로즈 에쌍스’ 100ml 27만5,000원대.

    에디터
    송가혜
    Courtesy of
    CHRISTIAN DIOR PARFUMS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