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shion

50대 여성이 8만 팔로워를 갖게 된 방법

2022.06.04

by 권민지

    50대 여성이 8만 팔로워를 갖게 된 방법

    그 사진을 올릴 때 당시 제 팔로워는 300명이었어요.” 캐나다에서 활동 중인 51세의 스타일리스트이자 더 로우(The Row)의 마니아인 닐람 아후자(Neelam Ahooja)가 2020년 10월에 찍은 사진에 대한 얘기다. 올슨(Olsen)에게서 영감을 받아 촬영한 그 사진을 올린 그녀는 지금 팔로워 8만 명을 보유한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본래 닐람의 직업은 회계사였고 한동안은 전업주부의 삶을 살기도 했다. 하지만 내내 메리 케이트와 애슐리(Mary-Kate & Ashley)의 미니멀한 브랜드 피스를 방대하게 모아온 그에게 그 사진 한 장은 새 커리어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늘 꾸미는 걸 좋아했어요. 10년이 넘는 동안 친구들의 옷을 스타일링해주었죠. 그렇게 제 패션 아카이브를 세상에 보여주지 않았다면, 그건 그냥 저만의 놀이로 남았을 거예요.

    Courtesy of Neelam Ahooja

    수천 명의 사람들과 스타일을 공유하기 전부터 닐람에게 패션은 일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닐람은 자신의 열정을 커리어에 녹여내기 시작했다. “저는 1970년대에 굉장히 편협하고 인종차별적이며, 예술을 탐탁지 않아 하던 지역에서 자랐어요.” 온타리오 벨빌 외곽의 동인도인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닐람이 자신의 취향과 창의적 이상 대신 회계사라는 직업을 택한 것도 그런 이유였다. “부모님은 제가 조금 더 편안한 삶을 살길 바라셨어요. 그래서 선택한 것이 회계사였죠. 하지만 좋아하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회계사로서 한창 바쁜 시절에도 그녀는 시간을 쪼개 사진을 모아 스크랩북을 만들고 패션 매거진을 탐독했다. 2003년 마침내 회계사 일을 그만두기 전에는 인도 전통 무용가에게 트레이닝을 받기도 했다. “돌아보면 제 안에 창의적인 불꽃이 반짝인다는 걸 보여주는 힌트가 가득했죠.”

    Courtesy of Neelam Ahooja

    그 강렬한 사진을 처음 올리고 2년여가 흐른 지금, 틱톡 페이지에 자신이 좋아하는 더 로우의 ‘콘스턴스(Constance)’ 샌들을 신고 등장하곤 하는 닐람은 로지 헌팅턴 휘틀리(Rosie Huntington-Whiteley)와 댄서 메테 타울리(Mette Towley)도 팔로우하는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되었다. “패션을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가장 멋진 점 같아요. 가능한 한 사진을 올릴 때 제가 걸친 물건의 브랜드 링크를 함께 올리려고 해요. 그리고 만약 품절되었다면, 되도록 중고 제품을 구매하라고 팔로워를 독려하지요. 저 역시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어느 날 더 로우 담당자의 눈에 닐람의 게시물이 들어왔고, 그녀에게 연락이 닿았다. 닐람에겐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더 놀라운 사건도 벌어졌다. 파리에서 열린 더 로우의 2022 F/W 쇼에 초대되어 프런트 로, 그것도 켄달 제너(Kendall Jenner) 바로 옆에 앉은 것이다. “제가 죽어서 천국에 간 줄 알았다니까요! 쇼장 밖에는 애슐리가 있었어요. 짧은 대화를 나눴죠. 메리 케이트와 애슐리가 가장 좋아하는 대화 주제는 옷이에요. 저와 비슷하죠. 그들의 스타일은 제가 사랑하는 모든 걸 다 갖췄어요. 우아하고, 심플하며, 영원하니까요.”

    Courtesy of Neelam Ahooja

    태어나 맨 처음 산 더 로우의 제품이 뭔지 이야기하던 중(2009년에 산 베이지색의 비스코스 혼방 톱이었다) 우리의 주제는 가장 손이 많이 간 아이템으로 넘어갔다. 잠시 생각하던 그녀는 눈을 반짝이며 답했다. “가이아(Gaia) 샌들이죠. 피셔맨(Fisherman) 샌들을 아이콘의 경지로 끌어올린 신발인 동시에, 더 로우의 정수를 보여주죠.” 올여름 닐람은 더 로우 팀과 함께 빈티지 데님 스커트나 쇼츠를 디자인할 계획이다. “내면의 열정을 세상에 드러내기 위해 평생을 기다려왔어요. 제 경력을 포기하고 아이들을 키웠죠. 이젠 저를 위한 시간을 만끽하고 싶어요.”

    Eni Subair
    사진
    Neelam Ahooja
    출처
    www.vogue.co.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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