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 뷰티의 새로운 비전

Beauty

에르메스 뷰티의 새로운 비전

2022-06-08T10:38:09+00:00 2022.06.07|

알렉사 청(Alexa Chung), 레티샤 카스타(Laetitia Casta), 나탈리아 보디아노바(Natalia Vodionova), 그리스에서 태어나 파리에서 활동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그레고리스 피르필리스(Gregoris Pyrpylis)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사진을 보라. 그가 메이크업을 맡은 수많은 유명인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다. 심플해 보이는 메이크업 방법으로 유명한 이 대가는 최근 에르메스 뷰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임명되면서 많은 화제를 낳고 있다.

그는 영어 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친구와 우연히 메이크업을 하면서 뷰티가 그의 진정한 소명임을 깨달았다. <보그 영국>이 에르메스라는 상징적인 패션 하우스의 뷰티 브랜드에 대한 그의 비전, 작업하는 제품에 느끼는 집착에 대해 피르필리스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Courtesy of Hermès

맨 처음 경험한 뷰티와 관련된 일은 무엇인가요?

제가 다섯 살일 때 어머니가 메이크업하는 것을 지켜보던 것이 기억나요.  문 쪽에 서서 바라보았죠. 어머니를 방해하고 싶지 않은 아주 즐거운 순간이었어요. 귀한 시간으로 느껴졌죠. 다섯 살이었지만, 어머니에게 아주 귀한 시간 같아 방해하고 싶지 않았던 거예요. 그때는 제가 그것을 왜 그렇게 귀하게 여기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단지 그러는 게 옳다고 느꼈을 뿐이죠.

 

화장품을 처음 접한 것은 언제였나요?

제 꿈은 선생님이었습니다. 2004년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아테네로 이사 갔고, 거기서 베스트 프렌드를 만났죠. 어느 날 그 친구 집에 갔는데, 그녀가 외출하려고 화장을 하기 시작하더군요. 재미 삼아 직접 해봐도 되는지 물었죠. 그때 화장품을 처음 접했어요. 그 결과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그때 친구가 제게 그쪽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어요. 일주일 뒤 메이크업 학원에 등록했습니다.

 

누군가에게 메이크업을 해줄 때 무엇을 더 중요하게 여기나요? 메이크업 의자에 앉은 사람을 위한 자기표현? 아니면 메이크업의 예술적 기교?

그 두 가지의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죠. 모든 과정이 앞에 있는 사람에 대한 존중으로 이뤄져야 해요. 항상 그 순간, 그들이 어떤 기분인지 물으며 대화를 나누죠. 날마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어떤 날은 자신의 다른 면을 표현하고 싶을지도 모르니까요. 메이크업을 하면서 고려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요. 그리고 이 모든 것이 합쳐져야 그 사람이 편안함뿐 아니라 재미까지 느끼죠. 저에게 메이크업은 흥미의 대상이거든요.

 

메이크업을 할 때 어떤 접근법을 사용하나요?

텍스처(가벼운 것, 아마도 크림이겠죠. 저는 크림을 좋아합니다)로부터 접근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더군요. 예를 들어 립스틱을 블러셔로 사용하는 경향이 있죠. 눈에 잘 띄지 않는 질감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건 어머니가 항상 사용하던, 절대 메이크업으로 보이지 않는 메이크업 방식과 관련이 있는 듯싶어요. 그것은 그 사람의 내면에서 발산되는 것처럼 보이죠. 그렇다고 컬러 활용을 즐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짙은 눈 화장이나 강한 입술 컬러가 누군가의 개성을 드러낸다면, 그 또한 자연스러워 보일 것이라고 믿으니까요.

 

이제 에르메스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죠. 이 브랜드와의 관계는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찰떡궁합인가요?

메이크업 아티스트로서 늘 ‘뷰티 월드’의 추이를 주시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리고 에르메스가 뷰티 비즈니스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하나도 놀랍지 않더군요. ‘드디어, 출사표를 던졌군! 대단해!’라고 생각했죠. 제가 보기에는 당연한 일이니까요. 지난해 에르메스 뷰티 CEO 아녜스 드 빌레르(Agnès de Villers)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파리에서 만나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죠. 우리에게는 많은 공통점이 있었죠. 정말 놀라웠어요. 시너지가 굉장했죠. 모든 것이 너무도 부드럽게 진행되었고 정말 자연스러웠죠. 이심전심 그 자체였을 만큼요! 그리고 에르메스의 아티스틱 디렉터 피에르 알렉시 뒤마(Pierre-Alexis Dumas)를 만나 근사한 시간을 보냈죠. 에르메스뿐 아니라 뷰티계 전반의 비전을 놓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팽팽한 논쟁을 펼쳤답니다.

 

그것을 염두에 둔 그 브랜드에 대한 당신의 비전이 궁금합니다. 이 패션 하우스의 헤리티지를 표현하면서도 새로운 장으로 나아가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솔직히 말해, 그런 방법은 생각하지 않는 편이 더 나아요! 몹시 압도적이기 때문이죠. 제가 더 생산적이기 위해, 현실감을 유지하는 게 좋아요. 그 패션 하우스의 역사에 대해 지나치게 생각하다가 압도당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나치게 부담스러울 테니까요. 지금 굉장히 으쓱한 상태이고 모든 것이 영광스럽게 느껴져요. 그리고 그것은 마치 운명처럼 시너지 효과가 큰 것 같더군요. 에르메스는 수많은 사람에게 꿈과 같은 존재죠. 저는 35세이고, 메이크업과 관련된 이력과 과거를 지녔고, 경험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남들처럼 경력이 길다는 말은 아니에요.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이 패션 하우스가 재능 있는 사람과 함께 성장하고 싶어 하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또한 에르메스에 에르메스 뷰티가 몹시 자연스러우면서도 필연적인 이유이기도 하죠. 에르메스가 마구를 만들기 시작한 1837년부터 이 패션 하우스에 뷰티라는 요소가 내재했기 때문이죠. 이 패션 하우스의 DNA로 만든다면, 똑같은 장인 정신을 파운데이션이나 립스틱, 블러셔에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새로 선보일 ‘쁠랑 에르 콤플렉시옹 밤(Plein Air Complexion Balm)’에 극찬이 끊이지 않더군요.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군요.

곧 출시할 ‘쁠랑 에르 콤플렉시옹 밤’에 브러시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손으로 바르는 것이 가장 좋기 때문이죠. 그것이 바로 ‘에르메스다운’ 접근법이고요. 심미적인 것이 아니라 기능에 중점을 둔 제품을 출시하고 싶었습니다. 실용적이지 않다면 우리는 굳이 그 제품을 만들어내지 않으니까요.  이 제품에서는 터치가 매우 중요합니다. 하이브리드 스킨케어/메이크업 포뮬러를 담고 있어, 눈을 감고 그 제품을 바르면, 마치 페이스 크림을 바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커버력이 강하지 않습니다. 더 강화할 순 하지만, 풀 커버력은 아닙니다. 그것이 목표가 아니니까요. 이토록 아름답고 산뜻한 포뮬러에, 다채롭고 멋진 셰이드를 가진 화장품이 SPF 30 지수를 달성한 것은 굉장히 인상적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