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라는 럭셔리 하우스의 선택은 과연 성공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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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라는 럭셔리 하우스의 선택은 과연 성공적일까?

2022-06-21T16:28:28+00:00 2022.06.22|

크루즈 컬렉션, 글로벌 캠페인, 뉴 스토어 오픈까지. 럭셔리 브랜드의 시선이 온통 미국으로 향한다. 저 멀리 어둠의 그림자를 드리운 채.

Dior Men 2023 Resort

지난달 5월 캘리포니아 베니스에서 열린 디올의 2023 봄 남성복 캡슐 컬렉션에는 ERL과 협업한 아이템이 대거 등장했다. 그보다 한 주 앞서 캘리포니아 라호이아에서는 루이 비통 크루즈 쇼가 진행되었고, 발렌시아가는 2023 봄 컬렉션의 장소로 뉴욕 증권거래소를 선택했다.

지금 유럽의 관심은 온통 미국에 쏠린 듯 보인다. 에르메스, 디올 등 럭셔리 브랜드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새롭게 단장하고 미국 전역에 신규 매장을 오픈했다. 오래전 정착한 메인 도시에서 한참 떨어진 캘리포니아 토팡가(Topanga)와 뉴저지 프린스턴(Princeton) 같은 도시로 과감하게 모험을 떠나는 중이다. 이처럼 미국은 유럽 럭셔리 하우스에 가장 핫한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샤넬은 미주 시장의 매출이 79.5% 증가했다고 밝혔고, 에르메스는 2022년 1분기에 44% 성장을 달성했다. 프라다, LVMH, 케어링 모두 최근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은 중국에서의 어두운 소비 전망을 만회하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미국의 패션 시장이 다시 주목받는 이유는 최근 미국 상류층이 코로나 관련 이슈나 물가 상승에 그다지 타격을 받지 않고 마음껏 쇼핑을 하며 자신감 넘치는 소비 심리를 극적으로 표출하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20년간 럭셔리 매출을 주도해온 다른 나라 사정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점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많은 럭셔리 브랜드가 러시아에서 철수했고, 중국에서는 코로나로 봉쇄가 이어지는가 하면, 영국의 소비 심리는 가장 많이 위축된 상태라고 밝혀진 가운데, 경제 부흥기를 누리는 미국 시장은 꽤 괜찮아 보인다.

그러나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미국 경제의 전체 그림은 분명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모습이다. 페이스북의 나스닥 폭락과 고전을 면치 못하는 가상 화폐, 패션 브랜드가 군침 흘리던 NFT 역시 잠재 가치에 대한 의문이 이어졌다. 이는 럭셔리 하우스가 다른 시장에서 정체된 성장세를 만회하기 위해 오롯이 미국에만 투자하기에는 위험이 내재되어 있다는 적신호다.

 

Balenciaga 2023 Spring / Louis Vuitton 2023 Cruise

럭셔리 브랜드의 해외 진출에는 타깃 시장의 문화와 그 나라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명품 브랜드의 중국 진출 초창기, 진한 레드 컬러 백이나 용을 수놓은 재킷 등 고정관념이 분명히 보이는 제품을 내놓은 것이 그 증거다.

캘리포니아 베니스에서 열린 디올 컬렉션 쇼 노트에는 ‘화려한 도시’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코미디언 크리스 록(Chris Rock)에게 주먹을 날려 본인과 모두를 곤경에 빠트린 윌 스미스 주연의 1990년대 미국 시트콤 <더 프레시 프린스 오브 벨 에어> 등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독특한 레퍼런스가 가득했다. 루이 비통은 눈부시게 아름답다고 알려진 크루즈 쇼 장소를 잘못 표기하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쇼장을 샌디에이고로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시 월드(Sea World) 관광객이 몰리는 대도시보다 훨씬 럭셔리한 동네, 라호이아 근처에서 열렸다.)

디올의 CEO 피에트로 베카리(Pietro Beccari)는 새로운 시장을 충분히 탐구하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바로 럭셔리 브랜드와 그 책임자들의 몫이라고 말한다.

“저와 킴 존스, 마리아 그라치아 키우리의 역할은 바로 과거의 헤리티지와 현재를 잘 어우러지게 하는 것입니다. 놀라운 순간을 실제 삶에 재치 있게 녹여내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일이지요.”

 

출처: Vogue Bus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