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미유 미셀리의 푸치, 무한 낙관의 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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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미유 미셀리의 푸치, 무한 낙관의 패션

2022-07-11T18:04:10+00:00 2022.07.11|

카미유 미셀리의 푸치 데뷔 컬렉션은 1970년대 하우스의 환상적인 프린트를 찬양하는 송가였다.

영원한 햇살로 가득한 삶을 꿈꾸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카미유 미셀리(Camille Miceli)를 비롯한 몇몇은 직업적으로 그런 삶을 생각해야 한다. 파리에 사는 미셀리가 지난해 9월 푸치의 새로운 아티스틱 디렉터로 발탁되었다. 1947년 에밀리오 푸치(Emilio Pucci)가 설립했으며, 생동감 넘치는 소용돌이무늬와 유럽의 열정을 한데 모은 강력한 혼합물, 매일 휴일처럼 사는 삶의 환희(Joie de Vivre)로 유명한 패션 하우스에 합류한 것이다. 푸치는 스키복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전후 유럽에 한 가닥 빛을 선사한 이 브랜드의 낙관적인 프린트가 그 성공에 더 크게 기여했는지 모른다.

50세의 미셀리는 패션계에서 전대미문의 영향력을 지닌 크리에이티브 중 하나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하면서도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사람이다. 그녀는 샤넬을 시작으로 마크 제이콥스의 루이 비통, 존 갈리아노와 라프 시몬스의 디올에서 커리어를 쌓았고, 다시 니콜라 제스키에르가 이끄는 루이 비통으로 돌아왔다. 최근 몇 년간 여러 디자이너가 다양한 성과를 보이며 거쳐 간(피터 던다스가 더 섹시하고 멋진 분위기로 활력을 보태면서 최고의 성과를 끌어냈다) 푸치에서 그녀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있다. “웰빙이 핵심입니다. 즉 자기 자신을 돌보는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것이죠.” 미셀리는 자신이 만들어가는 푸치에 대해 설명했다. “자신을 돌본다고 해서 수녀 같은 삶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에요!” 미셀리는 8월의 지중해처럼 온화하고 재미있게 말하며 허스키한 웃음소리를 냈다. “인생을 즐기는 것에 대한 이야기여야 합니다. 특히 우리가 이런저런 일을 겪은 후의 삶 말이죠.”

“저는 카미유가 위대한 유산과 공예 감각을 지닌 이 놀라운 브랜드에 적절한 현대성을 더해주리라 확신합니다.” 루이 비통의 부사장 델핀 아르노(Delphine Arnault)는 미셀리가 이 자리의 적임자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녀는 굉장히 창의적인 정신을 지녔고, 항상 자신이 몸담은 브랜드를 위해 새로운 상징적 작품을 만들어낸 훌륭한 리더였으니까요. 어느 순간부터는 카미유가 패션 하우스를 창의적으로 이끌 이상적인 후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푸치에서 기회가 생겼을 때, 유쾌하고 다채로운 그녀의 모습과 브랜드가 너무 똑같아서 마치 천생연분 같았죠.”

패션 위크로 북적이던 2월의 어느 화창한 아침, 푸치의 밀라노 본사를 방문했을 때 그 조합이 얼마나 딱 맞아떨어졌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방이 나란히 배치된 브랜드의 아틀리에 공간에서 미셀리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기 때문이다. 그녀의 데뷔 컬렉션은 마치 격렬하게 바뀌는 만화경을 들여다보는 것처럼 쇼룸을 장식했다.

미셀리는 산업적 소비를 유발하기 위해 무수한 쇼가 열리는 동안에 자신이 만든 푸치를 선보이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대신 세 번의 드롭 방식을 통해 컬렉션을 발표하기로 했다. 첫 번째는 4월 말 카프리에서 열리는 한 파티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는 한 달 간격으로 차례차례 발표할 예정이며 모두 온라인으로 구매 가능하다(다음 컬렉션은 8월에 시작한다). “쇼를 여는 게 그다지 의미 있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는 푸치와 같은 브랜드의 제품을 구입하는 방법과 연관된 기민한 움직임이다. 매우 구체적인 이유와 삶의 순간을 위해서 말이다. 하지만 이 새로운 방식 또한 삶을 즐겁게 만드는 특별하고, 특징적이며, 때로는 유별난 작품을 탄생시켜온 푸치의 역사와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좀 더 현장 직구 방식에 가까워질 거예요. 컬렉션을 마주하는 동시에 구입할 수 있는 거죠. 무엇이든 영원히 지속되지는 않으니까요.”

미셀리는 노련한 액세서리 전문가다운 안목을 지녔다(푸치에 합류하기 전, 제이콥스의 루이 비통에서 참이 달린 오버사이즈 후프 귀고리와 컬트적인 디올의 더블 펄 스터드 귀고리 등을 디자인했다). 그녀는 패션을 매력적인 것으로 변주하는 법을 알고 있다. 플라밍고 핑크와 밝은 주황색 조합의 컬러 블록 카프탄(일부는 소매에 라피아처럼 효과를 준 프린지가 달렸다), 스카프 두 장을 꿰매 이은 상의(몸에 돌돌 감을 수도 있다), 프린트를 더한 스트레치 튤로 만들어 몸에 딱 달라붙는 튜브 드레스(미셀리에 따르면 미스터 푸치가 가장 좋아하는 것으로, 특유의 ‘짓궂고 섹시한 분위기’를 불러일으킨다)가 쇼룸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녀가 새로 디자인한 액세서리 역시 활기가 넘쳤다. 이를테면 보석 같은 색상의 벨벳 베니스풍 슬리퍼, 백개먼 보드(미래에 쓰일 것으로 보이는 더 커다란 가정용품이 있다), 사용하지 않은 푸치 패브릭 가닥으로 짠 스트로 가방, 기타 실크 자투리를 엮어 만든 리버서블 토트백, 해변에 누울 때 머리를 받치거나 물구나무서기 같은 요가 동작을 할 때 사용하는 블록, 바다에 대한 신비로운 송가이자 푸치 하우스의 새로운 로고인 맞물린 물고기 형태를 익살맞게 표현한 플립플롭과 같은 작품이다.

비치 슈즈 대부분은 45사이즈까지, 일부 셔츠는 더 큰 사이즈로 출시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부유층을 타깃으로 하던 브랜드가 좀 더 포괄적인 방식으로 반향을 일으키기 위한 미셀리의 노력의 일환에 불과하다. “모든 제품을 1,000유로에서 시작할 필요는 없어요.” 그녀는 더 폭넓은 가격대 책정도 고려한다. 푸치가 연령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을 위한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수용하는 것이다. 미셀리의 영감 보드에는 1989년 사진가 론 갈렐라(Ron Galella)가 촬영한 나오미 캠벨, 린다 에반젤리스타, 크리스티 털링턴 그리고 60대의 스타일리스트 폴리 멜런(Polly Mellen)이 활짝 웃으며 캉캉을 추듯 하이킥 포즈를 취한 사진이 핀으로 꽂혀 있다.

프린트에 대해 이야기하자면, 미셀리는 데뷔 컬렉션을 구상할 때 1970년대 푸치가 선보인 환상적인 패턴에 매료되었다. “에밀리오의 사이키델릭한 환각적 체험에 정말 푹 빠졌어요. 도대체 그의 머릿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어요. 바라보는 것만으로 취하는 것 같다니까요!” 최근 이 프린트는 컴퓨터 작업을 통해 재탄생했지만, 미셀리는 그것을 다시 손으로 그려낸다. 이는 푸치가 삶에 대해 더 느리고 사려 깊은 접근 방식을 취하는 브랜드의 상징이 되길 바라는 그녀의 욕망과 맞물린 인간적 손길이다. “시간이 중요한 사안이 되었습니다. 그것은 모든 창의적인 분야에서 문제가 되어왔죠.”

놀랄 것도 없이 그녀는 자신이 구상한 삶을 살고 있다. 푸치의 아티스틱 디렉터 직책을 맡는다는 것은 그녀가 사랑하는 파리에서 속도가 현저하게 느린 도시로 옮기는 것을 의미했다. “처음 루이 비통에 갔을 때, 카미유는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파리지엔 그 자체였어요. 그녀는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도록 자신에게 마법을 부리죠.” 제이콥스가 말했다. 미셀리는 밀라노 사람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녀는 오빠를 만나기 위해 로마를 방문하거나 베니스와 피렌체를 여행하며 ‘주말에 휴가를 떠나는(Leave-for-the-Weekend) 의식’을 실천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런 생활이 그다지 편하지는 않아요”라며 농담하듯 피식거리며 투정을 부렸다.

미셀리에게 훨씬 적합한 방식은 오랫동안 지내던 호텔을 떠나 이 도시에 그녀만의 공간을 마련해 진짜 가정생활을 하는 것이다. “요리하는 것을 좋아해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거죠.” 장식적인 면에서, 그녀는 피에르 폴랑(Pierre Paulin) 분위기의 파리 집 인테리어를 마들렌 카스탱(Madeleine Castaing) 패브릭과 여러 개의 창문을 통해 더 고요하고 클래식한 모습으로 바꾸려고 계획 중이다. “빛도 필요하고, 하늘도 필요하죠.” 그런 변화를 차치하면, 그녀는 행복한 방향으로 이곳에 정착했다. “요가로 하루를 시작한 다음 카페에 갑니다. 카페에 가는 것을 좋아해요. 바 뒤에 서 있는 남자 직원과 이야기하는 건 꽤 즐겁거든요.” 그녀가 소박한 기쁨이 스며든 일상적인 순간을 음미하며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일터로 간다. (V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