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대표 복귀 일언지하에 거절한 김연경, 그 타당한 이유
김연경 선수가 친정인 흥국생명으로 복귀했습니다. 지난 1년간 중국 배구 리그에서 활약한 그가 다시 국내 리그로 복귀한다는 소식에 모두 기뻐했죠. 기쁨의 연유에는 김연경 선수의 활약상을 두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는 것 외에도 한 가지가 더 있었습니다. 김연경 선수의 국가 대표 복귀 여부였죠.
여자 배구 대표 팀은 이달 초 막을 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참가해 16개국 중 유일하게 12전 전패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새로운 수장으로 세사르 에르난데스 감독을 선출하는 등 포스트 김연경 시대를 준비했지만 뼈아픈 결과가 아닐 수 없었죠. 그 와중에 김연경 선수가 국내 리그로 복귀했으니 어렵겠지만 국가 대표에도 합류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습니다.
하지만 소식통에 따르면 김연경 선수는 배구협회의 러브콜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고 합니다. 김연경 없는 국가 대표 팀은 영원할 수 없으니, 이런 어려움을 한 번은 겪어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었죠. 언제든 그가 히든카드처럼 있을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17년간 대표 팀에서 활약한 김연경 선수는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에서 지지 않는 불굴의 태도로 4강 신화를 만들었습니다. 누가 봐도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보이던 일본과의 경기에서 극적인 승리를 얻어낸 선수들의 이야기는 영화로 만들어도 손색없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때도 김연경 선수 없이 불가능한 결과였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습니다. 실력은 물론이거니와 대표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탁월한 리더십이 그로부터 나왔음을 부인할 수 없었으니까요.
김연경은 지난 8일 강원도 홍천에서 열린 국내 복귀 기자회견에서 “국가 대표 팀이 VNL에서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준 것은 긍정적이다”며 “우리가 가야 할 방향과 연습이 필요한 부분이 보였다. 잘 보완해서 세계선수권대회를 잘 준비하면 VNL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역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이야기였죠.
물론 김연경은 전체적인 방향성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습니다. 그는 “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팀의 경기를 다 봤다”며 “확실히 팀의 색깔이나 배구 스타일이 확고한 게 느껴졌고 ‘아직은 우리나라가 많이 부족하구나, 따라가기엔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서 빠른 배구가 전 세계적 흐름임을 강조하면서 “브라질이나 미국 등 많은 나라가 빠른 배구를 하고 있고,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려면 그런 빠른 배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세사르 감독도 그렇게 준비하고 있는데, 그렇게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다. 오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잘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이며 배구 대표 팀이 직접 말할 수 없는 여러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이날 김연경은 40분간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습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침착한 모습이었죠. 김연경 선수 또한 국가 대표 팀으로 한 번 더 뛰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복귀를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기자들의 어려운 질문에도 성실하게 답한 이면에는 ‘세대교체’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김연경 선수의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어떤 면으로 보나 멋진 김연경 선수! 이제 식빵 언니의 국내 리그 경기를 보러 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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