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운 겨드랑이를 위하여
1999년 영화 <노팅 힐> 시사회가 열리던 날, 주인공인 배우 줄리아 로버츠는 강렬한 레드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습니다. 그녀는 손을 번쩍 들고 팬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건넸습니다. 하지만 당시 외신이 주목한 건 줄리아 로버츠의 아름다운 미소도, 드레스도 아니었습니다. 다름 아닌 그녀의 겨드랑이 털이었죠.
당시 줄리아 로버츠는 “이게 왜 논란인지 모르겠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는데요, 시간이 꽤 흐른 지금까지도 겨드랑이 털은 골칫거리로 여겨집니다. 특히 여성의 겨드랑이는 언제나 깔끔하게 유지되어야 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겨드랑이 털이 있으면 자기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처럼 바라볼 정도니까요.
하지만 최근 이런 시선에 맞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며 겨드랑이 털을 제거하지 않고 대중 앞에 서는 스타들도 있습니다. <보그 US> 8월호 커버에 등장한 배우 엠마 코린 역시 그중 하나입니다. 커버에서 그는 루이 비통 탱크 드레스를 입고 볼캡을 쓴 채 미소 짓고 있습니다.
엠마 코린은 <보그 US> 표지에서 최초로 겨드랑이 털을 공개한 커버 모델입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크라운>에서 어린 다이애나 역을 맡아 골든 글로브상을 받은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이자 논 바이너리(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라고 커밍아웃한 바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프로필에도 남녀 성별 구분 대신 ‘그들’을 사용하죠. 그는 기존 관습을 깨고 겨드랑이 털을 드러내 많은 이와 연대하고자 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할리우드 셀럽들이 겨드랑이 털을 제거하지 않고 대중 앞에 서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마일리 사이러스, 자넬 모네, 제미마 커크 등이 털이 있는 상태로 당당하게 공개적인 자리에 섰다고 밝혔죠. 이전에도 겨드랑이 털을 아무렇지 않게 공개하는 이들은 꽤 있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겨드랑이 털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은 광고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2017년 설립된 면도기 업체 ‘빌리’는 겨드랑이 털을 노출한 여성 사진을 광고에 사용하면서 ‘면도 광고 100년 역사상 체모를 보여준 첫 브랜드’라고 홍보한 바 있습니다.
“겨드랑이 털을 깎는 것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의견에 대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털을 밀든 밀지 않든, 그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완벽하게 자유로워질 겨드랑이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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