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미술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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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술의 은하수를 여행하는 현대인을 위한 안내서

2022-07-26T01:30:57+00:00 2022.07.22|

“예술만큼 우리 인생을 아름답게 감싸 안아주고, 새롭게 되살려주는 것이 또 있을까?”

<보그> <하퍼스 바자> 등에 현대 예술의 거장을 소개해왔으며, 디렉터로 국제갤러리에 적을 둔 윤혜정이 저서 <인생, 예술> 발간을 앞두고 이렇게 묻는다. 윤혜정은 그간 마크 로스코, 아니쉬 카푸어, 양혜규, 빌 비올라, 알베르토 자코메티, 장-미셸 오토니엘, 올라퍼 엘리아슨, 로니 혼, 김영나, 우고 론디노네, 홍승혜, 안리 살라 등 예술가 28명과 사적이고도 깊은 대화를 나눴다.

Photo by 이현석

<인생, 예술>은 그들과의 만남을 이야기하며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감정, 관계, 일, 여성, 일상’에 대한 사유를 불러온다. 아니쉬 카푸어의 작품을 통해 내 안의 두려움을, 양혜규의 초기작 ‘창고 피스(Storage Piece)’를 통해 나의 부족함과 결핍을 마주하는 용기가 떠오르는 것. 내가 좋아하는 지면은 8월 7일까지 서울시립미술관과 덕수궁 정원에서 전시 중인 장-미셸 오토니엘과의 만남이다. 윤혜정은 그와의 작업이 “이방인을 순례자로 만드는 느낌”이라고 회고한다. 2019년 루브르 박물관의 유리 피라미드 건축 30주년을 맞아 오토니엘은 2년 동안 휴관일마다 그곳을 둘러보며 작품 사진을 찍고 리서치에 몰두했다. 그 결과물 중 하나로 루브르 소장품에 숨은 99가지 꽃의 예술사적 의미와 인류학적 기원을 주관적으로 기록한 책 <Jean-Michel Othoniel: The Secret Language of Flowers>를 펴냈다. 그 당시 오토니엘은 매일 아침 커피를 사려고 팔레 루아얄 가든을 가로질렀는데, 나이 든 여성에게 꽃을 사 다락방에 놓았다는 일화를 들려준다. 그 풍경이 떠오르면서 그의 작업이 더 가깝게 느껴진다. 윤혜정이 예술가에게 종종 건네는 “판타지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오토니엘은 가족을 만드는 것이라 답했다. 혈연이 아닌 예술을 사랑하는 이들로 구성된 가족 말이다.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던 이야기다. 윤혜정은 이 책이 “현대미술의 복합적인 난해함에 떠밀려서 어렵게 펼친 시선과 감성, 사유의 장을 황급히 닫아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노력”이라고 말한다. 내겐 예술을 체험하는 또 하나의 방법이다.

Jean-Michel Othoniel, ‘Gold Lotus’, 2019 & ‘Gold Necklace’, 2021. Stainless Steel, Gold Leaf © Othoniel Studio / Jean-Michel Othoniel ADAGP, Paris, 2022. Seoul Museum of Art, Seoul, Jean-Michel Othoniel Solo Exhibition <Jean-Michel Othoniel: Treasure Gardens> Installation View, Photo by Heijeong Yoon

Anri Sala, ‘1395 Days without Red’ (Video Still), 2011. Single-channel HD Video and 5.0 Surround Sound, Duration: 43′ 46” Courtesy of Marian Goodman Gallery, Hauser & Wirth, Galerie Chantal Crousel © Anri Sala, Šejla Kamerić, Artangel, SCCA/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