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이름도 모른 채 사랑한 그 작품의 전시

2022.07.27

이름도 모른 채 사랑한 그 작품의 전시

빨간색 타이포그래피와 프레임 가득 들어찬 얼굴이 특징인 오베이(Obey) 티셔츠, 지드래곤의 운동화로 알려진 마스야드 2.0, 물웅덩이를 뛰어가는 남자의 흑백사진 포스터.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친 이 모든 것이 실은 개성 넘치는 아티스트의 작업물이었다는 걸 아시나요? 그간 이름도 모른 채 만나오던 작품을 전시장에서 직접 마주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수많은 작품 사이에서 눈에 익은 작품을 골라 보는 재미를 느껴보세요.

<셰퍼드 페어리, 행동하라! >

미국의 패션 브랜드 오베이 수장인 아티스트 셰퍼드 페어리(Shepard Fairey)가 국내에서 전시를 열 예정입니다. 오베이의 심벌이자 셰퍼드 페어리를 대중에게 널리 알린 프로 레슬러 ‘앙드레 더 자이언트’의 얼굴에 관한 비하인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초기작부터 신작까지 그의 예술사를 가늠할 수 있는 300여 점의 작품을 선보입니다.

OBEY Star, 2019 © 2022 Courtesy of Shepard FaireyObey Giant Art Inc.

Shepard Fairey © 2022 Courtesy of Shepard FaireyObey Giant Art Inc.

이번 전시가 더 특별한 이유는 셰퍼드 페어리가 전시장 롯데월드 타워와 서울 시내 건물 외벽에 대형 벽화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전시 시간에 누구나 작업 과정을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객과 아티스트가 직접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작업 방식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통의 기회도 가집니다. 스트리트 예술에서 시작해 미술, 더 나아가 이제는 대중문화의 상징이 된 셰퍼드 페어리를 만나보세요.

Steph – OG Andre © 2022 Courtesy of Shepard FaireyObey Giant Art Inc.

AK-47 Lotus, 2022 © 2022 Courtesy of Shepard FaireyObey Giant Art Inc.

장소 롯데뮤지엄 예매 네이버롯데뮤지엄 / 인터파크 인스타그램 LMoA(@lottemuseum)

<톰 삭스: 로켓 팩토리 페인팅>

톰 삭스(Tom Sachs)라는 이름이 당신의 머릿속에 남은 건 지드래곤 공항 패션의 영향일 겁니다. 톰 삭스와 나이키가 협업해 내놓은 ‘마스야드 2.0 스페이스 캠프’를 지드래곤이 신으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기 때문이죠. 그 운동화는 무려 800만원을 호가하며 지금은 구경조차 하기 어렵지만, 톰 삭스의 작품을 마음껏 구경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 있습니다. 현재 타데우스 로팍 서울에서 <톰 삭스: 로켓 팩토리 페인팅> 전시가 열리고 있거든요.

Admiral Achbar 아크바 제독, 2022, Synthetic Polymer and Krink on Canvas, 182.88×152.4cm

Chanel Tail Assembly 샤넬 로켓 꼬리, 2022, Synthetic Polymer and Krink on Canvas, 121.9×121.9cm

이번 전시에는 그의 NFT 프로젝트 ‘로켓 팩토리’의 작품 15점을 선보입니다. 로켓 팩토리는 톰 삭스가 2021년 설립한 온라인 플랫폼이자 프로젝트 이름입니다. 이용자는 사이트에 접속해 로켓의 머리, 몸통, 꼬리의 NFT를 각각 구입한 뒤 조합해 직접 하나의 로켓을 만들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샤넬, 버드와이저, 코카콜라, 애플 등 30개 유명 브랜드의 아이덴티티가 새겨진 로켓 부품으로 조합하는데, 동일한 브랜드로 조합하면 ‘퍼펙트 로켓’, 서로 다른 브랜드로 조립하면 ‘프랑켄 로켓’이라고 부릅니다. 구매자의 선택에 따라 무려 15만 개 이상의 조합을 만들 수 있다니 다양한 결과물로 자신의 개성을 뽐낼 수 있죠. 게다가 조합한 로켓을 발사하는 영상까지 볼 수 있어 이용자의 환호를 이끌어냈습니다. 사실 이 프로젝트는 그의 위트와 예술 세계를 드러내는 것을 넘어 팝아트와 개념 미술을 잇는 새로운 제안이자 접근입니다. NFT도 예술적 접근도 사실 말로만 들어선 소용없습니다. 그러니 직접 가서 보고 느껴보세요.

로켓 팩토리에서 소개하는 ‘퍼펙트 로켓’의 형태.

서로 다른 브랜드가 섞인 ‘프랑켄 로켓’의 형태.

장소 타데우스 로팍 서울 인스타그램 Thaddaeus Ropac(@thaddaeusropac)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

“사진을 찍을 때 한쪽 눈을 감는 이유는 마음의 눈을 위해서이고, 찰나에 승부를 거는 것은 사진의 발견이 곧 나의 발견이기 때문이다.”

Behind the Gare St Lazare, Place de l’Europe, Paris, France, 1932 © Henri Cartier-Bresson / Magnum Photos

사진을 찍는 일이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라 여기며 작은 필름 카메라를 들고 거리를 누볐던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Henri Cartier-Bresson)의 전시가 서울을 찾았습니다. 그는 1930년대 초를 기점으로 훗날 사진을 예술의 반열에 올린 포토저널리즘의 선구자입니다. 특히 전시는 1952년 출간된 그의 사진집 <결정적 순간>의 발행 70주년을 기념하며 기획되었습니다. 사진집에는 제2차 세계대전 직후 독일 데사우 수용소를 비롯해 미국, 인도, 중국, 스페인을 다니며 포착한 시대의 군상이 담겨 있습니다.

Dessau, Germany, May-June 1945 © Henri Cartier-Bresson / Magnum Photos

Henri Matisse and His Model Micaela Avogadro, Vence, France, 1944 © Henri Cartier-Bresson / Magnum Photos

늘 작은 카메라를 품고 다니며 직관과 본능에 따라 찰나를 포착했던 그는 “사진보다 삶에 더 관심이 간다”고 이야기할 정도로 사람과 삶에 지대한 애정을 쏟았습니다. 이는 그의 작품에 고스란히 반영되었지요. 전시에는 그의 대표작을 포함해 <결정적 순간> 편집자이자 당대 최고의 컬렉터였던 테리아드 출판사 대표 딕 사인먼, 거동이 불편한 와중에도 책의 커버 아트와 타이틀을 손수 그려준 앙리 마티스와 주고받은 서신이 함께 공개돼 흥미를 더합니다.

장소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예매 네이버 / 인터파크 / 29cm 인스타그램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hcb_seoul)

프리랜스 에디터
손유미
포토
각 전시 제공,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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