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용품 무상 지급 시작한 스코틀랜드
가임기 여성은 일반적으로 매달 생리를 합니다. 짧게는 2~3일, 길게는 일주일부터 열흘까지 이어지기도 하죠. 평균적으로 10대에 시작한 생리는 50대가 되면 끝나는데요, 그 기간에 사용하는 생리대의 양은 어마어마합니다.
생리대를 구매하기 위해 쓰는 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이 생리대를 구매할 돈이 없어 신발 깔창을 생리대 대신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개선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죠. 가출 여성 청소년이나 노숙자 여성, 한부모가정 등 사회적 약자에게 생리대 구매는 여전히 어려운 문제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 생리대 부가가치세를 면제했고, 2019년부터는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한부모가정의 2001~2008년생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생리대 구매 비용을 지원하기 시작했죠. 하지만 생리용품 가격은 점점 오르고 이에 부담을 느끼는 여성이 늘고 있습니다.
생리대 가격이 오를수록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아지는 것은 다른 나라 사정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의 여성 단체가 생리대 지원 사업 시행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세계 최초로 스코틀랜드가 생리대를 전면 무상 지급하는 국가가 됐습니다. 경제난으로 생리용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생리 빈곤’ 퇴치를 위해 현지 시간으로 15일부터 공공시설에서 생리용품을 무료로 공급하기로 한 것입니다. 별도의 개인 정보를 제공할 필요 없이 누구든 필요하면 생리용품을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스코틀랜드는 지난 2020년 11월 스코틀랜드 전역의 학교와 대학을 포함한 공공시설에서 생리용품을 무상 제공하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습니다. 해당 법안을 내놓았던 노동당 모니카 레넌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스코틀랜드에서 이룬 업적을 자랑스럽게 여긴다. 우리는 최초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해당 법안이 통과되던 날 사디크 칸 런던 시장도 ‘생리 존엄(#PeriodDignity)’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기념비적인 날이다. 많은 활동가, 노동조합원, 모니카 레넌 의원 덕분에 생리 존엄이 현실이 됐다. 영국 정부도 이를 본받아 생리 빈곤 종식을 선언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후 영국 역시 지난해 1월 생리용품 부가가치세 5%를 폐지했죠.
BBC에 따르면, 평균 생리 기간이 5일일 경우 생리용품 구입에 한 달 평균 최대 8파운드, 한화로 1만2,000원가량이 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보다 더 드는 경우가 많죠. 이에 대해 사회적 기업 ‘Hey Girls’의 조지 니콜슨은 BBC와 인터뷰를 통해 “생리용품은 공중화장실의 화장지만큼 쉽게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여성이 생리 기간에 존엄성을 지킬 수 있도록 발 벗고 나선 스코틀랜드. 이제 시작입니다. 어느 나라가 이 움직임을 이어갈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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