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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릿 트레인>을 보기 전 당신이 알아야 할 몇 가지

2022.08.18

by 이숙명

    <불릿 트레인>을 보기 전 당신이 알아야 할 몇 가지

    한국 영화가 장악한 여름 극장가에 할리우드의 결투 신청이 날아들었다. <불릿 트레인> 8 5일 미국에서 개봉한 것을 시작으로 불과 열흘 만에 세계 흥행 수익 11,450만 달러를 돌파했다. 제작비 8,590만 달러는 넉넉히 넘어섰다. 내친김에 아시아 시장도 제패하기 위해 19일 브래드 피트가 방한한다. 액션 영화 팬들에겐 축제의 시간이다. 

    영화 <불릿 트레인> 스틸.

    전설의 탄생 <존 윅>과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
    존 윅은 시나리오 작가 데렉 콜스태드가 자신의 여든여덟 살 할아버지 이름을 따서 만든 캐릭터였다. 은퇴한 킬러가 반려견 한 마리 때문에 혼자서 갱단을 날려버린다는 밑도 끝도 없는 시나리오가 센세이션을 일으킨 데는 스턴트맨 출신이자 무도인인 두 신인 감독의 참신한 액션 연출이 주효했다. 데이비드 레이치와 채드 스타헬스키는 <존 윅>(2014)을 공동으로 제작·연출했는데 미국 규정상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감독에 한 명만 이름을 올릴 수 있어서 타이틀을 나눠 가져야 했다. 데이비드 레이치는 제작에만, 채드 스타헬스키는 감독에만 이름을 올렸다

    <불릿 트레인>의 감독 데이비드 레이치의 전작 중 하나인 <존 윅>.

    채드도 현재 다른 연출 계획이 줄줄이 잡혀 있지만 <존 윅> 시리즈 밖에서 먼저 역량을 드러낸 것은 데이비드 레이치였다. 데이비드 레이치는 <아토믹 블론드>(2017), <데드풀 2>(2018), <분노의 질주: 홉스 & 쇼>(2019)를 연속 성공시키며 액션과 유머에 탁월한 감각을 드러냈다. 초고속 열차에서 벌어지는 살인 전문가들의 논스톱 액션에 코미디를 가미해야 한다면 이보다 믿음직한 감독은 없다. 데이비드 레이치는 이번 영화에 무고한 희생자 역으로 카메오 출연도 한다.

    영화 <아토믹 블론드> 현장에서, 샤를리즈 테론과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 .

    이사카 고타로 원작
    <불릿 트레인>은 운이 없기로 유명한 킬러레이디버그(브래드 피트)’가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 신칸센에 탑승했다가 다른 킬러들을 마주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작은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 <마리아비틀>이다. 이사카 고타로 소설은 스토리가 탄탄해 자주 영화화된다. 가장 유명한 건 일본과 한국에서 영화화된 <골든 슬럼버>(2010 일본, 2017 한국). <불릿 트레인>은 그의 소설이 영어권에서 영화화된 첫 사례다. 원작 소설의 제목은 <마리아비틀>이고 <그래스호퍼>, <악스>와 더불어이사카 고타로의 킬러 3부작이라 불린다. 이사카 고타로의 킬러 3부작은 일본에서만 220만 부 이상 팔렸다.

    이사카 고타로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또 다른 영화 <골든 슬럼버> .

    브래드 피트의 리얼 액션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은 <파이트 클럽>(1999), <오션스 일레븐>(2001),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2005) 등 다섯 편의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의 스턴트 더블을 맡았다. 그 인연으로 브래드 피트가 <데드풀 2>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자신의 고정 스턴트맨이 카메라 뒤로 옮겨버려서일까, 브래드 피트는 이번 영화에서 액션 95%를 직접 수행했다.

    영화 <파이트 클럽>에서 ‘테일러 더든’을 연기한 브래드 피트. <불릿 트레인>의 데이비드 레이치 감독은 <파이트 클럽>을 포함한 다섯 편의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와 인연을 맺었다.

    스타들의 우정과 화려한 카메오
    산드라 블록은 크레딧에 올라 있긴 하지만 카메오에 가까운 역할이다. 아예 크레딧에서 빠진 톱스타 카메오도 있다. 채닝 테이텀이다. 큰 스타의 움직임엔 큰 대가가 따르는 법. 산드라 블록과 채닝 테이텀은 <불릿 트레인>을 찍으면서 브래드 피트를 꾀어 <로스트 시티>에 조연으로 출연하게 했다. <로스트 시티>는 산드라 블록과 채닝 테이텀이 주연한 어드벤처 액션 영화다. <로스트 시티> <불릿 트레인>보다 늦게 촬영을 시작했지만 지난 4월에 먼저 개봉했다. 

    <불릿 트레인>에서는 산드라 블록과 채닝 테이텀 역시 만날 수 있다.

    애런 존슨과 조이 킹의 발견
    애런 존슨과 조이 킹은 아역부터 시작해 장대한 필모그래피가 있지만 광범위한 관객에게 이름이 각인된 존재는 아니었다. 그런데 전 세계 박스 오피스를 노리는 <불릿 트레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함으로써 출세길이 열린 듯하다. 이번에 브래드 피트와 함께 방한하는 애런 존슨은 2023년 개봉 예정인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안티 액션 히어로물 <크레이븐 더 헌터(Kraven the Hunter)> 주인공이다. 소니 제작자들이 <불릿 트레인> 촬영분을 미리 보고 애런 존슨을 크레이븐 역에 캐스팅했다는 후문이다. 한편 BAFTA와 에미상 투표권을 가진 저널리스트 사이먼 톰슨은 자신의 트위터에 <불릿 트레인>에 관한 극찬을 늘어놓은 다음조이 킹이 MVP라고 썼다.

    영화 <불릿 트레인> 중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와 애런 존슨.

    <불릿 트레인> 중 조이 킹.

      이숙명(칼럼니스트)
      사진
      Courtesy 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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