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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산업 다룬 황금종려상 수상작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

2022.09.05

by 윤승현

    패션 산업 다룬 황금종려상 수상작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

    올해 제75회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은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Triangle of Sadness)>입니다. 외스틀룬드 감독은 이미 2017년에 <더 스퀘어(The Square)>로 황금종려상을 받았는데요. 이번 수상으로 여덟 명밖에 없었던 ‘황금종려상 2회 이상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추가하게 됐습니다.

    외스틀룬드 감독은 <씨네21>과의 인터뷰에서 ‘남성 정체성’에 관한 3부작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 3부작의 1·2편에 해당하는 <더 스퀘어>와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가 모두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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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의 주된 내용은 패션 산업과 관련 있습니다. 영화의 주요 등장인물이 패션모델과 인플루언서 커플일 정도로 패셔너블하죠. 이 외에 슈퍼리치들도 나오는데, 영화는 이들이 무인도에 표류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 영화에서 눈여겨볼 점은 패션 산업을 아주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풍자와 조소의 시선을 함께 담아냈다는 것인데요. 패션 산업에 한 번도 몸담아본 적 없는 외스틀룬드 감독이 이렇게 섬세한 묘사를 할 수 있었던 건, 패션 포토그래퍼인 그의 아내 ‘안드레아 외스틀룬드’의 영향이 컸다고 합니다. 패션 산업에서 남성 모델의 수입은 평균적으로 여성 모델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고, 그냥 ‘모델’이 아니라 ‘남성 모델’로 불리는 모습에서 흥미를 느꼈다고 합니다. 다른 산업에 종사하는 남녀의 계급 관계가 패션 산업에서는 정반대로 전복된 상황처럼 보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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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에서는 패션 산업의 모순적인 모습도 노골적으로 보여주는데요. 아래 영화의 예고편에서 볼 수 있듯, 명품 브랜드의 캠페인에서 모델은 소비자를 깔보듯 쳐다보지만 SPA 브랜드의 모델은 친근한 미소만 보여준다는 것도 비웃듯이 꼬집어주죠. 그렇다고 영화가 패션 산업에 대한 조소만 담은 것은 아닙니다. 이런 모순적인 모습에도 불구하고 패션은 매우 매력적인 산업이라는 건 영화도 부정하지 못하죠. 외스틀룬드 감독의 전작 <더 스퀘어>가 예술 산업에 관한 내용을 다뤘다는 점도 인상적이에요! 남성 정체성 영화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인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는 북미에서 10월에 개봉합니다. 국내 개봉은 미정이지만, 머지않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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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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