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아이템

‘요즘 가장 애정하는 물건 5’ 사진가 안상미_THE LIST

2022.09.06

by Anna

    ‘요즘 가장 애정하는 물건 5’ 사진가 안상미_THE LIST

    안상미의 사진은 꾸밈이 없다. 그녀의 사진은 몇 주가 지나면 인스타그램 피드는 물론 머릿속에서도 사라지는 휘발성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피사체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는 탁월한 능력, 여기에 스토리를 배합하고 색다른 시선을 더하는 실력을 갖춘 안상미는 데뷔 이후 매거진과 브랜드, 셀러브리티가 먼저 찾는 정상급 사진가의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좋은 사진가를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사진가가 찍은 사진이 사람들의 입에 여러 차례 오르내리는 것만큼 확실한 기준은 없을 것이다. “안상미 작가 사진 봤어요?”라는 대화는 촬영장이나 미팅 장소에서 몇 번이고 들렸다. 많은 사람이 레퍼런스로 삼는 그녀의 신선한 작업은 동시대 패션 사진에 대한 기준이 되었다.

    안상미

    올 상반기 큰 사랑을 받은 일민미술관의 전시 <언커머셜(UNCOMMERCIAL): 한국 상업사진, 1984년 이후>의 포스터 또한 안상미의 사진이었다. 한국 상업사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비약적인 발전을 담아낸 전시를 대표하는 사진은 차분하고 담담한 현장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모델 이혜승을 중심으로 패션 에디터, 헤어와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촬영을 준비하는 모습으로 비주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집약적으로 담아냈다.

    <언커머셜(UNCOMMERCIAL): 한국 상업사진, 1984년 이후> 포스터, 안상미

    안상미는 매 순간 맡은 작업에 열과 성을 다해 임하면서도 집에서만큼은 소소하게 차린 밥상의 가치를 중시하고, 가족과 동료, 친구와의 시간을 충만하게 보내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녀가  <보그>에 요즘 가장 애정하는 물건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Astier de Villatte – John Derian

    세라믹 브랜드 ‘아스티에 드 빌라트’를 좋아하는데 특히 존 데리안의 그림이 들어간 라인을 좋아한다. 그림을 그린다면 꼭 그려보고 싶은 그림체로 양귀비와 작약, 버섯, 수박과 토마토, 이파리 등이 그려져 있는데 뭘 담아 먹든 기분이 좋다. 그중 수박 접시를 가장 좋아하는데 과일을 올려놓고 먹으면 귀여워서 웃음이 자꾸 난다.

    Santa Maria Novella – Acqua di Rose

    평소 메이크업 아티스트 동료들이 선물해준 화장품 혹은 뷰티 광고 촬영 후 받은 제품이 가진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뷰티에 무관심한 편이다. 하지만 몇 달 전 출장길에 구입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장미 향 토너는 꾸준히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 워낙 장미 향을 좋아하는 편이고 자주 쓰던 타 브랜드 샴푸가 단종되면서 그 향을 그리워하고 있었는데 마침 잘됐다 싶었다. 제품을 바른 후 장미수가 마르면 한 번 더 바른다. 아침까지 장미 향이 은은하게 솔솔 나서 좋다.

    Sophie Buhai – Tiny Pearl Collar

    작은 진주알이 이어진 소피 부하이의 목걸이. 평생 한 브랜드의 주얼리를 착용해야 한다면 단연코 소피 부하이를 고를 만큼 과하지 않은 화려함을 지닌 브랜드인 것 같다. 매일매일 착용하고 싶고 정말 기억하고 싶은 날 하루를 정해서 착용하고 싶은 그런 주얼리로 꽉 채웠다. 소피 부하이의 이미지를 맡은 군더더기 없는 사진가 센타 시몬드(Senta Simond)의 비주얼 또한 얄밉게 좋다.

    Ron Arad – Vintage Metal Bed

    MK2 쇼룸에 방문하는 걸 좋아한다. ‘세상에 정말 많은 가구가 있는데 그중 이걸 골랐어?’라는 질문이 넘쳐나는 제품으로 가득하다. MK2의 대표이자 가구 컬렉터 이종명의 셀렉션은 그래서 늘 얄궂다. 처음 보면 묘하고 신기한데 자세히 보면 면면이 이쁘다. MK2 쇼룸에서 론 아라드의 빈티지 메탈 디자인 침대를 보자마자 한눈에 반했다. 재료의 경계와 가능성을 끊임없이 실험하는 론 아라드의 작품을 침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근사했고, 재질과 모양 어느 하나 싫은 구석이 없어서 구입했다. 아쉬운 점이라면 크기가 작아서 우리 부부가 사용하기 어렵다는 것. 그래서 거실에 두고 소파처럼 사용한다.

    Comme des Garçons – Square Toe Leather Ballet Flats

    내 신발장에선 신발이 두 종류로 나뉜다. 운동화 혹은 앞코가 둥글고 넓적한 버켄스탁이다. 버켄스탁은 베를린과 오키나와에서 각각 샀는데 도무지 그 이름을 찾기 어려워 소개할 수 없을 것 같다. 대신 꼼데가르송의 발레 플랫은 이 두 카테고리에 안 드는 신발로 처음 사봤는데 아주 마음에 든다. 바닥이 얇은 플랫은 발이 불편해 잘 신지 않는데 이 신발은 아주 편하다. 뚝 하고 잘린 듯한 앞코 모양 또한 귀엽다.

    프리랜스 에디터
    Anna
    포토
    Courtesy Photos
    디자이너
    한다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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