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쇼핑 대신 전시! 파리 마레 지구 속 갤러리 6

2022.09.21

by 이정미

    쇼핑 대신 전시! 파리 마레 지구 속 갤러리 6

    인스타그래머블한 핫플과 감각적인 숍으로 가득해 파리를 여행할 때면 어김없이 들르게 되는 마레 지구. 그곳에 스무 걸음마다 하나씩 나타날 만큼 갤러리가 촘촘히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대부분 건물 안쪽에 숨어 있어 우연히 발견하기는 어렵기에 안타깝게도 이 아트의 향연을 놓치는 여행자가 많습니다. 마레 지구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다음 리스트를 참고해 화려한 쇼핑 스폿 사이로 보물찾기 하듯 갤러리 쇼핑을 즐겨보세요. 여행 중 마주하는 예술은 더욱 충만한 영감을 선사하니까요.

    Perrotin

    메르시 편집숍에 들러 기념품을 산 후 근처 부트 카페에서 따뜻한 라테 한잔 마시는 건 마레 지구 여행의 ‘국룰’이죠. 이제 여기에 일정 하나를 더 추가해볼까요? 부트 카페가 있는 길 왼쪽 모퉁이를 돌아 조금만 걷다 보면 거대하고 빨간 대문이 나타납니다. 저는 그 앞에서 멋없게 기웃거렸지만 여러분은 망설임 없이 우아한 걸음으로 입장하세요. 그럼 18세기에 지은, 위엄과 품위가 느껴지는 대저택이 나올 거예요. 바로 이곳이 세계적인 갤러리이자 서울에도 두 곳의 지점을 둔 페로탕 본점입니다.

    투명 창을 통해 보이는 파리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넓은 공간에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전시된 작품을 느긋한 걸음으로 감상하다 보면, 18세기 귀족의 집에 초대받은 듯한 착각이 듭니다. 지하에 있는 작은 문을 열고 나가면 별관도 자리하니 그곳의 전시 또한 놓치지 마세요!

    Galerie Gosserez

    페로탕 바로 맞은편 골목에 위치한 갤러리 고세레즈는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여행자에게 특히 추천하고 싶군요. 골동품 딜러이자 경매인으로 일했던 마리-베랑제르 고세레즈(Marie-Bérangère Gosserez)가 장식 예술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설립한 곳으로, 어디에서도 본 적 없는 독특한 디자인의 가구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죠. 동굴에 들어온 듯한 지하의 전시 공간도 또 다른 매력 포인트입니다.

    Galerie Karsten Greve

    갤러리 고세레즈를 돌아본 후 밖으로 나와 드벨리메가(Rue Debelleyme) 방향으로 꺾으면 갤러리 카르스텐 그레브가 자리합니다. 이곳 대표인 카르스텐 그레브는 국제 아트 딜러로 50년 이상 일해오며 루이즈 부르주아, 사이 톰블리 등의 아티스트가 세계적으로 주목받도록 도운 인물입니다. 독일 쾰른에 본점이 있으며, 스위스 생모리츠에도 지점을 둔 이 갤러리는 고전 회화부터 드로잉, 그래픽 아트, 조각 및 설치, 사진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Thaddaeus Ropac

    갤러리 카르스텐 그레브에서 불과 30m 거리에는 타데우스 로팍의 마레 지점이 있습니다. 타데우스 로팍은 1983년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장-미셸 바스키아, 요제프 보이스 등의 작품을 전시하며 출발한 유럽 기반 갤러리로, 알렉스 카츠, 마르셀 뒤샹, 앤디 워홀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소속된 갤러리로도 유명하죠. 1990년대에 문을 연 마레 지점은 무려 4개 층 규모로 운영해 방대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주철 공장을 개조해 만든 파리 외곽의 팡탱 지점은 유니크한 예술 경험을 선사합니다.

    David Zwirner

    타데우스 로팍까지 관람을 마친 후에는 데이비드 즈위너로 향하세요. 가는 길에 A.P.C. 매장이 있으니 잠시 들러 쇼핑을 즐겨도 좋겠군요. 데이비드 즈위너는 가고시안과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갤러리로, 설립자 데이비드 즈위너가 1993년 뉴욕 소호 지역의 그린 스트리트에 자신의 이름을 딴 갤러리를 연 이후 30여 년에 걸쳐 런던, 파리, 홍콩으로 영역을 넓혀왔습니다. 내년에는 로스앤젤레스에도 문을 연다고 하네요. 세계적인 갤러리들이 서울에 속속 자리 잡는 추세지만 아쉽게도 아직 데이비드 즈위너는 소식이 없는데요. 여행 중 방문해 아쉬움을 달래보면 좋겠죠?

    Xippas

    데이비드 즈위너를 방문했다면 같은 건물에 자리한 시파스 갤러리도 함께 들러보세요. 1990년 르노 시파스(Renos Xippas)가 창립한 이곳은 파리를 비롯해 스위스 제네바, 우루과이 푼타 델 에스테(Punta del Este), 총 세 곳에 지점을 두었으며, 실험적이고 개성 있는 현대미술가의 작품을 주로 선보입니다.

    프리랜스 에디터
    이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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